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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서

[새로나온 책] 일본 제국 패망사



존 톨런드 지음/박병화, 이두영 옮김/권성욱 감수/글항아리

태평양전쟁은 기묘한 전쟁이었다. 질 줄 알면서도 '요행'을 바란 무모한 전쟁이었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 정도의 크기밖에 안 되는 나라가 무엇 때문에 진주만을 공격했으며 열 배는 더 강한 적과 죽기 살기로 싸우는 자살행위나 다름없는 행동을 했을까. 결과는 참담했다. 국토는 초토화됐고 300만명이 넘는 군인과 민간인이 죽었다.

책은 태평양전쟁의 전사(前史)인 1931년 만주사변부터 일본군의 진주만 공습, 가미카제 특공대 출격,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자폭탄 투하, 천황 항복까지를 다룬 논픽션이다.

원자 폭탄이라는 가공할 무기를 얻어맞은 끝에 일본은 백기를 들었다. 대미 개전을 앞두고 고노에 총리는 '미국과 전쟁했을 때 얼마나 승산이 있냐'고 연합함대 사령관에게 물었다. 해군의 총수였던 야마모토 이소로쿠 해군 대장은 "처음 6개월에서 1년 정도는 우세하겠지만 그 뒤는 장담할 수 없다"며 전쟁을 반대했다.

일본 내각은 근 1년 동안 대미 개전을 놓고 지루한 논쟁을 벌였다. 일본은 독일의 승리에 편승해 한몫 챙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끝내 버리지 못했다. 전쟁에는 자신이 없지만 욕심은 버릴 수 없고 '독일이 있는 이상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라는 허황된 생각에 국가 전체의 판단능력이 마비됐다.

패전 이후 일본 사회에서는 전쟁을 비판하고 반성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일본군으로 복무해 전쟁에 참여한 군인들은 일본군의 수많은 병폐와 모순을 신랄하게 지적한다. 반면 일본 정치인들은 극우 세력들의 표를 의식하는 데 급급해 걸핏하면 주변국을 자극하는 발언을 일삼아 제 무덤을 판다. 일본은 최근 한국에 대한 경제 보복을 감행했다. 전후의 수많은 '반쪽짜리' 반성조차 별다른 깨달음을 주지 못한 결과다. 혼란과 모순, 역설로 가득 찬 태평양전쟁을 파헤친다. 1400쪽. 5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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