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월 소비자심리지수가 지난 2015년 6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코로나19가 지역감염으로 확대되면서 메르스 때보다 전파 속도가 빨라졌고, 감염병 경보단계가 '심각' 단계로 상향 조정된 것을 고려하면 향후 소비심리는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20년 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6.9로 전월 대비 7.3포인트 하락했다. 하락폭은 메르스 사태로 소비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던 2015년 6월(-7.3포인트) 이후 4년 8개월 만에 최대다.
소비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으며 지수는 지난해 10월(98.6) 이후 넉 달 만에 기준선(100) 밑으로 떨어져 '비관적'으로 돌아섰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6개 주요 지수를 표준화한 지표다. 장기평균치(2003년 1월~2019년 12월)를 기준값(100)으로 잡고 100보다 크면 낙관적, 작으면 비관적이라고 해석한다.
이번 조사는 코로나19가 지역감염으로 확대되기 전인 지난 10~17일 진행됐다. 앞으로 소비심리가 더욱 얼어붙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지기 이전까지의 수치라고 보면 된다"며 "최근 심각해진 부분은 사실상 (이번 조사에) 반영이 좀 덜된 것 같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모든 지표가 하락했다. 경기상황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현재경기판단CSI(66), 향후경기전망CSI(76)는 전월 대비 각각 12포인트 11포인트 떨어졌다.
취업기회전망CSI(81)은 7포인트 하락했다. 일자리에 대한 인식이 나빠진 셈이다. 한은 관계자는 "경기 인식이 워낙 나빠져서 취업기회전망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계 재정상황에 대한 인식을 나타내는 현재생활형편CSI(91), 생활형편전망CSI(93)는 전월 대비 각각 2포인트, 4포인트 떨어졌다. 가계수입전망CSI(97), 소비지출전망CSI(106)도 4포인트씩 하락했다.
주택가격전망CSI(112)는 전월 대비 4포인트 하락했다. 정부의 초강력 부동산 규제가 계속되면서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꺾인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보여주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보다 0.1%포인트 하락해 역대 최저 수준인 1.7%로 되돌아갔다. 경기 불안감으로 미래 물가상승률에 대한 기대도 떨어졌다는 얘기다.
지난 1년간 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을 의미하는 물가인식은 전월과 같은 1.8%를 기록해 7개월 연속 사상 최저치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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