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오는 12일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가운데, 선거전이 친윤(친윤석열)계와 비윤(비윤석열)계의 세 대결로 이어지고 있다. 여당의 새 원내사령탑 선출이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탄핵안) 표결 직전에 이뤄지는 만큼, 차기 원내대표의 역할이 막중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차기 원내대표 선거는 권성동(5선)·김태호(4선) 의원 2파전으로 치러진다. 친윤계는 권 의원을, 친한(친한동훈)계 및 비윤계는 김 의원을 각각 지원하는 상황이라, 이번 원내대표 선거가 당내 정치 지형의 가늠자가 된 모양새다.
이처럼 다른 성향의 두 후보가 원내대표 경선에 입후보하면서, 선거전은 계파 간 세 대결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원내대표는 유사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권한을 갖고 있는데다, 탄핵안이 가결될 경우 지도부의 거취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서다.
게다가 오는 14일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있어, 원내대표는 관련 대응책도 수립해야 한다.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이 총의를 모은다고는 하지만, 원내대표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는 없다.
실제로 앞서 전임인 추경호 전 원내대표는 탄핵 반대 당론 채택과 의원들의 표결 불참을 이끌었지만, 초선의원들을 중심으로 표결 불참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이 때문에 몇몇 의원들은 '탄핵 찬성'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이런 상황인만큼 친윤계와 친한계 모두 원내대표 선거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또 원내대표 선거 결과를 보고 여당의 탄핵 참여 여부나 탄핵안 가결 여부도 점칠 수 있을 전망이다.
우선 권성동 의원은 친윤계의 핵심 멤버로 꼽히며, 지난 2022년 원내대표를 지낸 바 있다. 반면 김태호 의원은 계파색이 비교적 옅고 중립적인 성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4선 이상 여당 중진 의원들은 전날(10일) 국회에서 중진회의를 열고 새 원내대표로 권성동 의원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모았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중진들은 권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는 게 적합하다고 의견을 모았다"며 "협상력과 추진력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동훈 대표는 이에 대해 "중진회의가 (원내대표를)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반발했다. 여당 초·재선 의원 사이에서는 권 의원이 원내대표를 맡는 것에 대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친한계는 김태호 의원을 지원하는 분위기다.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친윤계 핵심인 권 의원이 원내대표직을 맡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판단이다. 또 계파색이 옅은 김 의원이 원내대표가 된다면 한 대표의 원내 장악력이 올라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게다가 최근 윤 대통령이 하야보다는 탄핵소추를 당한 뒤 헌법재판소에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 상황이라, 친한계에서는 권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면 '계엄 옹호당'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권성동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친윤계 원내대표는 옳지 않다는 의견이 있다'는 질문에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며 "나는 윤석열 정부에서 일한 적도 없고, 호가호위한 적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태호 의원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원내대표 당선 시 탄핵 표결 참여 여부'에 대해 "당론을 통해 자유 의지를 갖고 투표할 수 있는 그런 방향으로 결정될 것 같다"며 "당을 위한 정치로 비춰져서는 안 된다. 국민과 국가를 생각하는 모습도 보여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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