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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의 탕탕평평] (137) 감정소통

김민 데일리폴리 정책연구소장. 동시통역사·정치평론가·전 대통령 전담통역관·주한 미 대사관 외교관



인간사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고민들은 대부분 소통의 부재나 원활하지 못함에서 비롯된다. 소통(communication)이란 단지 물리적인 소리를 주고받는 것이 아니다. 그러다 많은 사람들은 같은 언어로 통해 그냥 주고받는 것이 소통이라는 암묵적인 생각을 한다. 명확히 정의하자면 소통이란 공통(common)적인 것을 공유(share)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원만한 소통이란 '내가 무슨 말을 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상대가 어떻게 듣느냐' 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내 생각으로 내가 하고 싶은 얘기만을 일방적으로 전달한다고 소통이 아니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상대는 내가 의도한대로 이해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것이 소통의 어려움이다. 그리고 소통은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의미와 기술을 이해하고 습득하고 훈련해야 하는 것이다.

세대 간의 갈등도, 노사 간의 갈등도, 조직 내에서의 마찰도 거의 소통에서 비롯된다. 소통이 안되는 이유는 잘 듣기 않기 때문이다. 즉 경청(listening)이 아니라 대충듣기(hearing)을 하기 때문에 그렇다. 자동차 소음과 천둥소리, 봄이면 들려오는 곤충소리는 히어링(대충듣기)를 해도 상관없다. 반면에 강의를 듣거나 누군가와 대면해서 분명한 토픽을 가지고 대화할 경우에는 경청을 해야 한다. 자신의 다음 얘기를 하기 위해 마지못해 상대의 얘기가 끝나기를 기다리는 표정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것이 전형적인 불통인 것이다. 필자는 통역을 하고, 강의를 하는 사람이다. 모두 말을 하는 직업이고 말을 잘해야 하는 직업이다. 그러기 위해 말을 하는 연습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더 우선 되는 게 듣는 연습이다. 상대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들으면서 요점을 명확하게 정리하는 훈련이 되어 있어야 한다. 그것이 전제 되어야만 적절한 대답이 가능하고 구태여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대화가 되는 것이다.

체내의 혈액이 원활히 순환하지 못하면 동맥경화 같은 질병이 발생하듯이 소통이 원활하지 못하면 인간관계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어쨌든 우리가 살면서 고민하는 대부분은 역시 원활한 소통의 부재 때문이다. 소통에는 수직적, 수평적 소통이 있다. 수직적 소통은 흔히 조직 내에서 발생한다. 조직의 목적을 신속 정확히 달성하기 위해 '상명하복' 즉 '권위주의'에서 발생한다. 대개 우리나라의 조직문화가 오랜 기간 그래왔다. 일시적으로 목적을 달성할 수는 있겠지만, 오래 지속시키기는 어렵다. 또 수평적 소통이 있는데 동등한 입장에서 동등하게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다. 목적을 달성하고 실행하는데 막연해 보일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원만하고 건강한 조직문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자신이 아무리 많이 알고 똑똑해도 상대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하는 소통은 그냥 불통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소통은 내가 어떻게 말하느냐가 아니라 상대가 어떻게 듣느냐가 중요하다. 학식이 있는 부모와 그렇지 않은 부모가 있다고 가정하자. 유아인 자녀를 다룰 때는 무조건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 어린 아이에게 지식과 학식이 많은 부모와 그렇지 않은 부모는 별반 차이가 없다. 정서적인 교감과 감정이 통하면 그것이 가장 멋진 소통이다. 또한 소통은 단지 언어만을 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표정, 목소리 등 총체적인 비언어적인 부분이 소통의 성공여부를 결정짓는 경우가 사실상 더 많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누구나 주변에서 적잖이 경험을 하게 되는데 가령 상대가 말은 젊잖게 하는데 눈빛과 제스처를 보면 불쾌한 경우가 있지 않나. 반대로 말주변도 없고 목소리도 별로인 상대의 눈빛과 분위기에서 진실함과 진정성이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 그러면 후자가 더 멋진 소통이 되는 것이다. 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우선 되어야 하는 것이 논리적 사고이고, 성공적인 소통을 위해서는 전제되어야 하는 것이 감정컨트롤과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경청의 자세이다. 같은 언어로 하는 대화가 모두 소통은 아니라는 것이다. 아무리 많은 대화를 하더라도 서로가 경청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외국인과 각자의 언어로 얘기하고 소통했다고 느끼는 것과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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