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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석유화학/에너지

[LG-SK 분쟁] ①일촉즉발, 전쟁으로 번진 자존심 싸움

최근 LG화학 기술연구원을 방문한 구광모 LG 대표(가운데)/LG



G그룹과 SK그룹이 천문학적인 소송비용을 불사하면서까지 대규모 법적 소송전을 준비 중이다. 미래 산업 성장 동력인 이차전지 분야에서 대한민국의 경쟁력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빗발친다. 메트로신문은 SK와 LG가 전면전을 펼치게된 이유와 예상 피해, 해결 방법을 3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미국 법원에 서로를 특허 침해로 제소키로 했다. 인력 유출 의혹으로 시작된 자존심 대결이 국제적인 싸움으로 번졌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 4월 미국 델라웨어 지방법원과 국제무역위원회(ITC)에 SK이노베이션을 '영업비밀 침해'로 제소했다. SK이노베이션이 2017년부터 자사 핵심기술을 빼돌렸다는 주장이다.

SK이노베이션도 맞불을 놨다. 이달 초 LG화학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며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뿐 아니라 배터리 모듈과 팩을 생산하는 LG전자까지도 소송 대상에 포함했다.

그룹간 분쟁으로 번진 셈이다. LG화학은 최근 입장문을 내고 자사 특허가 SK이노베이션보다 14배나 많다며 맞소송을 암시했다.

LG화학은 일찌감치 이차전지에 공을 들여왔지만, 최근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과 수주전에 패배하면서 자존심을 구겼다. 사진은 오창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 전경. /LG화학



◆경고한 LG, 외면한 SK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에 처음 문제를 제기한 것은 2017년이다. 당시 LG 화학은 SK이노베이션에 공문을 보내며 거세게 항의했다.

그러나 LG화학은 SK가 이를 무시했다고 주장한다. 올 초 대법원에서도 위법 판결이 나왔지만, SK이노베이션이 이후에도 추가 인력을 빼간 정황도 확인했다.

특히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자사 인력을 영입하며 광범위한 기술을 유출했다는 데에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다.

LG화학은 SK가 자사 경력 직원들을 영입하면서 부서 인력과 프레젠테이션 자료 등을 요구한 정황을 포착했다며, 이는 자사가 오랜 기간 축적한 기술 뿐 아니라 조직 구성까지 훔쳐갔다는 입장이다.

최근에는 SK에 재발 방지와 사과를 요구했지만, SK 측에서 거부했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SK는 두차례 공문과 대법원 판결을 받고 나서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ITC 제소 배경을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이차전지 개발에 역량을 쏟아부으며 다양한 성과를 내는데 성공했다. 사진은 울산콤플렉스(CLX) 전경/SK이노베이션



◆억울한 SK

그러나 SK도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정당한 공개 채용 절차에 따른 인재 영입이었다는 이유다.

기술 유출 시도도 없었다고 단언했다. LG화학에서 온 인력이 대부분 대리에서 과장급인 만큼, 주요 기술을 빼돌리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단, SK는 LG화학이 요구한 공개 채용 증거 자료를 아직까지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LG화학이 강력한 증거개시 절차를 갖고 있는 ITC에 제소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풀이된다.

그럼에도 재계는 SK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최근 글로벌 업계에 인재 확보 전쟁이 활발한 상황에서, 국제적인 법적 분쟁으로 확대하는 것은 지나친 조치라는 이유에서다.

반도체 업계가 대표적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 업계에서는 서로 핵심 인력들을 뺏고 뺏기는 일이 다반사지만, 개별 사안으로 소송이 있을 뿐 업체간 다툼이나 특허분쟁으로 번지지는 않고 있다.

LG가 인력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LG 직원들 사이에서는 이직 준비가 일반적인 일이었다며 오히려 SK를 두둔하는 주장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산업계 종사자는 "고급 인력을 뺏겼다는 이유로 대규모 소송을 제기한다는 건 최근 산업계의 분위기를 볼 때 이해하기 힘든 일"이라며 "직원들을 제대로 대우했다면 애초에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라며 LG화학 직원들의 사기 저하를 우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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