박근혜 전 대통령이 옥중 메시지로 '보수 통합'을 강조했다. 보수 진영이 박 전 대통령 탄핵으로 미래통합당과 자유공화당 등으로 갈라선 가운데 21대 총선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우려되자 내놓은 메시지로 풀이된다.
박 전 대통령은 4일 "서로 분열하지 말고 역사와 국민 앞에서 하나 된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여러분의 애국심이 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다"며 "저도 하나가 된 여러분과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은 보수 통합에 대해 "나라가 전례 없는 위기에 빠져있고 국민의 삶이 고통을 받는 현실 앞에서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이합집산하는 것 같은 거대 야당 모습"이라면서도 "보수의 외연 확대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받아들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나라가 매우 어렵다. 서로 간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메우기 힘든 간극도 있지만,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기존의 거대 야당 중심으로 태극기를 들었던 모두가 하나로 힘을 합쳐주실 것을 호소드린다"고 보수 통합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은 옥중 메시지에서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비록 탄핵과 구속으로 저의 정치 여정은 멈췄지만, 북한의 핵 위협과 우방국과의 관계 악화는 나라의 미래를 불완전하게 만들 수 있기에 구치소에 있으면서 걱정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분이 무능하고 위선적이며 독선적인 현 집권 세력으로 인해 살기가 점점 더 힘들어졌다고,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 나라가 잘못되는 것이 아닌가 염려도 있었다"고 비판했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2심에서 징역 25년 등을 선고받은 뒤 대법원에서 파기환송심 절차를 밟은 상태이며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의 옥중 메시지는 유영하 변호사가 국회 정론관에서 대독했다.
유 변호사는 메시지를 대독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오늘(4일) 접견을 하러 가서 대통령이 자필로 쓴 것을 교도소 정식 절차를 밟아 우편으로 받았다. 대통령께서 (메시지를 내기까지) 많은 고심을 하셨던 것으로 안다"며 박 전 대통령 입장 발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의 보수 통합 메시지가 통합당과 자유공화당 합당을 고려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 "대통령께서 특정한 분들의 합당, 특정 분들의 창당을 염두에 두고 메시지를 작성한 것은 아니라고 알고 있다. 메시지가 상당히 오랜 기간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이 다듬고 다듬어서 나온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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