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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 안에 X맨이 있다



평소 '국회의원들은 왜 하는 일도 없으면서 세금만 축낼까'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각 의원실에서 배포하는 보도자료에 관심을 가져보길 바란다. '서울시, 공용 노후경유차 900여대 폐차 않고 민간에 되팔아', '서울시 최근 5년간 누수량 1억3천톤, 손실금액 9백억 이상'은 지난 14일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내놓은 보도자료다. 오늘(17일)은 '서울시 산하기관 소유점포 1300여곳 텅텅', '전철역 3개 이상 행정동, 셋 중 하나는 강남 3구에 속해' 등의 자료가 나왔다.

행안위 소속 의원들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노후경유차 통행을 제한해왔던 서울시가 정작 관내 노후경유차를 민간에 되팔고 있는 이중적인 모습을 꼬집거나 누수로 인해 막대한 경제손실이 발생했다며 우려했다. 국토위 소속 의원들은 다양한 공실 활용 방안으로 상권 활성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하거나 균형발전은 교통인프라부터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모두 기사 아이템으로 손색없다. 내용도 기가 막히게 훌륭해 엄지손가락이 절로 올라갈 정도다. 이쯤 되면 '어라? 거 참, 이상하네... 내가 TV에서 본 국감은 욕설과 고성이 난무하는 도떼기시장인데!'라는 의문이 생기기 시작한다. 왜 그럴까. 국회의원 중에 X맨이 있다는 것이 지난 며칠간의 고민 끝에 내가 내린 결론이다. 이들은 피감기관인 서울시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기꺼이 자신을 내던져 이슈를 이슈로 덮어준다.

무소속 이언주 의원은 14일 열린 행안위 국감에서 "아드님 박주신 씨는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라며 뜬금없는 질문을 던졌다. 박 시장은 "아들 얘기가 왜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저는 참 이해가 안 간다", "그냥 나타나서 증인으로 나오시면 될 텐데 왜 나타나지 않나"라고도 했다. 모두 서울시정과 관련 없는 내용들이다.

조원진 의원도 이날 "박주신 씨 지금 어디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야당 의원들이 자꾸 아들의 안부를 묻자 박 시장은 이렇게 말했다. "서울시 국감은 국가 위임사무와 서울시정을 다루는 자리"라고.

다음날 '서울시 국감, 박원순 아들 공방', '이언주 "아드님 어디 계시냐"' 등의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서울시 3년간 공용차량 교통법규 위반 932건', '서울시 도로시설물 580개 중 36.9%가 31년 이상'과 같은 중요한 내용들은 묻혀버렸다. 흡사 논개다. 참고로 올해 서울시 예산은 35조원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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