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이 30일 인사단행을 통해 계열 분리를 본격 추진했다. 이로써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회장의 독자경영 체제가 본격 시작된 것.
업계에선 경제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신세계그룹의 이 같은 전략은 경영리스크를 분산해 동반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신세계그룹은 30일 인사단행 이후 31일부터 두 개의 지주회사 형태로 본격 경영되기 시작했다. 핵심은 이마트와 백화점의 분리다. ㈜신세계 회장으로 승진한 정유경 신임 회장은 2015년 12월 ㈜신세계 총괄사장으로 승진한 지 9년 만에 회장으로서 백화점부문을 진두지휘하게 된다. 구체적으로 신세계센트럴시티,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사이먼, 신세계디에프, 신세계까사, 신세계라이브쇼핑을 맡게 된다.
정용진 회장은 SSG닷컴, 신세계프라퍼티, SCK컴퍼니, 조선호텔&리조트, 신세계푸드, 신세계건설, 신세계I&C를 총괄한다.
이에 업계는 각 계열 부문의 본업 경쟁력을 어떻게 강화해 방향성을 제시할지 이목이 쏠린다.
신세계그룹은 "정유경 총괄사장의 회장 승진은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계열 분리의 토대 구축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경 회장은 부회장을 건너뛰고 회장직에 직행했다는 점에서도 경영 능력을 평가 받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임 정유경 회장은 그 간의 경영 능력과 함께 본업 경쟁력 회복을 통한 수익 개선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계열 분리는 본업 경쟁력 강화를 강조해 온 정용진 회장의 자신감을 보여준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실제 지난 2019년부터 신세계그룹은 ㈜신세계와 ㈜이마트가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백화점부문과 이마트부문을 신설, 계열 분리를 위한 사전 준비를 시작한 바 있다. 이를 통해 백화점은 신세계 백화점을 필두로 패션, 뷰티, 면세, 아울렛 사업을 확장해왔고, 이마트는 스타필드, 스타벅스, 편의점 등 라이프 전반을 선도해왔다.
이로써 신세계그룹은 본업 경쟁력 회복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여진다.
이마트와 신세계가 본업에 더 집중해 탄탄한 경영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전략도 읽힌다. 업계도 경제불황이 장기화 되는 가운데 신세계의 이같은 전략은 경영 리스크를 분산하고 남매가 경쟁을 통한 동반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세계그룹 측은 이번 계열 분리 선언을 기점으로 법적, 제도적 준비에 돌입할 예정이다. 법적으로 계열 분리를 하려면 우선 해당 기업이 친족독립경영 신청을 한 뒤 공정거래위원의 심사가 필요하다.
공정위는 심사 과정에서 상호 보유 지분이 있는지, 임원 겸임이나 상호 채무 보증 또는 자금 대차가 있는지, 과거 내부거래로 제재를 받은 사실이 있는지 등을 따진다.
신세계그룹이 법규상 모든 요건을 해소하고 친족독립경영을 신청하기까지의 시간과 공정위 심사 기간 등을 고려하면 실제 계열 분리가 완성되기까지 수년은 걸릴 것으로 보여진다.
한편, 1997년 삼성그룹에서 독립한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기준 그룹 전체 매출이 약 71조원으로 현재 공정자산총액 기준으로는 약 62조517억원으로 재계 10위다. 부문별 자산은 이마트 부문이 43조93억원이고, 백화점 부문이 19조424억원으로 이대로 계열 분리한다고 가정하면 이마트 부문은 재계 11위, 백화점 부문은 26위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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