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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증권일반

회계법인, 삼성전자 두고 '총성없는 전쟁' 시작

딜로이트 안진 본사 전경./손진영 기자



EY한영 본사 전경./손진영 기자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주기적 지정제) 시행을 앞두고 40년 만에 감사인이 교체되는 삼성전자가 어느 회계법인에 지정될 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감사인을 맡는 것이 '독이 든 성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수 백 곳에 달하는 해외법인 회계를 연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기적 지정제는 기업이 6개 사업연도를 연속해 감사인을 자유 선임하면 이후 3년간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감사인을 지정받는 제도다. 지난 2017년 11월 신(新)외부감사법 발표에 따라 주기적 지정제가 올해 10월부터 본격 시행된다.

23일 금융당국과 회계업계에 따르면 올해 주기적 지정제에 따라 자산총액 등을 고려한 약 220개 기업의 감사인이 교체된다. 금융감독원은 공인회계사 수, 징계에 따른 벌점 등 여러 가지 요인을 고려해 회계법인별 순서를 정하고 자산이 큰 기업부터 차례대로 배치할 계획이다. 예비통지는 다음 달 14일이고, 확정통지는 11월 12일이다.

이 중 시장의 관심을 끄는 것은 40년 만에 감사인이 바뀌는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감사용역 보수로 44억원을 지불할 정도로 회계업계에서는 '큰 손' 고객이다.

◆ 딜로이트안진 vs EY한영

삼성전자의 새 감사인은 딜로이트안진과 EY한영의 2파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기업 규모상 4대 회계법인이 맡을 수밖에 없는데 현재 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을 제외하고, 삼정KPMG는 삼성바이오로직스 건 등으로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들 것으로 예상돼서다.

우선 딜로이트안진의 내부 분위기는 고무적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평가 과정에 관여했다는 것이 감점 요인이 될 수는 있으나 소속 회계사의 전문성 측면에서 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어서다.

현재 딜로이트안진 소속 회계사는 934명으로 EY한영(1057명)보다 적지만 10년 이상 경력을 가진 회계사 수는 223명으로 한영(156명)을 압도한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법인 평가에서 안진의 점수가 더 좋았다는 말이 돈다"면서 "내부에서도 공인회계사를 확충하는 등 나름 준비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EY한영이 유력하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경력 회계사 수는 부족하지만 최근 3개년 소송 건수는 총 3건으로 안진(14건)보다 현저히 적다. 금융당국이 고려하는 징계 벌점 등 감점 요인이 크지 않다.

◆ 독이 든 성배 될까?

삼성전자는 큰 손 고객인 만큼 감사를 위한 품도 많이 들어간다.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 감사에 투입된 감사인 수는 담당 이사 1명, 공인회계사 37명, 수습회계사 24명, 품질관리 검토자 11명, 전산·감사·세무·가치평가 전문가 53명 등 총 126명이 참여했다. 감사에 든 시간만 5만401시간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삼성전자를 맡게 되는 회계법인이 삼일 회계팀을 스카우트하는 수밖에 없다는 말도 나온다. 이 경우 통상적으로 업계 최고 연봉을 받는 삼일회계법인 회계사에게 더 높은 연봉을 제시해야 한다. 지정 감사기간은 3년이라는 점에서 리스크가 따른다.

4대 회계법인 회계사는 "삼성전자 정도의 규모면 그곳에서 감사하던 회계사를 거의 다 데려와야 할 것"이라면서 "3년 뒤에는 또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점에서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감사인이 바뀌는 것은 큰 리스크다. 수많은 글로벌 계열사와 연결된 재무제표를 모두 감사하는 과정에서 감사인이 문제를 삼을 수 있는 요소가 많을 수 있어서다. 그동안 관행적으로 처리해왔던 업무에 대해서도 재조정에 들어가야 할 수 있다. 특히나 삼성그룹 승계 문제까지 있기 때문에 감사 강도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한 회계업계 고위 관계자는 "새로운 감사인이 감사하게 되면 계정 히스토리(역사) 파악도 어렵고, 전기 조서를 열람한다고 해도 써놓은 사람과 받아들이는 사람의 뉘앙스가 다를 수 있는 문제가 있다. 시간이 해결해준 계정 내 문제들도 다시 문제 삼을 수 있다"면서 "여러모로 삼성전자는 회계 처리에 상당히 애를 먹을 것으로 보이고, 회계법인과 대립할 가능성도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반대로 관행상 넘겨왔던 것들에 다시 의문을 품고 접근하기 때문에 새로운 리스크를 발견하는 등 순기능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이번 감사인 지정제 시행에 따른 기업의 불만은 최소화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전한다.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감사인 지정에 관한 평가는 정리된 기준이 있기 때문에 그것에 맞게 평가받게 될 것"이라면서 "아직 누가 유력하다는 말은 시기상조"라고 일축했다. 이어 그는 "현재 감사인 지정에 대해서 기업들의 불안, 불만은 큰 거로 알고 있다. 향후 기업들의 불만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중재자 역할을 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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