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기조에…정유 대신 '수소' 주목
-수소 생산기지 건설부터 협력 MOU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탈탄소화 등 친환경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정유업계가 코로나 여파로 장기간 경영난을 겪자 수소 사업에 손을 뻗으며 생존에 나섰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들은 본 사업이었던 정유업 대신 수소 관련 사업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최근 들어 석유 기반 에너지 대신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가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향후 정유 시장 내 수요가 줄어들 수 있어 미래 먹거리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코로나로 인해 경영난을 겪으며 이 같은 신사업 진출이 본격화하고 있다. 실제 국내 정유 4사는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면치 못했다. 지난해 연간 기준 정유사별 영업손실은 ▲SK이노베이션 2조5688억원 ▲에쓰오일 1조877억원▲GS칼텍스 9192억원 ▲현대오일뱅크 5933억원 등으로 모두 약 5조원에 달한다.
SK이노베이션은 SK E&S를 통해 액화 수소 3만 톤 생산체제를 달성하기 위한 액화 수소 생산기지를 건설한다. 또한 SK E&S는 인천시 서구 원창동 일대 SK인천석유화학 단지 내 약 1.3만 평 부지를 매입해 연 3만 톤 규모의 수소 액화플랜트를 2023년까지 완공한다는 방침이다.
이 설비가 완공되면 SK인천석유화학으로부터 공급받은 부생수소를 고순도로 정제하고, 액체 형태로 가공한 뒤 수도권에 공급하게 된다. 부생수소는 석유·화학 공장 등 생산시설에서 생산 공정 중 부가적으로 생산되는 친환경 수소를 뜻한다.
에쓰오일은 새 성장 전략인 '비전2030' 달성을 위해 기존 정유, 석유화학, 윤활사업의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연료전지, 리사이클링 등 신사업 분야로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수소경제의 핵심인 차세대 연료전지 기업 에프씨아이(FCI)에 투자해 지분 20%를 확보하고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도 했다.
에쓰오일은 수소의 생산부터 유통, 판매에 이르기까지 수소 산업 전반에 사업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대주주인 사우디 아람코와 협력을 통해 그린수소, 그린암모니아를 활용한 사업과 액화 수소 생산 및 유통 사업 등을 검토 중이다.
또, 서울 시내에 복합 수소충전소 도입을 고려 중이고, 버스, 트럭의 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을 위해 관련 업계가 추진 중인 특수목적법인 코하이젠에도 참여하고 있다.
코하이젠은 정부와 현대자동차 등 민간이 손잡고 설립한 상용차용 수소충전소 구축 및 운영 특수목적법인이다. 올해부터 10개의 기체 방식 상용차 수소 충전소를, 2023년에 액화 수소 방식의 수소 충전소 25개 이상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도 최근 수소 연료전지 발전 사업을 공동 추진키로 했다. 현대오일뱅크는 한국남동발전과 신재생에너지 사업 공동 개발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양사는 수소 연료전지를 활용한 신재생에너지 발전 사업 공동 추진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현대오일뱅크는 수소를 생산해 공급하고, 한국남동발전은 그간 쌓아온 연료전지 발전소 운영 노하우를 제공해 합작 발전 법인에서 전기를 생산할 계획이다.
아울러 GS칼텍스는 현대자동차와 수소충전소 구축을 위한 협력을 지난해부터 시작했다. 다만 GS칼텍스는 아직 직접적인 수소 생산업을 하고 있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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