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로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냈다. 특히 글로벌 자동차 시장 침체와 코로나19로 인한 생산 공장 셧다운, 외국계 자본의 투자 철회 등으로 격변기를 맞았다. 다만 정부가 경기침체를 우려해 개별소비세 인하 카드를 꺼내들어 내수 시장은 안정세를 찾았다.
◆코로나발 잇단 셧다운 '롤러코스터'
현대·기아자동차를 비롯해 한국지엠,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위기에 직면했다. 연초 중국산 부품인 와이어링 하네스의 수급에 문제가 발생해 국내 공장에서 생산이 중단되는 사태를 겪었다. 또한 유럽과 미국 등 해외 주요국의 락다운이 진행되며 물량 조절을 위한 생산을 중단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국내 완성차 5개사는 올해 1~11월 해외 판매 실적은 480만9678대로 전년 동기대비 17.7%(583만4401대) 감소한 수치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는 코로나19로 인한 공장 생산 차질과 글로벌 주요 시장 판매 중단 등 완성차 업계는 물론 협력업체에도 지우기 힘든 생채기를 남겼다.
이같은 악조건 속에서도 완성차 업체가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내수 시장이었다. 정부가 소비 진작 등을 위해 자동차 개별소비세를 감면하면서 내수 시장은 증가세를 보였다.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올해 1~11월 누적 기준 국내 판매실적은 147만3974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138만8327대와 비교해 6.2% 늘어난 수치다. 완성차업계는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연간 160만대 판매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완성차 5개사가 내수시장에서 160만대 판매를 넘긴 것은 주5일제 시행과 월드컵 붐 등으로 레저용 차량 붐이 일었던 2002년 이후 18년만에 처음이다. 물론 내수에 비해 수출물량이 크게 감소해 전체 자동차 업계의 매출 및 영업이익은 줄어든 상태다.
◆노사 갈등·리콜 등 악재 이어져
국내 완성차 업계는 매년 임금 및 단체협상을 둘러싼 노사갈등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최악의 상황을 맞았지만 노동조합은 임단협을 두고 반복적으로 파업을 진행하며 위기를 확산시키고 있다. 최근 임단협을 마무리 지은 한국지엠은 지난 7월 22일 첫 상견례 이후 지난 18일까지 교섭을 타결되기까지 노조는 총 15일간 부분파업을 진행했다. 이로 인해 2만5000여대 규모의 생산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다만 한국지엠 노사가 올해 임단협 타결했지만 여전히 논란의 불씨는 존재하고 있다. 이번 2020년 임단협에서 핵심 쟁점 요소 중 하나로 지목됐던 부평2공장 신차 물량 배정 등의 요구는 결국 해소하지 못했다.
르노삼성의 경우 임단협의 첫 단추도 끼우지 못한 상황이다. 2020년 임단협은 지난 7~9월 6차례의 실무교섭을 한 뒤 사실상 교섭이 멈춰있는 상태다. 르노삼성 노조가 파업권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긴장감을 놓을 수 없다.
기아차 노사는 22일 4주간의 부분파업 등 진통 끝에 올해 임금·단체 협상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기아차 노조는 29일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과반이 찬성하면 잠정합의안은 최종 가결된다.
현대차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무분규로 협상을 마무리 지었지만 '대규모 리콜'로 자존심을 구겼다. 현대차가 힘을 쏟고 있는 분야인 전기차라는 점은 더욱 악재로 남는다. 최근 코나EV가 국내외에서 잇단 화재가 발생한 데 이어 브레이크 결함마저 발견된 상태다. 이에 코나EV 소유주들은 현대차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도 했다.
최근 올 뉴 렉스턴 출시로 반등을 예고했던 쌍용차는 최악의 사태를 맞았다. 지난 15일 경영상황 악화로 해외금융기관 대출원리금을 연체했던 쌍용차가 결국 11년 만에 다시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15분기 연속 적자로 금융기관에서 빌린 대출금 1650억원을 갚지 못한데 따른 것이다.
◆수입차 업계 '온도차 극명'
국내 수입차 판매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브랜드별로 극명한 온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11월 국내시장 수입차 누적판매량은 24만3440대로, 전년 동기대비 13.4%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24만4780대)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연말특수를 감안하면 수입차 역대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던 2018년(26만705대) 기록을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메르세데스-벤츠는 올해도 수입차 전체 판매 1위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11월까지 벤츠는 6만7444대를 판매해 수입차 전체 판매량(24만3440대)의 28% 점유율을 차지했다. BMW는 올해 신차 출시와 대대적인 마케팅을 앞세워 5만2644대를 판매하며 2위에 이름을 올렸다. BMW는 주력 차종을 앞세워 2019년 대비 34.8%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다만 지난달 BMW 차량의 사고로 운전자와 동승자가 숨진 사고에 대해 급발진이 사고 원인으로 작용해다는 법원판결 나오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2심 판결에 불복한 BMW는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재판은 이르면 내년 초 열린 전망이지만 브랜드 이미지는 크게 훼손될 수 있다.
반면 일본 브랜드는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았다. 닛산은 경영난에 시달린 끝에 구조조정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한국시장 철수를 결정했다. 2004년 2월 한국법인을 설립한 닛산은 대중 브랜드인 닛산과 프리미엄 브랜드 인피니티 제품을 판매했다. 그러나 일본제품 불매운동, 본사의 경영난 등이 발목을 잡았다.
혼다도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자동차 판매에 직격탄을 맞았다. 신차 판매 급감으로 닛산 이후 한국시장 철수 우려까지 나왔지만 상대적으로 경쟁자가 없는 오토바이 분야는 승승장구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서비스가 증가하면서 국내 모터사이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한 혼다는 함박웃음을 지었다. 만약 모터사이클 쪽으로 불매운동이 확산될 경우 최악의 상황을 맞았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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