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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 기자의 와이(Why) 와인]<194>한미 콜라보 국빈 만찬…와인은?

안상미 기자

화려하고 정갈한 식탁이 차려졌다. 미리 공개된 사진에서 오른편에 마련된 잔은 총 4개. 물잔 하나를 빼면 이날 나올 와인이 3가지가 되겠구나 짐작해본다. 화이트 와인잔, 보르도 스타일의 레드 와인잔, 그리고 스파클링 와인잔이다. 놓인대로 보자면 화이트 와인이 가장 먼저 나오겠고, 메인 요리에는 이변없이 레드 와인이다. 그리고 스파클링 와인은 잔이 가장 뒤로 빠져있으니 전채요리가 아닌 디저트와 짝을 맞출 모양이다.

 

/AP·뉴시스

미국 현지시간으로 26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국빈만찬이 열렸다. 메뉴는 게살 케이크와 소갈비찜 등 메뉴는 한미 양국의 음식들을 잘 '콜라보'했고, 와인은 슈램스버그를 제외하고는 다소 생소했지만 훌륭한 마리아주를 선보일 만한 것들이 올라왔다. 그도 그럴것이 어느 한 나라의 음식으로만 차린다면 좀 더 의미있는 와인을 찾을 수도 있지만 이렇게 퓨전차림은 음식과 잘 어울리기만 해도 다행이니 말이다. 국빈만찬을 코스대로 눈으로 즐겨보자.

 

먼저 첫 코스다. 양배추와 콜라비, 펜넬, 오이채가 곁들여진 게살 케이크에 소스는 고추장과 서양식 식초, 오일 드레싱을 섞은 '고추장 비네그렛(Gochujang Vinaigrette)'이다. 차가운 호박 수프에는 절인 딸기와 들깻잎 오일이 곁들여졌다.

 

와인은 미국 캘리포니아산 페르디난드 알바리뇨 2020 빈티지다. 알바리뇨는 스페인 품종인데 캘리포니아에서도 일부 재배한다. 산도가 쨍한 상큼한 매력과 함께 짭조름한 풍미로 해산물은 물론 향신료가 강한 음식에도 잘 어울린다. 캘리포니아를 대표하는 화이트 품종은 아니지만 절대적으로 음식과의 마리아주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왼쪽부터)페르디난드 알바리뇨(비스타 루나 빈야드) 2020, 재누익 메를로(레드 마운틴) 2020, 슈램스버그 블랑 드 블랑 2019. /각 와이너리 홈페이지 및 나라셀라

메인코스는 한국의 갈비찜 소스를 사용한 소갈비찜에 강낭콩, 당근, 잣 등을 곁들였다.

 

와인은 역시 미국산으로 재누익 메를로 2020 빈티지다. 워싱턴에서도 가장 좋은 와인산지 중 하나라는 레드 마운틴에서 자란 포도로 만들었다. 워싱턴에서도 따뜻한 지역인만큼 재누익 메를로는 힘차면서도 타닌은 부드럽고, 붉은 과실과 초콜릿, 말린 무화과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디저트로는 아이스크림에 베리류, 쿠키와 함께 '된장 캐러멜'을 곁들인 바나나 스플릿이 올려졌다.

 

이와 함께한 마지막 와인은 슈램스버그 블랑 드 블랑 2019 빈티지다. 스파클링 와인으로 백악관 만찬에서 가장 많이 사용됐다는 그 슈램스버그가 맞다.

 

슈램스버그 블랑 드 블랑은 미국에서는 처음으로 전통 샴페인 제조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이 와인이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탄 것은 1972년 건배주로 쓰이면서다. 미국 닉슨 대통령과 중국 주은래 총리는 베이징회담에서 '평화를 위한 축배(Toast to Peace)'로 슈램스버그 와인을 들었다.

 

블랑 드 블랑은 청포도로만 만들었단 뜻이다. 슈램스버그 블랑 드 블랑은 샤도네이 품종만으로 만드며, 병 속에서 효모와 함께 3년간 숙성해 출시한다. 우아하고도 은은한 감귤과 복숭아, 효모, 구운 아몬드 등의 복합적인 아로마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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