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 이미지 센서 '라이다' 연구·개발
정지성 대표, "급성장하는 라이다 시장 도전"
CES 2020에 SL-1, ML 두 제품 선보일 예정
"전체 45명의 임직원 중 30명이 R&D 인력이다. 이 가운데 박사만 12명이다. 대기업이나 자동차 회사 내부 산학 연구팀은 라이다 연구를 해도 한 부서, 그것도 많아야 10~20명 정도니까 인력으론 우리가 국내에서 가장 큰 라이다 회사다.(웃음)"
정지성 SOS랩 대표가 기자를 만나자마자 국내 '최대의 라이다 회사'라고 자랑스럽게 소개했다. 스마트 옵티컬 센서스 랩(Smart Optical Sensors Lab)이란 뜻을 가진 SOS랩은 자율주행차용 라이다(LiDAR) 기업이다. 많은 연구 인력을 투입해 라이다 센서를 개발한 결과 기술력을 인정받아 최근 센서시장 조사기관 LED인사이드 등으로부터 4대 라이다 업체로 선정되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2016년 6월 회사를 광주과학기술원(GIST)에서 박사과정 학생 4명이 창업한 후 3년 만의 성과다.
◆퓨쳐플레이 도움으로 뛰어든 '라이다' 시장
라이다는 레이저를 목표물에 비춰 사물과의 거리와 물성을 조사하면서 주변 사물과 지형지물을 감지하고 이를 3D 영상으로 모델링하는 기술이다. SOS랩은 처음부터 라이다에 관심 있었던 것은 아니다.
"스마트 옵티컬 센서로 무엇이든 하려고 했어요. 그러던 차에 퓨쳐플레이를 만났죠. 류중희 대표님과 스타트업의 본질에 대해 고민해 봤어요. 누구나 할 수 없는 것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시장의 때를 만나 급성장하는 J 커브를 그리는 것이 스타트업이었습니다. 대기업이 진입하지 못한 곳으로 스케일업을 급하게 할 수 있어야 했죠. 그때 시장을 다시 보니 자율주행형 라이다 기획기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자율차용 라이다 기술은 초기 단계지만 시장은 충분히 성장성이 있었고 무지막지한 돈도 투자되고 있었어요. 그런 관점에서 잘 맞아 떨어져서 할 거면 가장 큰 시장, 가장 핫한 아이템에 우리가 가진 기술을 투입해보자고 생각했죠."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뛰어든 SOS랩의 라이다는 시작과 동시에 큰 주목을 받았다. 라이다 개발 1~2달 만에 한국전자정보에서 혁신상을 받았고, 세메스에서 열린 '대한기계학회-세메스 공동 열린혁신도전 행사'에서 대상을 받았다.
"할 수 있는 것을 포장해서 상품 시장에 맞춘 것뿐인데 시장 반응이 너무 뜨거웠습니다. 상도 많이 받았구요. 그 결과 신용보증기금에서 70억원 규모의 보증도 받았고, 만도 등에서 68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도 받았습니다."
◆전방 장거리용 'SL-1'과 후측방 근거리용 'ML'
SOS랩의 두 라이다 제품. 전방 장거리용 'SL-1'과 후측방 근거리용 'ML'/사진=SOS랩
SOS랩의 주력 제품은 전방 장거리용 하이브리드 스캔 라이다 'SL-1'과 후측방 근거리용 빅셀(VCSEL) 레이저 광 사용하는 'ML'이다.
SL-1은 MEMS 방식으로 수직을, 모터 회전으로 수평을 감지하는 '하이브리드 스캐닝 라이다'다.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자동차에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대부분의 라이다 회사는 MEMS 방식이나 모터 회전 방식 중 한 가지를 택한다. SOS랩은 이 두 가지를 결합해 레이저 하나로도 고해상도 3D 이미지를 얻을 수 있게 만들었다. 최근 20대 한정 판매를 진행했고, 현재 10대 정도 판매가 완료됐다.
ML은 빅셀이라는 레이저 광 기술을 사용하는 소형 라이다다. 빅셀은 아이폰의 얼굴 인식에 사용된다. 50cm에서 1m 근거리용 센싱 기술을 응용해 좀 더 먼 거리를 인식하는데 성공했다. 정 대표는 "아직은 시스템으로 구축해 제품화했을 때 30~50m까지밖에 인식하지 못하지만, 레이저 소자 기술 파워 테스트 상으로는 200m까지 인식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방식의 라이다를 '솔리드 스테이트'라고 부른다. 솔리드 스테이트 라이다는 소형이고 저가형 솔루션이므로 헤드램프나 깜빡이, 후미등에도 적용할 수 있다.
SOS랩은 CES 2020에 이 SL-1과 ML 두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SOS랩은 현재 산업용 라이다를 만들어 국내 반도체 기업의 생산 라인에 적용하기 위한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저희가 세메스 대상을 받은 것이 2017년 가을 쯤이고, 지난해 여름부터 그쪽과 공동 개발을 해 올 연말에는 최종 납품 여부를 정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존 반도체 산업용 라이다는 일본과 독일이 시장을 양분하고 있었는데 극일 바람이 불면서 저희 제품을 긍정적으로 보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자율차 넘어 로봇, 보안시장까지 진출 목표
SOS랩의 최종 목표는 범용 라이다를 만드는 거다. 솔리드 스테이트 라이다를 구현해 산업용 라이다를 넘어 로봇 시장과 보안 시장까지 진출할 계획이다.
"솔리드 스테이트 라이다를 만들면 10~20만원대에 범용 라이다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면 CCTV의 카메라를 대체할 수 있습니다. CCTV 카메라가 안고 있는 사생활 보호 이슈를 해결하면서 안전성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국내 CCTV는 위험 사각지대에 달려 사고 등 특정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 사후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것인데, 이를 위해서 사생활 정보를 침해하게 되죠. 그러나 라이다는 사생활을 침해할 만큼 개인을 식별하지 않기 때문에 화장실 같은 곳에도 설치할 수 있어 사전에도 위험 상황에 감지해 알람을 줄 수 있습니다. 유럽이 사생활 침해 때문에 블랙박스를 달지 못하게 하는 문제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런 범용 라이다를 만들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