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외 자율주행 로봇의 대부분이 위치 정확도가 높은 3D(3차원) 라이다 센서를 장착해 운행되고 있지만, 센서 비용이 수백~수천만원에 달하다 보니 자율주행 로봇 가격이 자동차 가격만큼 비싸지기 마련이다. 이러한 이유로 자율주행 로봇 가격을 낮출 수 있도록 카메라 기반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한 기업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상민 뉴빌리티 대표는 "해외는 실외 로봇을 위한 카메라 기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기업이 있지만, 국내는 실내용으로만 개발돼 실외 로봇을 위한 제품을 개발한 기업이 없다"며 "카메라 기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내놓으면, 고성능 연산량을 필요로 하는 값 비싼 센서를 대체할 수 있어 로봇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개발 중인 로컬라이제이션(로봇의 위치 추정) 기술은 3D 라이다를 이용하는 기술과 비교해 동일하거나 유사한 수준의 정밀도를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빌리티는 2017년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실외 자율주행 로봇에 필요한 요소 기술 2~3개를 완성했고, 기술 상용화를 위해 대기업과 POC(기술검증)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최근 배달로봇이 속속 시범 운영에 나서는 데 있는데, 최종 목적지에 도착하기 직전 구간인 '라스트마일'을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물류량의 80% 이상은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영역인 데 로봇으로 충분히 대체가 가능합니다. 최근 '언택트'로 음식 배달은 물론 택배가 급증하고 있지만 이를 처리할 자동화 도구 부족으로 사람이 계속 일하고 있습니다. 실내 자율로봇 주행 테스트도 진행되고 있지만 사람이 컨트롤센터에서 로봇을 조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예요. 로봇 기술이 발전한 중국·미국에서도 양산 모델이 없어 자율주행 원천기술 확보가 시급한데, 저희가 빠르게 개발해 시장을 선점하려고 합니다."
뉴빌리티는 SK텔레콤의 글로벌 파트너 발굴 및 협력 프로그램인 'TEAC(TIP 에코시스템 엑셀러레이션 센터)'에 선정돼 SKT 및 다른 파트너들과 공동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SKT의 5G와 핵심기술인 모바일에지컴퓨팅(MEC) 기반 자율주행 로봇을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을 진행 중이예요. 현대기계건설과는 지게차를 위한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해 POC를 진행했다"고 소개했다.
연세대학교에서 천문우주를 전공한 이 대표는 고등학교 시절 미국항공우주국(NASA) 주관 대회에서 항공우주부문 대상을 수상했고 대학교에서는 초소형 위성 및 위성 영상처리 등을 개발했다. 그런 그가 연세대 창업동아리를 운영하던 중 윤민창의투자재단으로부터 5000만원을 투자받으면서 사업을 시작했고, 엑셀러레이터의 조언을 받아 성장 가능성이 큰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사업에 진출한 것이다.
"NASA 대회에서 상을 받으면서 좋은 개발자들을 만날 수 있었고 강화학습 업무를 하던 개발자, 로봇 올림피아드 1위를 한 멤버 등 유능한 개발자들을 영입한 것이 저희 회사의 큰 경쟁력이에요. 저희가 핵심으로 개발 중인 자율주행 회피 기술을 개발한 멤버도 있어요."
뉴빌리티는 이 같은 점을 인정받아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TIPS에도 선정돼 최대 7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고, 퓨처플레이·신한캐피탈·캡스톤파트너스·만도 등으로부터 17억원의 프리 A 투자도 유치했다.
이 대표는 뉴빌리티가 자율주행 로봇이 위치를 파악해 운행 경로를 계획하는 '패스플래닝(path-planning)'을 모델링해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 지도정보는 라스트마일 로봇에 불필요하거나 너무 많은 정보가 대다수였습니다. 저희는 라스트마일에 특화시켜 지도 데이터 기반으로 물류 이동을 최적화 하는 솔루션을 개발 중이예요."
그는 배송로봇이 인도를 다니다보니 자율주행이 정밀하게 설계돼야 하고 사람을 보면 멈추지 않고 피해 가야 하기 때문에 회피 기동 성능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로봇을 위한 내비게이션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주행하지 못하거나 시간이 지연되고 잔고장이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희는 기존 모빌리티업체와 협력을 통해 이면도로 데이터를 수집해 배달 로봇이 주행하기에 적합한 도로를 분석하고 이 경로로 주행 경로 생성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는 배달로봇이 시간당 3건 이상 배송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일환으로 전동킥보드 공유서비스인 '씽씽'을 운영하는 피유엠피와 최근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자율주행차는 차도 중심으로 다니는 데 반해 로봇은 인도로 다니기 때문에 골목길 데이터가 중요합니다. 킥보드는 골목을 요리저리 빠져나가며 주행하기 때문에 골목길 데이터가 축적돼 있어 씽씽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할 계획입니다."
뉴빌리티는 소프트웨어 테스트를 위해 로봇도 직접 개발하고 있다. 특히 연세대 글로벌융합공학부 김시호 교수 연구실과 제휴를 맺고 인력 교류는 물론 연세대 송도 캠퍼스에서 배달로봇을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수십년간 정체된 배달업을 혁신하는 것이 목표예요. 음식 배달은 늘었지만 배달원 1명이 여러 주문을 받아 배달이 느리고 3000~4000원이라는 가격도 부담인데, 저희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배달로봇을 통해 배달 품질도 혁신하고 가격 부담도 낮출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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