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산업>재계

[M커버스토리] 전자업계 미래 생존 전략, '빠'를 확보하라

UWB를 사용한 샤오미 IoT 연결 개념도 /샤오미

샤오미는 최근 국내에서 신제품을 대거 출시했다. 태블릿인 샤오미 패드5와 무선 이어폰 레드미 버즈3 프로를 비롯해, 안드로이드 TV와 무선 진공청소기, 게이밍 모니터와 에어프라이어까지다. 모바일뿐 아니라 생활가전, 주방 가전으로도 국내 시장을 넓히겠다는 취지다.

 

업계에서는 이번 신제품 발표를 샤오미가 지난 삼성전자 언팩 때와 같이 아이폰13 공개에 맞춰 모바일을 새로 내놓고 브랜드를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폄하했었다. 이른바 '찬물 끼얹기' 전략. 그러나 실제 발표한 제품은 모바일 뿐 아닌 가전 제품 중심, 샤오미는 삼성전자를 따라잡겠다는 목표도 숨기지 않았다.

 

샤오미는 IoT 생태계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소개했다. 자체 생산 제품은 물론, IT 기기와 소형 가전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 스타트업까지 협력해 샤오미로 연동되는 제품을 대폭 넓히겠다는 의미다.

 

샤오미는 일찌감치 이같은 전략을 펼쳐왔다. 2010년 설립 당시만해도 안드로이드 커스텀롬인 'MIUI'를 개발하는데 불과했던 소프트웨어 회사였지만, 모바일보다 생활 가전을 중심으로 제품군을 늘리며 일상 생활 곳곳에 '샤오미'라는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 가성비를 추구하는 중국산 제품이 마치 대명사처럼 '샤오미'라고 불리는 데도 이런 마케팅 영향이 컸다.

 

샤오미가 개최하는 미 팬 페스티벌. /샤오미

'미팬'은 그렇게 커졌다. 미팬은 샤오미의 팬을 뜻하는 말로, 샤오미 생태계를 지지하고 동참하는 사람들을 뜻한다. 중국에서는 미펀이라고도 불린다. 현지에서는 샤오미 홈페이지에 개설된 커뮤니티에서 볼 수 있으며, 중국이 아닌 국가에서도 각국 커뮤니티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제품을 구매하고 리뷰하거나 개선점을 제안하고, 심지어는 업그레이드 방법을 개발하며 샤오미와 함께 성장하고 있다.

 

미팬은 샤오미 성장에 핵심 원동력이다. 단순히 샤오미 제품군을 구매하고 확장하는 것뿐 아니라, 자발적으로 홍보와 개발에도 동참하며 발전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샤오미도 글로벌 행사때마다 미팬을 언급하며 동반자임을 강조하고 있다.

 

샤오미가 화웨이의 빈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도 미팬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과거에는 중국 기술 혁신을 주도하는 화웨이를 지지했지만, 화웨이가 자리를 비운 다음에는 탄탄한 생태계를 구축한 샤오미에 기대게 됐다는 것.

 

샤오미의 팬 마케팅이 전자 업계 처음은 아니다. 샤오미의 롤모델은 바로 애플. 첫 출시작인 MIUI가 안드로이드에서 애플을 재현할 수 있다는 점으로 인기를 얻었었고, 이후 신작 발표에서 스티브 잡스 프레젠테이션을 모방하는 등 노골적으로 애플과 비슷한 행보를 보인 바 있다.

 

애플은 일찌감치 자사 제품간 생태계를 강조해왔다.사진은 2020년 WWDC 모습 /애플

애플은 전자 업계 팬 마케팅으로 보면 원조격이다. 첫 퍼스널 컴퓨터를 선보였음에도 비싼 가격에 부족한 성능으로 시장에서 외면받았지만, 마니아를 위한 전문적인 기능 업그레이드 만큼은 소홀히 하지 않으면서 존폐 위기를 극복하고 명맥을 유지해왔다.

 

특히 아이폰 이후에는 완벽한 자체 생태계를 조성하며 모빌리티 시장을 지배하는데 성공했다. 스마트폰과 노트북, 태블릿 등 모빌리티 생태계를 자체 OS로 완벽하게 통합하며 애플을 쓸 수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한 것.

