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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은행, 지속성장에 주목해야



올해 초 '연 4.5% 수익 상품'이란 주가연계증권(ELS)의 투자권유 광고를 보고 한 증권사를 찾았다. 창구에서 설명을 위해 건네준 포트폴리오에는 빨간 우상향 그래프가 그려져 있었다. "가장 인기있고 안정적인 지수로만 구성했다"는 창구 직원의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이거다." 더 생각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당장 상품에 가입했다.

하지만 초심자의 운은 없었다. 기자가 가입한 ELS의 기초자산 중 하나인 홍콩 H지수는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현지 시위가 격화되면서 매섭게 하락했다. 1차 중간평가 기준가격이 조기상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원금이 묶여버렸다. 물론 기자가 가입했던 ELS는 스텝다운형 상품이어서, 1차 중간기준가격 결정일에 조기상환을 받지 못하더라도 6개월 뒤 다가올 2차 조기상환을 기대하면 됐다. 그래도 '안정적인 지수'라는 창구 직원의 말을 무조건적으로 신뢰한 기자 자신에게 회의감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흔히들 투자는 개인의 선택이라고 한다. 그러나 세계 정세, 금리 동향 등에 대한 정보가 한참 부족한 투자자들이 존재하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개인의 선택은 종종 생각지 못한 우를 범하기 쉽다. 더군다나 투자자 개인의 판단 역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투자자 보호가 느슨한 사모펀드의 형태를 빌려 많게는 하루에 5~6개로 상품을 쪼개고, 금리 하락기에 손실 배수를 키워 판매한 은행의 행태는 투자자에 대한 '눈속임'이 존재했다고 밖에 판단할 수 없다. 비이자수익을 늘리려다 되려 은행의 평판만 깎아먹은 셈이고,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을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한 금융당국 또한 투자자의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된 것이다.

지난 1일 DLF사태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중간조사 결과 발표에서 원승연 금감원 부원장은 "정보의 비대칭성을 가진 금융시장에서는 어느 누구에게나 투자손실의 가능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해당 투자 상품에게 어떤 위험이 있고,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는 일반 투자자보다 금융사 직원이 더욱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문제다.

'지속가능 성장'이란 표현이 최근 경영계의 핵심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수익만을 추구하는 과거 성장 패러다임을 벗어나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나가는 전략이다. 다양한 고객층의 돈을 맡는 은행이 고객과 더불어 성장해 나갈 수 있을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신뢰할 수 있을 리스크 관리 역량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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