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최근 '자이언트스텝'
한미 금리역전 우려도 높아져
보험사, 조달금리 오름세 보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한 번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p)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에 밟으면서 한국은행의 '빅스텝(한 번에 0.5%p 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에 따라 최근 자본확충에 나선 보험사의 이자 부담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은도 '빅스텝' 만지작
23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연준은 최근 연방 기금 금리 목표 범위를 1.5~1.75%까지 인상했다. 이는 지난 5월 초보다 0.75%p 오른 수준이다. 연준이 이처럼 '자이언트 스텝'에 나선 것은 무려 28년 만이다.
연준은 오는 7월 예정된 다음 회의에서도 최소 '빅스텝'에 나설 전망이다. 파월 의장이 회의 이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다시 낮추는 데 강력하게 전념한다"라며 "현재 관점에서 봤을 때, 다음 회의에서 0.50%p 혹은 0.75%p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도 7월 13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빅스텝에 나설 수 있다고 관측한다. 혹시라도 미국이 한 차례 더 '자이언트스텝'에 나설 경우 7월 한미 금리가 역전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가 상승에 따른 리스크도 여전하다.
실제 이창용 한은 총재는 21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물가에 대해 묻는 질문에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공급 및 수요측 물가 상승 압력이 모두 높은 수준을 지속하면서 당분간 5%를 크게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08년 수준인 4.7%를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보험사, 짙어지는 '먹구름'
문제는 보험업계다. 통상적으로 금리인상은 금융사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보험사는 대개 보험료를 가지고 채권 투자를 한다. 금리가 오르면 이 채권금리가 오르며 자산운용률이 개선된다.
하지만 최근 보험사들은 줄줄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최근 KB손해보험과 한화생명은 각각 2860억원의 후순위 공모사채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 Bond)과 4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한은이 본격적인 금리인상에 나서고 있는 시기여서 보험사의 이자부담도 높아졌다.
지난 3월 3~4%대였던 보험사 신종자본증권 금리는 최근 6%까지 올라섰다. 흥국화재의 조달금리는 6.50%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최근 자본확충에 나선 KB손보와 한화생명의 조달금리도 각각 4.90%, 5.30%에 달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재무건전성 회복을 위해 자본성증권의 발행을 높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이에 따른 조달 금리가 높아지고 있어 장기적으로 볼 땐 보험사들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한편 평가손실 악화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단기간에 채권가격과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보험사가 보유한 유가증권의 평가손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즉. 수익성과 자본적정성이 저하된다는 우려다.
실제 한은은 최근 발행한 '금융안정보고서(2022년 6월)'를 통해 2021년 말 기준 보험사의 시가평가 대상 채권 규모는 226조8000억원이다. 시장금리가 100~200베이시스포인트(bp·1bp=0.01%포인트) 상승할 경우 최소 36조원에서 72조원까지 평가손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번 2분기에는 책임준비금 적정성평가(LAT) 잉여액의 40%까지 지급여력(RBC) 가용자본에 가산할 수 있어 괜찮았다"라며 "다만 내년부터 새 재무건전성제도(K-ICS)가 도입되는데 이 경우 3분기부터 보유채권의 가용자본 가치가 떨어진다. 걱정될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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