 

예를 들면 맥북에서 자동으로 아이폰 무선 통신을 사용하거나, 아이패드를 추가 디스플레이로 사용하는 등이다. 아이폰 앱을 맥북에서 구동해볼 수도 있고, 메시지나 전화 등 기능들 역시 기기간 연동이 가능하다. 애플 생태계를 체험하고 나면 각각 작동하는 안드로이드 제품을 이용하기 쉽지 않게 됐다. 애플 제품이 더이상 성능면에서 우위에 있지 않아도, 마니아들이 다른 제품을 사지 못하는 이유다.

 

삼성전자 비스포크홈 제품군은 모두 스마트싱스로 연결해 활용할 수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 이재승 사장이 비스포크홈을 소개하는 모습. /삼성전자

다만 그것도 이제는 옛날 얘기가 됐다. 삼성전자가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을 잡으면서다. 이제는 윈도우 PC와 갤럭시 스마트폰을 연결하면 애플 생태계 못지 않은 편리한 기능들을 대거 사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MS의 동맹은 OS뿐 아니라 클라우드, 태블릿 생태계까지 연결된다. MS 원드라이브가 삼성 클라우드를 통합했고, 삼성전자는 MS 서피스와 비슷한 노트북형 태블릿인 갤럭시북을 꾸준히 출시하면서 윈도우와 안드로이드를 이어주고 있다. 윈도우즈와 안드로이드, x86과 Arm 아키텍처를 같은 생태계로 편입한 셈.

 

갤럭시 워치4가 타이젠이 아닌 구글OS를 도입한 것도 생태계 확대 일환이다. 종전까지는 갤럭시 워치가 스마트폰과 따로 작동한다는 불만이 적지 않았던 상황, 이번에 OS를 바꾸면서 스마트폰과 앱까지 완전히 하나처럼 구동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생태계는 단순히 모바일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삼성전자 가전은 모두 스마트싱스 플랫폼으로 연결해 원격 제어나 사후관리 등 다양한 IoT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때문에 삼성 생태계는 사용자들에 가장 좋은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애플 생태계는 제한적인데다가 가격이 비싸고, 샤오미는 광범위한 대신 아직 불안정한데다가 '싸구려' 이미지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

 

스마트싱스는 갤럭시 제품군을 연결해 제어나 위치 추적 등 다양한 편의 기능을 실현해준다. /삼성전자

문제는 '팬'이다. 삼성전자는 광범위한 생태계와 플랫폼을 구축했음에도 애플과 샤오미에 비해 상대적으로 '마니아' 층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최근 미국 브랜드키즈가 조사한 소비자 충성도 순위에서 14위로, 2019년(3위)보다 11계단, 전년보다도 4계단 떨어졌다. 애플 스마트폰은 2위였다. 샤오미는 미국 점유율이 높지 않았지만, 자체 커뮤니티 가입자만 10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아직 IoT 생태계를 제대로 활용하는 소비자가 적어서 삼성전자 생태계가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그동안 제품 혁신에 몰두에 정작 실용성을 부각하지는 못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생태계 확보에 주력하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올 초 갤럭시 S21 출시 당시 노태문 사장이 연결성 강화를 선언한 이후, 갤럭시 태그를 출시하고 갤럭시북에 스마트싱스를 지원하는 등 새로운 모습을 보였다. 사업부간 주요 경영진들까지 정기 모임을 신설하고 생태계 확대를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는 전언이다.

 

모바일 혁신 경쟁도 생태계를 지키기 위한 노력이다. 스마트폰은 ioT 생태계를 조작할 수 있는 중심 기기, 어떤 제품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생태계를 선택하기도 용이하다. 스마트폰 점유율 경쟁이 곧 미래 생존과도 직결되는 셈.

 

샤오미는 이달 초 전기차 생산 자회사인 '샤오미 EV 컴퍼니'를 설립했다. 자본금은 100억위안(한화 약 1조8000억원) 규모다. 사진은 샤오미 EV 컴퍼니 주요 임직원들. /샤오미

전자 업계 전기차 경쟁도 같은 이유다. 샤오미는 이미 전기차 시장 진출을 선언했고, 애플도 꾸준히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전기차 생산을 논의중으로 알려져있다. 미래 모빌리티, 커넥티드카가 스마트폰과 함께 미래 ioT 생태계를 이끌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에 따라서다. 삼성전자는 자체적으로 자동차 생산을 하지는 않지만,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전장 사업을 통해 관련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차량용 스마트싱스도 업데이트한 상태,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에서 사용할 수 있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