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 광복절 74주년 맞아 독립유공자 550명 발굴
13일 인천대 중국학술원 회의실에서 포상신청 대상자에 대한 설명회가 열렸다./인천대 제공
인천대학교(총장 조동성)는 올해 광복절 제74주년을 맞아 독립유공자 550명을 발굴, 국가보훈처에 포상을 신청했다고 15일 밝혔다.
이태룡 박사를 선두로 독립유공자 발굴단을 이끌고 있는 인천대는 앞서 6월 1일 '제9회 의병의 날'을 맞아 의병투쟁 유공자 187명과 의열투쟁 유공자 28명 등 215명의 독립유공자를 발굴해 국가보훈처에 포상신청을 한 바 있다.
이번 포상신청 대상자는 3?1운동 유공자 382명과 간도와 함경도 지역을 중심으로 반일투쟁을 전개했던 유공자 168명 등으로, 전체 550명 중 2명을 제외하고 모두 판결문을 거증자료로 제출했다.
증거자료 중에는 눈에 뛰는 것들이 많았다. 1920년 3월 1일 3?1운동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학교의 뒤편 언덕 위에서 만세를 부르고 교정에서 만세시위를 벌이다가 피체돼 서대문감옥에서 곤욕을 치렀던 배화여학교(배화여고 전신) 24명 중 아직까지 포상을 받지 못한 6명에 대해서는 판결문과 함께 서대문감옥에서 촬영된 사진자료가 제출됐다.
또 판결문에 부상을 입고 피체됐거나 밀고에 의해 피체돼 모진 고문 끝에 사형?무기징역?징역 20년 등 악형이 선고된 경우나 하나의 판결문 속에 18명이 사형?4명이 무기징역에 처해진 경우도 있었다. 3?1만세시위에 참여했다가 무더기로 피체돼 1.1평(3.63㎡) 감옥에 16~17명을 구금하고 심한 매질을 가해 많은 사람들이 숨지게 한 일본 경찰의 만행도 드러나 있었다.
한편 인천대는 13일 국가보훈처 접수에 앞서 교내 중국학술원 회의실에서 포상신청 대상자에 대한 설명회를 열었다.
설명회에는 판결문이 없는 두 명의 독립군 후손, 순국선열유족회(회장 이동일)와 지광회(회장 김기봉) 관계자들, 독립기념관 전영복·서보현 이사, 인천대 학교법인 최용규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국회의원 시절 친일재산환수법 제정을 주도하고 우크라이나에서 국적을 갖지 못한 '고려인'의 국적회복을 위해 우크라이나에 '고려인 촌'을 만드는 데 기여했던 최용규 이사장은 "인천대는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기 위해 국내의 각종 기록이나 판결문은 물론, 장차 연변대학과 연계해 독립유공자의 행적을 발굴?포상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태룡 박사는 "평안도, 황해도 재판기록은 고등법원(현 대법원)의 기록뿐이고 함경도 지방은 1심(원심) 재판기록을 볼 수 없는 한계도 있지만, 남한의 재판기록조차 아직 70% 이상 공개하지 않아 독립유공자의 공적을 찾기에 많은 한계가 있다"며 "하루 빨리 국가보훈처에서 보다 많은 인원을 동원해 수많은 포상 대상자를 신속하게 심의해 주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또 서대문감옥 등에 사진자료만 남아 있는 분들 가운데 수백 명이 아직 포상이 안 됐지만 내년 3월까지는 자료를 발굴해 모두 포상신청을 할 것"이라고 다짐을 밝혔다.
한편 이태룡 박사는 20여 편의 논문과 《한국 의병사(상·하)》 등 38권의 단행본을 출간하고 1700여 명의 독립유공자를 발굴해 포상신청을 한 의병연구가로, 인천대는 이 박사를 연구위원으로 초빙해 독립유공자 발굴단을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