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SNS 채팅에서 이모티콘 스티커는 절대 빠질 수 없다. 간결한 메시지로만 대화하던 시절은 지났다. 우리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이모티콘이지만 세계 어느 곳에서나 그런 것만은 아니다. 지난 2019년 스타트업 '스티팝'이 세상에 나온 때는 더욱 그랬다. 카카오톡에서 한국인들이 수십개의 이모티콘으로 대화하던 때 페이스북 채팅에는 이모티콘이 존재하지 않았다. 스티팝이 파고든 지점이다.
이모티콘 솔루션 기업 스티팝은 온라인 서비스 내 댓글, 메신저, 프로필 등 커뮤니티 기능에 활용 가능한 이모티콘을 제공하고, 이모티콘 작가와 기업을 연결해주는 소싱 플랫폼이다. 2022년 현재 글로벌 사용자 2000만명,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굴지의 기업이 포함된 500여 고객사를 둔 스티팝의 대표는 조준용(29)·박기람(29), 올해 한국 나이로 갓 30세가 된 두 사람이다.
두 대표는 지난 5월 포브스 선정 아시아 30세 이하 리더 소비자 기술부문에 나란히 선정됐다. 사상 최대 규모인 4000명의 후보를 제쳤다. 포브스는 "스티팝은 가상 스티커가 35개국의 5000명 이상의 아티스트 커뮤니티에서 만들고, 마이크로소프트 팀 및 구글과 같은 회사에서 이를 사용하고 있다"고 스티팝 대표를 영리더로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박기람 대표가 스티팝의 아이디어가 처음 떠올린 때는 그가 대학생이던 2016년이다. 영국 친구와 페이스북 메신저로 안부를 주고 받던 중 카카오톡에서 하듯 이모티콘을 쓰려 했는데 사용법도 불편했지만 개수도 너무 적었다. 당시는 카카오톡에 이모티콘이 도입된 지 5년, 카카오프렌즈 최고 인기 캐릭터 '라이언'이 출시 된 때였다. 이모티콘 스토어에 등록된 이모티콘의 수만 2000여종, 스토어 방문자 수 월 평균 2700만 명, 누적 유료 판매 이모티콘 1000만 세트. 국내에서 폭발적으로 성장 중인 이모티콘 시장이지만 어쩐지 해외에는 없었다.
'다양한 메신저에서 다양한 이모티콘을 구현할 수 있는 플랫폼'은 이렇게 시작했다. 그러나 '티콘'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서울창업동아리 데모데이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지만 대학생들로 구성된 티콘은 의견차이도 많았고, 함께 모이는 것 마저도 쉽지 않았다. 한 번 흩어졌던 티콘은 박기람 대표가 10대 시절 국제학교 기숙사를 같이 쓴 조준용 대표를 부르며 '스티팝'으로 다시 시작됐다.
스티팝은 그동안 실리콘밸리 액셀러레이터 와이콤비네이터, 롯데벤처스, 스트롱벤처스 등으로부터 약 4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지난 2020년에는 글로벌 소셜미디어(SNS) '스냅챗' 개발사 스냅이 투자를 결정하며 '스냅이 처음 투자한 한국 스타트업'이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그러나 항상 승승장구한 것만은 아니다.
조준용 대표는 한 인터뷰에서 "일단 돈도 굉장히 부족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규제가 많고 니즈가 적었다"며 "계속 마켓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피드백을 받아들이며 고민했다"고 말했다.
박기람 대표는 "아무래도 해외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서비스다 보니 해외에 직접 가서 현지 반응을 보는 게 매우 중요했는데 사업 초기에는 자금 사정상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며 "정부의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해외 메이저 컨퍼런스나 웹 서밋, 테크 크런치, 슬러시 같은 행사에서 나가 전시할 수 있게 되면서 그 때 잠재 고객들과 대화를 할 수 있었다. 그 부분이 사업 아이템을 성장시키는 데에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스티팝의 고객 수는 2022년 현재 2000만 명으로 이 중 90%가 해외 고객이다. 35개국 5000여 명의 작가가 활동 중이고 15만 개에 달하는 이모티콘을 5개 언어로 서비스 하고 있다. 이모티콘 작가나 제작사가 플랫폼에 이모티콘을 등록하면 이를 필요로 하는 기업에 연결하고 여기서 수익을 얻는 방식이다. 한국 기업인 만큼 한국 작가들도 많다. 50만 명 이상의 팬을 확보한 한국 작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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