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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난 멈추지 않는다] ① "사장님들 페이(Pay)를 업(Up) 해드립니다" 문병래 페이업 사업이사

문병래 페이업(Payup) 사업이사./페이업 제공



#. 인터넷 카페에 '무통장 입금 안내'를 적던 사장 A씨는 답답함을 느꼈다. 제품 구매 신청을 했던 소비자들이 입금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다, 편의상 마련한 예금주 이름과 본인 이름이 달라 의심을 사기도 해서다. 그러다 신용카드 O2O(Online to Offline) 결제 업체 '페이업(Payup)'과 계약한 뒤로 매출액이 껑충 뛰었다. 무통장 입금 시절의 '구매 이탈률'도 대폭 줄었다. 페이업의 카드 결제 링크 덕분이다.

"벤처 세대의 쓰디쓴 경험이 지금의 '상승세'를 만들어줬죠."

단국대 무역학과 96학번인 문병래(41) 페이업 사업이사는 '벤처 열풍'이 한창이던 1999년 인터넷 쇼핑몰 사업에 뛰어들었다. 컴퓨터 동아리 회장이던 3학년 때였다.

"당시에는 잘 나갔죠. 산업자원부 장관상도 받고, 주요 인사들이 투자자로 나서기도 했으니까요."

처음 4명으로 시작한 회사는 14명 규모로 커졌지만, '벤처 거품'과 함께 가라앉았다. 더이상 투자금이 들어오지 않았다. 결국 한국신용카드결제에서 직장인 생활을 시작하며 오프라인 결제 업무를 배웠다.

이른바 '모바일 빅뱅'을 터뜨린 아이폰이 한국에 들어올 무렵인 2009년에는 신흥 시장에 눈을 떠 온라인 결제 회사로 이직했다. 이후 수공예품 유통을 위한 플랫폼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고배를 마셨다. "이 나이가 아니면 평생 사업을 못 할 것이라고 봤어요. 잘 되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는 지금 저에게 노하우로 남게 됐죠."

◆결제시장의 빈틈을 노렸다

문 이사는 '하고 싶은 일'보다는 잘 하는 일을 먼저 하기로 마음먹었다. 공방 사장들이 알려준 '결제 시장의 빈틈'을 파고들기로 했다. 2016년 페이업이 문을 연 배경이다.

그런데 회사를 세운 사람이 어째서 대표가 아닌 '사업이사'일까. 대표이사는 지앤비교육 출신인 아내 최진선 대표가 맡았다. 최 대표의 뛰어난 영어 실력이 해외 영업에 도움 되는데다, 정부가 여성 CEO 지원 정책을 펴는 점도 고려했다.

페이업의 목적 또한 '실속'을 따른다. '소비자는 편하게 사고, 판매자는 돈 잘 버는 서비스.' 문 이사는 "판매자는 간편히 카드결제 하고, 소비자는 엑티브 X 없이 물건을 사니 무통장 입금 시절의 '구매 이탈률'이 획기적으로 줄었다"고 강조했다.

페이업은 400여 제휴사에 ▲신용카드 수기결제(판매자가 카드 정보 입력해 결제) ▲SMS결제(구매자가 카드정보 입력) ▲URL(파일 식별자) 링크결제(문자 속 링크 눌러 구입 화면으로 이동) ▲신용카드 단말기 결제 서비스를 제공한다. 수기결제는 판매자가 페이업의 상점 관리자 누리집에 로그인 한 뒤, 카드 정보를 입력하고 결제하는 방식이다. 펜션이나 세무사·회계사 사무실에서 주로 쓰인다.

SMS결제는 판매자가 결제 요청 문자를 보내면, 구매자가 문자 속 링크로 직접 카드 정보를 입력하는 식이다. 학원과 공부방, 각종 협회와 행사 기획사가 활용한다. 개인 정보 노출을 꺼리는 소비자들에게 '제가 문자 보낼테니, 그 안에 정보를 넣어 결제하시라'고 안내하면 된다.

박수용 서강대 지능형블록체인연구센터 교수(사진 왼쪽)과 문병래 페이업 사업이사./페이업 제공



◆'미니홈피'같은 무료 쇼핑몰 제공 "매출 껑충"

가장 대중적인 방식은 'URL 링크결제'다. 판매자가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페이업이 만든 결제요청 주소를 넣는다. 구매자가 해당 링크를 누르면 상품 정보가 담긴 결제창이 뜬다.

이 방식은 페이업이 각 제휴사에 무료 제공한 쇼핑몰에서도 유용하게 쓰인다. 업체 대표가 페이업이 마련한 기본 주소에 자신의 아이디를 붙이면, 해당 쇼핑몰 화면이 나온다. 회원마다 자신만의 누리집을 가질 수 있는 '싸이월드 미니홈피'와 같은 개념이다.

판매자가 제품 설명과 함께 사진, 동영상을 넣고 전체적인 색감도 바꿀 수 있다. 누리집 화면 상단에는 업체 로고를 넣을 수도 있다. 이 모든 서비스는 초기 가입비 20만원에 결제 수수료 3.3%(부가세 별도), 보증보험 2만5420원(200만원 기준)으로 이용할 수 있다.

"수수료 8~12%에 이르는 대형 플랫폼에 판매자 등록 하기보다는, 소셜 미디어와 자체 쇼핑몰에 결제 주소 넣는 편이 훨씬 낫지요."

판매자를 위한 틈새시장의 성과는 무엇일까. 문 이사는 "우리가 사장님들께 결제 주소 하나 제공했을 뿐인데 매출이 평균 30% 이상 올랐다. 그야말로 사장님들의 페이(Pay)가 업(Up) 된 셈"이라며 웃었다.

결제 시장의 난제는 보안이다. 페이업은 이달부터 블록체인(분산장부 체계)을 통한 보안 강화에 들어간다. "2016년 서강대학교 산학협력단을 통해 블록체인 기술 권위자인 박수용 교수님을 만나 기술 이전 받았습니다. 기존에는 결제·상점·고객 정보가 중앙 서버에 저장돼 위변조 가능성이 있었는데, 이제는 블록체인 덕분에 모두 안전해졌습니다."

설립한 지 1년이 조금 넘은 페이업은 특허 2개와 기술 이전 1개, 중소기업청 연구개발 과제 1개, 매출 4억원 등 신규 업체로는 쌓기 힘든 성과를 얻었다. 올해는 베트남 시장 진출과 은행 취급액 200억원을 노린다.

"처음에는 좋은 실적을 의심하던 분들도, 저의 경험담을 들으시면 고개를 끄덕이세요. 투자자 분들이 신뢰할 만한 '거름 같은 실패'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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