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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 "데이터 자본주의 시대, 눈에 안 보이는 지식에 투자해야"

1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생산성본부(KPC) CEO 북클럽에서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이 강연하고 있다. /KPC



"데이터가 많아지고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면서 인간이 기계로 대체되는 등 산업이 영향받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지금까지 눈에 보이는 물리적 형태의 자산에만 비용을 지불했다면, 데이터 자본주의 시대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지식과 창조적인 것에 투자해야 한다."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은 1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생산성본부 CEO 북클럽에 참석해 '데이터, 자본주의의 진화를 꿈꾸다'라는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말했다.

송 부사장은 이날 '데이터 자본주의'란 서적을 토대로 새로운 물결인 데이터 자본주의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국가와 기업이 대처해야 할 자세를 제시했다. 데이터 자본주의는 빅 데이터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빅토어 마이어 쇤베르거 옥스퍼드대학교 교수와 이코노미스트 필자 토마스 람게가 쓴 책으로, 송 부사장은 이 책의 한국어판 감수를 맡으며 저자와 많은 대화를 나눴다.

근대 역사에서 자본주의는 기업과 금융가들의 이야기에 불과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데이터 혁신으로 인해 모든 것이 변하고 있다. 데이터 자본주의란 데이터가 시장 활동의 추진제로서 돈을 대신하고 있는 현 상황을 일컫는다. 거대 금융과 거대 기업이 아닌, 소규모 그룹과 개별적인 경제 주체들로 대체된다는 것이다. 데이터를 무기로 기존 물리적 인프라를 갖춘 강자를 단숨에 뛰어넘기도 한다. 예컨대 포드 대신에 우버가, 하얏트 대신에 에어비앤비가 시장을 이끄는 상황이다.

이런 일은 데이터에 수많은 정보가 담겨있기에 가능했다. 송 부사장은 "과거 플로피디스크에 문서를 저장했는데 저장용량이 1.44메가바이트에 불과했다"며 "오늘 들고 온 USB가 16기가바이트인데, 플로피디스크 1만장이 들어가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불과 15~20년 사이에 1만 배 이상의 집적도가 생겼고, 이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산업의 비용이 줄어 데이터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과거와 비교하면 데이터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다. 1917년 미국의 상위 10개 회사는 주로 철강회사였지만 100년이 지난 2017년에는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데이터 회사가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국가가 더이상 내수에 의존하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움직일 수 있고 원가에 대한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상황이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똑똑한 인재만 있으면 무한한 서비스가 가능해진 것이다.

한국생산성본부(KPC) CEO 북클럽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KPC



그는 데이터 자본주의의 긍정적 모습을 강조하기도 했다. 데이터를 통해 사람들이 가격에만 매달리지 않고 가치를 볼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지인에게 '물건을 새로 샀는데 좋더라고요'라고 말하면 상대는 대부분 '얼마인데?'라고 물어보는 것처럼 우리는 습관적으로 가격에만 관심을 두고 있다"며 "이렇게 되는 순간 상품이 가진 기존 가치가 잊혀진 채 물질주의가 가속화되어 허세나 불필요한 소비가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데이터의 저장과 분석이 쉬워졌기 때문에 상품의 가치를 유지할 수 있는 새로운 자본주의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에어비엔비 사용자는 집을 이용하고 안 치우고 나오면 다음에 좋은 방을 얻을 수 없는데, 이용자가 서비스를 평가할 뿐만 아니라 집주인도 이용자를 평가하기 때문"이라며 "데이터에 담긴 정보가 태도, 특징, 행동까지 연결된다"고 말했다. 데이터가 사람들이 착해지도록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송 부사장은 앨빈 로스가 쓴 책 '매칭'을 인용해 데이터 자본주의 시대가 되면 금융 시장이 암울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금융 시장이 가진 정보량이 데이터 시스템이 가진 정보량보다 적기 때문이다. 일례로 세계 최초의 무인매장 아마존고는 상점에 들어가 사람들이 물건을 집으면 배달해주고, 결제도 따로 필요 없는 오프라인 시스템을 구현했는데 아마존고는 구매자의 동선을 파악하고 어떤 물건을 고르는지, 물건을 들고 구매까지 얼마나 고민했는지 등까지 파악한다. 금융이라는 시스템이 결과데이터만 가지고 있다면 아마존은 과정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중국의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금융회사화되고 있는데, 이는 누가 어떤 물건을 샀는지, 어떻게 검색했는지, 어디 사는지, 배달 방법은 어떤지, 돈을 얼마나 빨리 냈는지 등을 통해 개인 신용에 대한 데이터를 자세히 구축해 기존 금융기관보다 훨씬 손실이 적은 대출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끝으로 그는 데이터 자본주의에 대비하기 위해서 로봇과의 협업과 창의적인 것에 대한 가치 지불을 강조했다. 송 부사장은 "오늘 아침 카카오봇에게 뉴스를 받았는데, 뉴스를 모아 제공하는 업체가 하던 일을 이미 로봇이 하고 있고, 이렇게 되면 아나운서는 직업을 잃게 된다"며 "인간은 기계가 할 수 없는 창의성을 발현하는 일을 찾으며 로봇과 협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물리적 형태에만 비용을 지불했기 때문에 훌륭한 기술자들이 한국에 남기 어렵다"며 "비정형적이고 창조적인 것에 대한 가치를 산정해 훌륭한 친구들이 한국에 남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강연에 참석한 노규성 한국생산성본부 회장은 "과거 3차산업혁명 전까지 원유가 경제의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데이터가 굉장히 큰 힘을 갖게 돼서 4차산업혁명의 핵심원료가 데이터라고 인지하고 있다"며 "가격과 화폐 기반의 자본주의 경제에서 이젠 데이터가 시장 활동의 추진체로서 돈을 대신 할 수 있고 그렇게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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