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ke America Great Again.' 줄이면 MAGA로,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슬로건이다. 그만큼 'MAGA'에 진심인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국익을 우선하며, 이는 외교·안보 정책이 일방주의와 비개입주의(혹은 고립주의)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는 의미기도 하다. 이 경우 미국을 중심으로 한 '가치 외교'에 주력한 윤석열 정부의 외교안보 대응도 바뀔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이나 외교가 일각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일방주의와 비개입주의에 대비해 국익 기반 실용외교를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울러 대북 정책의 변화나, 한미일 삼각공조나 중국과의 관계에도 변화도 있을 전망이다.
그간 한미 양국은 공조를 통해 미 전략자산 전개 등 북핵 억제력을 강화시키는 데 노력해왔다. 그렇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지금까지 진행해 온 '한반도 비핵화'와는 결이 다른 정책을 펼칠 수 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북한 핵무기가 미국 본토를 공격하지 않는 정도로만 관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여기에 더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단 등 '핵 동결'을 대가로 제재 완화 카드를 내밀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이럴 경우 북한은 더욱 더 '통미봉남'을 택할 수 있다.
또 국내에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관할하는 인도·태평양 지역 영토에 대한 공격이 발생할 때, 미국이 한국을 지킬 의지가 있느냐'는 질문이다. 만일 이 부분에서 미국과 한국의 생각이 다르다면, '자체 핵무장'을 언급하는 주장이 힘을 받을 가능성도 높다.
대통령실은 대북 정책에 대한 변화를 예상하면서도, 정확한 전망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북한의 우크라이나전 참전으로 대북 정책의 방정식도 복잡해진 상태다. 실제로 7일 윤석열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의 전화 통화에서 양측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 중인 북한 군사동향에 대해 상황을 평가하고, 긴박한 전황에 대해서도 공감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신 정부의 대북 정책 변화는 없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와 별개로, 방위비분담금도 한미 갈등의 요소 가운데 하나다. 최근 방위비분담금 협정(SMA)이 끝났고, 협정 유효기간은 5년이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은 한국에 방위비분담금을 100억달러(약 14조원)까지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첫 재임 당시에도 이를 여러 차례 올리려고 시도하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트럼프 당선인의 방위비분담금 인상 요구 예측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 6일 "한미 간 SMA는 이미 완료한 상태고, 국회 비준을 위해 국무회의 절차를 마쳤다. 이는 현재 시점에서 할 수 있는 양국간의 합의를 만들어 놓는 것"이라며 "그것이 미국 대선의 결과가 어떻게 됐든 간에 우리가 충분히 협의한 결과로써 기준점을 제시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협정이 비준을 받은 상황이면, 향후 트럼프 당선인이 요구를 하더라도 변동이 어려울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미일 협력과 중국과의 관계도 역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우선주의'는 한국과 일본 모두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 경우 한미일 삼각공조를 통해 중국을 견제했던 기존 정책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며, 한국 정부에게 미국과 중국 등 한 쪽을 선택하라는 요구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당선인에 대해 "많은 분들이 '윤 대통령과 트럼프가 케미가 맞을 것'이라고 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윤 대통령은 '트럼프 2기 행정부'와의 관계 설정에 대해서는 "과거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료를 지낸 분들, 지금 공화당 상하원에 영향력 있는 의원들과 제가 관계를 잘 맺고 있고, 그 분들이 다리를 잘 놔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잘 묶어주겠다는 얘기를 오래전부터 했다"고 밝혔다.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가능성 등 경제적 불확실성 증대에 대해서는 "한미가 강력한 글로벌 포괄 동맹을 맺고 있고, 외교 관계로는 최상위 수준인 전략동맹"이라며 "바이든 행정부 때와 똑같다고 할 수는 없지만 우리 피해와 경제 손실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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