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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냄비의 반란

[기자수첩]냄비의 반란

'냄비 근성'이란 말이 있다. 비하적 표현이지만 한국인을 향해 곧잘 쓰이곤 한다. 한국인 스스로도 별 문제의식 없이 사용할 정도로 흔한 표현이다.

특히, 이 같은 표현은 '불매' 이슈가 떠오를 때 무척 자주 쓰인다. 특정 기업이나 인물 또는 국가에 대한 보이콧이 시작되긴 쉽지만, 결과가 성공적이었던 적은 드물다.

역사적 문제로 수 차례 갈등을 빚어온 일본과의 논란이 여기에 해당한다.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반일 감정은 치솟았지만, 불매는 며칠 못 가곤 했다.

불매가 장기화되지 못한 이유는 다양하다. 이미 일본 기업의 제품이 생활 속 곳곳에 퍼져있는 데다, 국산품으로 대체하는 일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시간이 흐를 수록 '유난 떤다'는 시선이 뒤따라 붙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이번 '일본 불매 운동'은 앞선 사례들과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달 초, 불매 운동이 조짐을 보일 때만 해도 금세 사그라들 것이라 예상됐지만, 오히려 날이 갈 수록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행업계에서 가장 뚜렷하게 보인다. 일본 신규 예약률은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고, 취소율마저 늘었다. 이러한 흐름이 지속되자 국내 항공업계도 노선을 축소하기에 이르렀다.

일본산 제품에 대한 불매 여론도 가파르게 확산되고 있다. 유니클로, ABC마트 등이 집중 포화를 맞고 있으며 식품, 화장품 등에서도 매출 하락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렇다보니 몇 주 만에 불매 운동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판매자와 참여자의 자발적 참여를 양분삼아 장기화 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이미 대형마트와 수퍼마켓, 편의점 등이 일본산 제품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밝힌 데 이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바탕으로 한 국민들의 동참도 확산되고 있다.

다만, 불매 운동의 장기화를 위해선 타인의 소비를 제한하는 행태는 지양해야 한다. 유니클로 매장을 염탐하는 '유니클로 엿보기' 등이 되레 불매 운동의 본질을 흐릴 수도 있다. '냄비의 반란'이 성공하기 위해선 보다 똑똑한 행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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