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등 정유 4사, 연이어 사상 최대 실적 발표
-국제유가 힘 입어 하반기 '정제마진' 회복 가능할까?
지난해 코로나 여파로 대규모 적자를 냈던 정유업계가 올해 2분기 본격 반등하고 있다. 하반기엔 정제마진까지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정유사들은 순차적으로 올해 2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먼저 현대오일뱅크는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나타냈다.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2분기 매출 4조9,440억원, 영업이익 2,657억원을 기록했다. 또,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은 6785억원으로 사상 최대다.
현대오일뱅크는 전 부문 가운데 코로나 여파를 가장 크게 맞은 정유 사업에서도 흑자를 내는 데 성공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2분기 수요 감소와 더불어 정유 사업에서 -186억원의 적자를 냈다. 하지만 이번 2분기 영업이익 909억원으로 흑자로 전환했다.
에쓰오일도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나타내며 '깜짝 실적'을 드러냈다. 에쓰오일은 올해 2분기 매출 6조7,110억원, 영업이익 5710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은 1조2002억원이다. 이는 당초 상반기 기준 최대 영업이익이었던 2016년 상반기 1조1326억원을 넘어선 것이다.
에쓰오일 역시 고전하던 정유 사업에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에쓰오일은 올해 2분기 정유 사업에서 영업이익 1525억원을 기록해 흑자를 냈다. 재고 관련 이익이 전 분기 2860억원 대비 1390억원으로 절반 이상 축소했지만, 시장 수요가 회복하면서 코로나 여파를 벗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SK이노베이션도 이날 2분기 매출 11조1196억원, 영업이익 5065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매출 7조1319억원, 영업이익 -4,563억원 대비 각각 55.9% 늘고, 흑자로 전환한 것이다.
특히 윤활유 사업에서 마진이 큰 폭으로 증가하며 역대 최고 분기 영업이익인 2,265억원을 기록해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또한 업계에서는 비상장사로서 아직 2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GS칼텍스도 이번 분기 흑자를 낼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만 업황이 완전히 회복하기 위해서는 정제마진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제마진은 정유사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로 활용된다. 통상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BEP)으로 본다. 하지만 지난해 2월 이후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에 도달한 적이 없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작년 2월 둘째 주 4.0달러를 보이고, 이후 마이너스까지 기록하는 등 적자를 나타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다시 정제마진이 반등하고 있다. 지난 4월 다섯 째주 3.2달러를 기록한 뒤 지속 하락하던 정제마진은 7월 넷째 주 다시 3달러대로 올라섰다. 이달 첫째 주 기준 정제마진은 3.2달러다.
정제마진이 다시 올라서면서 올해 하반기에 정유 업황이 완전한 회복을 이룰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또, 국제유가도 지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하반기 실적도 긍정적이라는 전망이다. 국제유가가 올라가면 정유사는 재고 관련 이익을 보게 된다.
실제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올 초 배럴당 40달러대로 시작해 최근에는 70달러대까지 올라섰다. 지난 1월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는 47.62달러였다. 하지만 지난달 13일 75.25달러로 최대치를 기록했고, 이후 소폭 감소해 이달 2일 71.26달러를 나타냈다.
하나금융투자 윤재성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기후 목표를 저해하는 정유업체의 공급과잉에 대해 민간·국영을 막론하고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라며 "이는 하반기 정제마진의 뚜렷한 반등을 기대하게 하는 요인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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