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이 65세 이상 고령층과 감염 고위험군에 한해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의 '부스터샷(세번째 접종)'을 허가했다. 바이든 정부가 18세 이상 성인 모두에게 부스터샷을 접종하겠다고 밝혔지만 보건당국의 제동에 걸려 계획 실행은 어려워졌다.
23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FDA는 이날 성명을 통해 65세 이상 고연령자와, 18세 이상 성인 가운데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자주 노출되는 직종, 중증 발전 위험이 높은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화이자 백신 부스터 샷 긴급사용을 승인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대상자들은 백신 2차 접종을 마친 뒤 6개월이 지난 이후부터 화이자 백신으로 세번째 접종을 할 수 있다.
다만 전국적인 접종이 시작되려면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권고가 남아있다. CDC는 22~23일 자문단 회의를 열고 부스터샷 권고 여부에 대한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 부스터샷의 논쟁은 지속돼 왔다. 바이든 정부는 이달 20일부터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접종을 마친 모든 미국 성인에 3차 접종을 제공하겠다고 밝혔지만, FDA 자문기구는 이를 부결했다. 일반인들에 아직까지 부스터샷이 긴급히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결정이었다.
현지 언론은 이번 부스터샷 허가 결정이 가장 취약한 계층부터 부스터샷을 제공하기 위해 시차를 뒀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2200만 명의 미국인들이 화이자 바이오 2차 복용 후 최소 6개월이 지났으며 그 중 절반이 65세 이상이다.
FDA 자넷 우드콕 박사는 "의료 종사자, 교사, 탁아소 직원, 식료품점 직원, 노숙자 쉼터나 교도소에 있는 사람들 등 특정 인구에 대한 부스터샷 접종이 늘어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여전히 미국 내 일부 전문가들은 자국민에 부스터샷을 접종하는 것보다 백신이 부족한 국가를 돕는 것이 먼저라고 주장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아직 2차 접종을 완료하지 않은 나라가 많은 상황에서, 미국이 먼저 3차 접종을 시행하는 것에 대해 '접종 불균형'은 코로나19 종식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해 왔다.
코로나19 백신을 둘러싼 FDA의 논의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화이자에 이어 모더나와 얀센 백신에 대한 부스터샷 역시 논의가 시급한 상황이다. 현재 모더나와 얀센 백신을 접종한 수백만명의 미국인 역시 부스터샷을 기다리고 있다. 12~17세 어린이에 대한 화이자와 모더네 백신 허가 여부와 5~11세 어린이를 위한 화이자 접종 여부도 FDA의 결정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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