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6대(농협·신한·우리·하나·국민·기업) 은행장이 간담회를 갖고 고환율·고금리 시기 소상공인 등 금융약자 지원 방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다만, 일각에선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유력 후보 중 한 명인 이 대표가 관련 상임위 위원들과 함께 '상생금융'이란 이름으로 은행들을 압박하는 모습이 금융의 올바른 작동 방식을 왜곡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후 전국은행연합회에서 열린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더불어민주당-은행권 현장간담회'에서 "모두가 아시는 것처럼 전 세계적인 상황도 그렇고, 대한민국의 특수 상황까지 겹쳐서 우리 대한민국 경제가 매우 불안정하고,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고 운을 띄웠다.
그러면서 "상황이 어려울수록 힘없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은 고통을 겪는 게 현실이기 때문에 각 은행과 금융기관들도 오히려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 서민 금융 지원을 위해서 애 많이 쓰시는 걸로 알고 있다"며 "어려울 때일수록 도움이 절실할 텐데, 원래 금융기관의 역할 자체가 기본적으로 지원 업무가 아니겠나"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 기본적인 역할을 잘해주고 계셔서 감사드리고, 특히 어려운 때이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지금 준비하신 여러 가지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원 방안들도 있는데 충실하게 잘 이행해 주시고, 우리 서민들 소상공인 여러분들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역할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대표가 은행장들을 만난 것이 '월권'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20일 <메트로경제신문> 과의 통화에서 "정치권이 금융감독원 등 정부 당국을 불러서 상생금융을 요구하는 것은 문제가 안 되지만 시장의 플레이어를 부른다는 것은 문제고 월권"이라고 설명했다. 메트로경제신문>
김 교수는 "만약, 민주당이 이들을 불러서 '금리'를 건드릴 경우 문제의 소지가 크다"며 "은행도 이익을 내야하기 때문에 가산금리를 높여서 유지하거나,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가산금리를 일부러 내리는 곳도 있다. 이는 회사의 결정이기 때문에 민주당이 압박할 경우 회사 경영에 참여하는 꼴이 돼 버린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가산금리 산정시 법적비용을 제외하는 은행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한 바 있고 지난 2023년엔 금융사가 벌어들인 초과수익의 일부를 환수하는 '횡재세' 법안을 추진한 바 있다.
이 대표는 경제계의 지적을 인식한 듯 '가산금리 인하' 등은 공개발언에서 언급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오늘은 일부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여러분들한테 강요해 가지고 얻어 보거나 아니면 무엇인가를 가져다 강제하기 위한 건 전혀 아니다"라며 "금융기관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이 어떤 것인지 저희가 충분히 들어보고 여러분들이 활동하는데, 우리 정치권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그런 얘기를 들어보려고 하는 자리"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엔 민주당 정무위 위원들과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강태영 농협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이환주 국민은행장, 김성태 기업은행장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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