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하와이 이민 세대인 독립운동가 고(故) 김노디 지사와 고(故) 안정송 지사에 건국훈장 애국장을 수여 했다. 해외에서 대통령이 훈장을 추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해외 최초이자 미주 최대 규모 한국학 연구기관 하와이대학교 한국학연구소에서 두 분의 독립운동가에 대한 훈장 추서식을 거행했다. 훈장을 수여 받은 김노디·안정송 지사는 하와이 이민 세대로 타국에서 조국의 자주독립에 대한 열망으로 독립운동 자금 모금 등 재정적으로 지원한 분으로 평가된다. 이에 올해 3·1절에 건국훈장을 서훈받았다.
김노디 지사는 오벌린 대학 재학 당시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제1차 재미한인대표자회의'에 참석해 일본이 여성에게 한 잔학한 행위를 폭로한 뒤 "여성도 독립운동에 참여하고 있으니 남성과 같은 권리를 가지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연설했다. 이후 한인기독학원 사감을 맡아 여성 교육과 교육기관 설립, 독립운동 자금 모집 등에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안정송 지사는 한인합성협회 부회장과 대한인국민회 총회장 등을 지낸 안원규 지사(1995년, 건국훈장 독립장) 배우자로 하와이 지역 학생에 민족의식 학습과 독립자금 모집 및 독립운동 후원 등의 활동에 나섰다. 광복 이후에는 재미한족연합위원회 대표단 일원으로 대한민국 정부 수립에 기여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훈장 추서식에서 "(하와이는) 나라가 국민의 삶을 지켜주지 못할 때인 1903년 처음으로 근대이민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라며 "하와이에 정착한 이민 1세대들은 고된 노동과 힘겨운 생활 속에서도 조국 독립에 힘을 보탰다"고 평가했다.
이어 "하루 1달러도 안 되는 품삯의 3분의 1을 떼어 300만 달러 이상의 독립운동 자금을 모았고, 대한민국 임시정부 후원회를 결성해 조직적으로 독립운동을 지원했다. 언제 들어도 가슴을 울리는 애국의 역사"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민 1세대들의 헌신 위에서 후손들은 미국 사회로 당당히 진출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각 방면에서 지역사회와 미국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며 "동포 덕분에 한미동맹이 자유와 평화,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공유하는 가장 모범적이며 위대한 동맹으로 발전할 수 있다. 한미 양국은 앞으로도 변함없이 한반도와 동북아,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굳건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해외 독립유공자의 공적을 발굴하고, 후손을 한 분이라도 더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독립에 헌신한 분들에 대한 예우를 정부가 마땅히 해야 할 책무이자 영광으로 여기며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와 관련 현재까지 1만6932명에 대한 독립유공자 공적을 발굴해 포상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추서식에는 수훈자인 위니프레드 리 남바(김노디 지사의 자녀), 앤 남바(김노디 지사의 외손녀), 카렌 안(안정송 지사의 손녀)가 함께했다.
독립유공자 후손인 로버트 안(안창호 지사의 손자), 제프리 림(안정송 지사의 외손자)과 데이비드 라스너 하와이대 총장, 백태웅 한국학연구소장 등도 이날 훈장 추서식에 참석했다.
이 밖에 문 대통령은 이날 훈장 추서식에 학계, 교육계, 경제계 등 하와이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있는 동포들도 초청하여 격려했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와 함께 하와이 호놀룰루 '펀치볼 국립묘지(국립 태평양 기념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방문한 문 대통령은 헌화하고 묵념한 뒤 행사에 함께한 한국전 참전용사들과 차례로 인사도 나눴다. 이곳에서 문 대통령은 국립묘지 관리소장으로부터 한국전에 참전하다 숨진 무명용사의 벽에 대한 설명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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