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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서

[새로나온 책] 언더그라운드



윌 헌트 지음/이경남 옮김/생각의힘

"너무 어둡고 깊은 지옥은, 모호하고 심오하여 짐작도 가지 않았다. 눈으로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골짜기는 그 골에 무엇이 깃들었는지 짐작도 할 수 없었다"

인간에게 땅속은 언제나 미지의 세계였다. 발밑에 광대하게 펼쳐져 있지만 눈으로는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책은 폐허가 된 지하철역부터 성스러운 동굴, 핵 벙커, 고대 지하도시까지를 아우르는 경이로운 탐험서다. 논픽션 작가인 윌 헌트는 지하의 세계로 직접 뛰어든다. 어두운 공동(空洞)에 갖는 두려움이 우리를 어떻게 매혹하는지 이야기한다.

저자는 열여섯 살 여름, 로드아일랜드주의 프로비던스에서 자신의 집 아래를 지나는 버려진 터널을 우연히 발견한다. 그는 질퍽거리는 진흙 바닥과 어둡고 습한 공기의 터널 안을 손전등 불빛에 의지해 한 발 두 발 내디딘다. 소년을 사로잡은 터널 탐험은 두고두고 그의 영감을 자극한다. 책은 윌 헌트가 뉴욕 지하철과 하수구를 시작으로 전 세계 20개국의 동굴, 지하묘지, 벙커 등을 탐험한 여정을 담아냈다.

저자는 NASA의 미생물학자 팀과 블랙힐스의 지하 1.6km를 내려가 생명의 기원을 추적하는가 하면, 파리의 카타콩브와 하수도에서 팔꿈치로 진흙을 헤치며 '도시 탐험가'들과 모험을 감행하고, 호주 원주민 가족과 어울려 오지에 있는 3만5000년 된 광산으로 들어간다.

우리는 땅 위, 계몽에 집착하는 세상에 산다. 비밀 위로 투광등을 비추고 모든 굴을 파헤쳐 어둠의 흔적을 뿌리 뽑으려 한다. 그러나 저자는 우리가 지하 세계와 인연을 맺는 바로 그 순간, 미지의 것에 대한 의심을 살며시 누그러뜨리게 된다고 말한다. 깊고 긴 심연은 우리가 무질서하고 비합리적이며 꿈의 비행과 상실의 기간을 수시로 겪는 존재임을 끊임없이 상기시킨다. 352쪽. 1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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