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항셍테크지수를 추종하는 국내 상장지수펀드(ETF)가 급격히 꺾이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의 유동성 회수조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 자금까지 빠져나가며 중국 증시를 향한 투자 심리가 회복되기까진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하지만 중국 테크기업의 가치가 훼손됐다고 보긴 힘들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현재 조정기가 '저점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만에 13%↓…항생테크 ETF 흔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KODEX 차이나항셍테크는 전 거래일보다 5.44% 떨어진 1만16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5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보이며 14.48% 떨어졌을 정도로 하락폭이 컸다.
다른 차이나항셍테크 상품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TIGER 차이나항셍테크(-14.34%), KBSTAR 차이나항셍테크(-14.40%), KINDEX 차이나항셍테크(-14.37%) 모두 5거래일간 14%대 급락세를 보였다. 이달 초만 해도 연초 이후 모두 25% 이상 수익률을 올리며 ETF 수익률 최상위권에 포진했던 상품이다.
모두 지난해 12월 16일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KB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등 4개 운용사가 동시에 출시했다. 특히 KODEX와 TIGER의 경우 일 평균 거래량이 각각 70만주, 55만주에 달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중국 증시가 유동성 위축 우려로 변동폭이 커진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 인민은행은 7일간 이어진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 이후 첫 거래일인 18일 공개시장 조작을 통해 총 2600억 위안(약 44조원)의 유동성을 회수했다. 이후 인민은행은 23일 100억위안 규모의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을 매입했다.
시장에선 중국당국이 본격적으로 부채 감축(디레버리지) 기조로 복귀하려는 것이란 관측이 나오며 긴축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 24일 항셍테크지수는 5.10% 급락한 9360.95포인트로 마감했다. 홍록기 키움증권 연구원은 "춘절 연휴 이후 인민은행의 연속적인 유동성 흡수로 유동성 위축 우려가 커지고 있고, 단기 유동성을 공급했지만 공급량이 시장 예상보다 작다"고 분석했다.
◆중국 테크 기업 기대치 여전
하지만 차이나항셍테크 ETF는 여전히 유효한 선택지로 꼽힌다. '중국의 나스닥'으로 불리는 기초지수가 혁신기업으로 분류되는 기술주들로 구성된 데다 이들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크기 때문이다. 주가 수준과 유동성 축소 이슈로 당분간 투자심리가 흔들리더라도 테크기업들의 본질적인 가치는 그대로라는 평가다.
실제로 항셍테크지수는 중국 내에서뿐만 아니라 해외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알리바바, 텐센트, 레노버, 샤오미, SMIC 등 지수에 담긴 중국 주요 테크 기업들의 규모와 성장성에 대한 기대치가 크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중국의 미래성장을 주도할 혁신기업으로 뽑히는 테크 기업에는 자금 유입이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항셍테크지수는 인터넷·모바일 플랫폼 비즈니스를 영위하거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투자가 5% 이상 혹은 연간 매출액 증가율이 10% 이상인 기업 중 시가총액이 큰 30개로 구성된다. 이를 추종하는 ETF가 중장기적 관점에서 적합하다는 평가다.
김정현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팀장은 "항셍테크ETF는 중국의 미래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라며 "연금자산 처럼 긴 호흡으로 꾸준히 분할 매수하라"고 조언했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주식시장은 경기 호조와 내부 대순환 정책과 같은 제도적 뒷받침에 힘입어 IT, 소비재, 헬스케어, 등 내수와 신경제 업종 중심의 ETF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면서 "글로벌 ETF 시장 동향을 보면 중국 인터넷 섹터도 주가 상승 상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했다.
절세 효과도 장점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해외 ETF는 연금계좌를 통해 투자 시 매매차익과 분배금에 대한 과세가 이연되고 저율(3.3~5.5%)의 연금소득세로 과세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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