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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방/외교

수원화성군공항 이전 갈등, 개발논리에 밀려 국가안보 뒷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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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가 14일 페이스북 커뮤니티 '수원화성공항의 변화'에 올린 전투기 사진. 왼쪽은 구 소련군의 상징인 붉은별이 그려진 YAK-130 전투기. 오른쪽은 본지의 질의를 받고 조용히 변경된 프랑스 해군의 라팔 전투기 사진=수원화성군공항의 변화 캡쳐

수원시는 페이스북 커뮤니티 '수원화성군공항의 변화'를 이용해 수원시 권선구 일대에 위치한 공군기지(K-13) 화성시 '화옹지구'로 옮겨야 한다는 주장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이에 맞서, 화성시는 생태 환경의 보존 가치를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두 인접 지방자치단체 간의 대립에는 군사시설을 국가안보를 위한 주요시설로 보기보다는 '시끄럽고 돈 안되는 혐오시설'로 보는 시각이 깔려 있다. 때문에 국방부가 안보적 실익보다 지역민원과 정치논리에 휘말려 화옹지구를 예비이전후보지로 확정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수원시, 화옹지구 이전이 군사적으로 중요하다고?

 

수원시는 페이스북 커뮤니티를 통해 공군 기지는 기피시설, 혐오시설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 보면 화옹지구로 이전을 반대하는 화성시의 불만을 잠재우려는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수원에 공군 기지가 들어선 건 '아시아·태평양전쟁'이 발발한 직후인 1940년대 초였고, 이를 오늘날의 기지형태로 윤곽을 갖추게 한 것은 미군이 한국전쟁 발발 당시 철수거점으로 쓰게 되면서부터다. 한국전쟁 당시만 해도 수원 공군 기지는 인적이 드믄 외딴 곳이었다. 그러다가 경부고속도 등의 인프라가 인접하고 개발 붐이 일면서 민간시설과 주택들이 시끄러운 공군 기지 인근까지 들어서게 됐다.

 

공군 기지가 시민들의 삶을 침해하거나 위협한 것이 아니라 민간시설들이 인구증가로 인한 개발논리에 의해 공군 기지 인근으로 밀고들어 오게 된 것이다.

 

수원 공군기지 이전은 2014년 수원시의 요청에 의해 시작됐다. 2013년 4월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됐다. 이 법에 따르면 피해를 받고 있는 지역의 자치단체장이 국방부에 군공항 이전을 건의하면 국방부가 이전을 추진하게 된다. 국방부는 2014년 수원시의 건의를 받아 적합성 검토를 거쳐 2017년 화성시 화옹지구를 예비 이전 후보지로 선정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볼 때 수원시가 페이스북 커뮤니티를 통해 펼치는 주장에는 진실성이 떨어진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는 것이다.

 

◆수원시, 군사적 중요성 근거 설명요청에는 침묵

 

앞서 언급된 수원시의 주장에 대한 비난이 커진 것은 14일 페이스북 커뮤니티에 구 소련군의 YAK-130 이미지가 올라왔다가 조용히 프랑스제 라팔전투기로 바뀌게 된 것 때문이다.

 

수원시는 화성시 '화옹지구'가 작전·공항입지의 적합 선정이란 점을 강조하면서 '세상은 변했는데 군공항은 못 바꾸나?'라는 문구와 함께 구 소련 공군의 상징인 붉은별이 선명한 YAK-130기의 이미지를 사용했다. 안보의 중요성과 군사적 적합성을 설명하려 했다면, 수원의 제10전투비행단이 운용 중인 F-5계열의 전투기 이미지를 사용했어야 했다. 제10전투비행단의 F-5계열 전투기는 비상 긴급출격인 스크럼블 비행에 용이한 기체로, 구형이지만 즉각임전태세를 갖출 수 있다.

 

본지는 해당 커뮤니티 측에 이미지 사용 이유와 공항이전이 군사적으로 적합하다는 주장의 근거를 수차례 질의했으나 응답이 없었다.15일 커뮤니티 운영을 담당하는 수원시 관계자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전투기 형상이 필요해 유료 이미지를 구입했을 뿐 다른 의도는 없었고, 어떤 전투기들인지는 몰랐다"고 답했다. 군사적 적합성에 대한 근거는 설명하지 않았다.

 

본지의 지적 이후 뒤늦게 변경된 프랑스제 라팔 전투기는 국내 방산기업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 중인 KF-21과 수출시장에서 경쟁을 하는 기종이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 기반을 둔 '에어스페이스 리뷰'는 "7일 인도네시아 국방부는 프랑스 다쏘사와 라팔 전투기 36대를 구매하는 초기계약에 서명했다"고 전해, KF-21의 수출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인도네시아는 한국 정부와 함께 KF-21을 공동개발하는 국가지만, 예산부족 등의 이유로 분담하기로 한 개발비용의 20%인 1조7300억원 가운데 착수금을 포함해 2200억원만 납부한 상태다.

 

군사전문지 월간 플래툰의 홍희범 편집장과 전·현직 공군 전투기 조종사들은 수원 공군기지의 이전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홍 편집장은 수원 공군기지가 갖추고 있는 군수지원 인프라의 강점과 기지이전으로 인해 발생할 작전환경 변경의 위험성을 그 이유로 들었다.

 

F-5계열의 전투기를 조종했던 예비역 영관 장교는 "화옹지구 인근의 남양만과 습지에는 철새를 비롯한 조류의 서식지라 전투기 이착륙 시 새로 인한 충격으로 비행기가 위험해지는 '버드 스트라이크'의 위험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익명의 현역 조종사는 "개발논리에 밀려 군사시설이 계속 오지로 밀려나면 즉각적인 군사대비태세가 무너진다"면서 "과거 제2롯데월드 건설로 성남기지의 활주로가 변경됐고, 현재 많은 군사시설들이 수원기지와 마찬가지로 개발과 주변민원에 의해 오지로 밀려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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