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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법원/검찰

AI판사·변호사… 인공지능, 사법부·법률자문 넘본다

AI판사·변호사… 인공지능, 사법부·법률자문 넘본다



인공지능(AI)이 판사와 법률자문을 대체할 수 있을까. 재판에서 재판장은 결론을 내리기까지 끊임없이 의심하고 질문한다. 검찰이 제출한 유죄증거가 사실관계의 전부일 리 없고, 변호인과 피고인의 진술이 모두 거짓 없는 진실일 수도 없다. 각자가 숨기고 드러내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재판장은 가장 진실에 가까운 결론을 내린다. 여기에는 인간의 직관이 개입된다.

AI는 판사를 대체할 수 있을까. 법조인들은 대부분 "하나의 판결이 내려지기까지 원고와 피고, 검찰과 변호인이 쏟아내는 각종 주장과 자료를 기계화된 알고리즘에 집어넣어 객관적인 판단을 얻는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판결은 법관의 양심과 함께 고도의 가치판단이 요구되는 작업이라는 설명이다.

◆사법부 "AI판결문 고민해본 적 있다"

국내 사법부가 AI 사용을 고민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인공지능(AI)이 유사 판례를 찾아주고 판결문 초고(草稿)까지 써준다.' 1년 전 대법원이 발표한 '2024년 스마트 법원 4.0' 계획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이다. 판결문 맨 위에 들어가는 법원과 사건명, 당사자 정보 등 형식적 기재사항은 재판사무시스템이란 법원 내부 전산망 데이터베이스(DB)에서 이미 자동 생성되고 있다. 판사가 직접 쓸 필요 없이 컴퓨터가 알아서 빈칸을 채워준다.

그러나 지능형 판결문 초고 생성은 한발 더 나아가 주문(主文), 청구취지, 판단 이유 등 판결문의 실질적 기재사항까지 써주는 수준을 목표로 잡았다. 판사들도 깜짝 놀랄 만한 내용이다. 하지만 법원은 신중한 행보로 돌아섰다. 유사 판결문 검색 및 추천은 몰라도 판결문 초고의 실질적 기재사항까지 자동 작성하는 데는 훨씬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바뀐 이유를 두 가지로 보고 있다. 판사들의 반발과 기술적 구현 어려움"이라고 일축했다.

◆해외 곳곳서 AI판사 등장 '눈길'

해외는 어떨까. 법조분야에서 인공지능의 대체 가능성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그러나 소송 결과를 예측하거나, 법률검색 작업을 하는 수준의 알고리즘 활용작업은 언제든 가능하다고 본다. 실제로 북유럽 소국 에스토니아는 AI판사를 개발 중이다. 이 나라 법무부가 정부의 데이터 담당 책임자에게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로봇 판사'를 설계해달라고 공식 요청했기 때문이다. 에스토니아가 개발 중인 AI 판사는 법률 문서와 관련 정보를 분석해 소액 사건의 판결을 내리게 된다. 그 자체로 법적 효력이 인정된다. 재판 결과에 불만이 있으면 '인간 판사'에게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소액 사건을 AI에 맡겨 판사의 업무량을 덜어주면서 더 큰 규모나 중요한 재판에 집중하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한다.

중국 하이난 고등인민법원 형사 법정도 'AI 판사'가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판사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법원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해당 시스템은 판사의 심리 과정에 유사한 사안의 중요 요소를 자동으로 추출해 과거의 판례를 분석하고 이를 응용한 판결문이나 관련 법률 문서 등을 작성하게 된다. 이 시스템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그래프 구조 법률 지식 기반과 자연어 처리 플랫폼 등 10개 항목 이상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난 고등인민법원 왕 춘바오 부원장은 "오전에만 3개의 재판을 실시하여 각각 판결문을 작성했다. 이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효율성이 장점이다."고 강조했다.

◆ 인공지능, 법률자문까지 넘본다…'변호사 vs AI' 첫 대결

국내서는 변호사와 인공지능(AI)간 법률자문 능력을 겨루는 대회가 열린다. 대회 결과에 따라서는 법률서비스 업계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한국인공지능법학회와 대법원 산하 사법정책연구원은 오는 29일 서울 서초동 변호사회관에서 '리걸 AI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제1회 법률인공지능 콘퍼런스를 연다. 콘퍼런스 부대행사로는 변호사들(2인1조)로만 이뤄진 팀과 변호사와 AI가 함께하는 리걸 AI팀이 계약서 검토자문 능력을 겨루는 경진대회가 진행된다. 심사위원단이 사전에 준비한 근로계약과 비밀유지계약 내용을 분석해 자문과 검토 보고서를 작성하는 대회다.

사무국은 변호사팀(8개)와 리걸 AI팀(2개) 등 모두 10개팀의 자리를 마련해놓고 행사를 준비 중이다. 리걸 AI팀은 법률정보시스템 개발기업인 인텔리콘 메타연구소가 개발한 AI 프로그램을 사용한다. 인텔리콘 메타연구소는 홈페이지에서 스스로를 "2015년 지능법률 정보시스템을 개발해 2016년과 2017년에 세계법률AI 경진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소개했다.

전문가들은 "각종 계약서 검토 및 자문 역할을 수행하는 노무사와 법무사 시장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며 "AI가 자문한 계약서에 공신력까지 인정되면 부동산중개 영역은 물론 공증 분야까지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고 했다. 한편, 이 때문에 노무사·법무사 등 전문자격사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전문자격이 없는 AI가 특정 자격이 필요한 법률자문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법 위반이 아닌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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