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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으로 보는 북한] 논란 속 이명박 보석, 北 법에 없지만 "뇌물 주면 가능"

최종수정 : 2019-03-10 14:44:26

북한 형사소송법에는 보석제도가 없지만, 뇌물로 사실상 보석이 가능하다는 증언이 있다. 오픈애즈
▲ 북한 형사소송법에는 보석제도가 없지만, 뇌물로 사실상 보석이 가능하다는 증언이 있다./오픈애즈

이명박 전 대통령이 북한에 있었다면 그의 보석은 불가능했다. 북한 형사소송법에는 보석이 없기 때문이다.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는 지난 6일 이 전 대통령의 보석을 허가하면서 ▲보석보증금 10억원 ▲논현동 자택서 외출·외부 통신 금지 ▲배우자와 직계혈족, 그 가족과 변호인 접견만 허용 ▲그 밖의 인물 접견 전 법원 허가 ▲진료 시 법원 허가 ▲매주 화요일 오후 2시 시간별 활동내역 보고 등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 전 대통령이 이를 어길 경우, 보석이 취소돼 재수감된다.

한국은 2007년 형소법 개정으로 재판부가 보석에 여러가지 조건을 붙일 수 있다. 법원은 피고인이 사형·무기 또는 10년 이상 징역에 해당하는 죄를 범하거나 증거 인멸 우려가 있는 경우 등이 아니면 보석을 허가할 수 있다. 다만 이 같은 조건에 반하더라도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에는 직권으로 허가할 수 있다.

또한 법원은 보증금이나 주거지 제한, 출국하지 않는다는 서약 등 9가지 조건 중 하나 이상을 걸어야 한다. 보석 조건을 정할 때는 범죄의 성질과 증거의 증명력, 피고인의 전과와 성격, 환경과 재산 등을 고려해야 한다.

보석 당일 이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검찰 구속계에 보험증권을 제출했다. 구속계가 보낸 문서를 확인한 검사는 석방지휘서에 서명해 서울동부구치소에 전달했다. 구치소는 검사의 석방지휘에 따라 이 전 대통령을 석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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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에 없는 보석, 뇌물로 해결

반면 북한 형소법에는 보석이 없다. 하지만 탈북자들은 사실상 보석이 가능하다고 증언한다. 뇌물 때문이다. 통일연구원의 '2017 북한인권백서'에 따르면, 탈북자 A씨의 오빠는 2012년 빙두(마약)죄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재판에 앞서 판사와 검사에게 뇌물을 주고 "명목상 재판일 뿐"이라는 답을 듣고, 노동교화형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재차 이들에게 뇌물을 준 그는 병보석 처리를 받고 교화소에 수용되지 않았다.

탈북자 B씨는 2013년 12월 파철 밀수로 검찰소 조사를 받고 양강도 보천군 구류장에 수용됐다. 그는 재판에서 유기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지만, 집에서 돈을 보내 교화소 이송을 미루고 외부 병원에서 맹장수술을 했다. 이후 수술 후유증을 사유로 병보석 처리돼 풀려났다.

북한에서 구치소와 같은 기능을 하는 곳은 구류장이다. 우리나라의 구속제도는 한 가지인데 반해, 북한은 구류구속·자택구속·지역구속 세 가지가 있다. 이 전 대통령은 형사재판 도중 자택 구금 형식으로 보석이 허가 됐지만, 북한에서는 구속 단계에서 질병이나 임신 등으로 피심자(피의자) 구류 구속이 적합하지 않을 때 자택에 가둔다(북한 형소법 188조). 이때 피심자는 검사의 승인을 받은 자택구속처분결정서를 받는다. 2명 이상의 보증인이 피심자를 언제든지 예심원이나 재판소에 보내겠다는 보증서를 낸다.

지역구속은 유기노동교화형·노동단련형을 줄 수 있는 범죄사건 피심자를 예심원이나 재판소가 언제든 부를 수 있도록 지정된 지역이나 거처를 떠나지 못하는 처분이다(189조). 피심자는 검사 승인을 받은 지역구속처분결정서에 따라 서약서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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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감자 때리며 뇌물 요구

해당 조항만 보면 피의자 인권이 보장된 것처럼 보이지만, 북한은 수사와 기소 사이에 있는 예심 단계에서 당의 판단으로 형량이 정해진다. 검사의 감시로 법관의 독립된 판단도 불가능하다. 무죄추정의 원칙과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기대할 수도 없다.

수감자 폭행이 빈번한 가운데 수사·구금 단계에서도 뇌물이 오간다. 대한변호사협회의 '2018 북한인권백서'에 따르면, 보위부 구류장 구금 경험이 있는 탈북자 4명은 지난해 조사과정에서 폭행을 당했다는 응답(83.3%)의 빈도가 가장 높았다.

또한 중국에서 강제 북송된 북한 주민 30여명이 2016년 평안북도 신의주 국가안전보위부 구류장에서 수개월 간 상습 구타에 시달리며 뇌물 요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연구원 백서에 소개된 탈북자 C씨의 어머니는 2013년 탈북자가 송금한 돈의 수수료를 떼고 현지 가족에 전달하는 '프로(%) 돈' 장사를 하다 함경북도 온성군 구류장에 구금됐다. 이곳에서 노트텔(모니터 달린 DVD 재생기) 2대를 바치라는 요구를 받은 그는 3500위안과 노트텔을 바치고 병보석으로 풀려났다. 북한에서는 구속 수감자의 인권이 뇌물로 좌우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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