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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의 탕탕평평] (136) 마인드 컨트롤

김민 데일리폴리 정책연구소장. 동시통역사·정치평론가·전 대통령 전담통역관·주한 미 대사관 외교관



'마인드 컨트롤' 이란 영어 'Mind Control'을 한글로 표현한 것으로, 마음이라는 뜻을 가진 '마인드' 와 '통제'라는 뜻을 가진 컨트롤을 합한 개념으로 본인을 포함한 누군가의 마음 혹은 정신을 조종하는 능력을 말한다. 즉 스스로 자신의 생각과 행동, 감정, 마음 등을 절제하고 조절하는 일을 의미한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작금의 시대에 마인드 컨트롤의 중요성은 갈수록 강조되고 있다. 감정코칭, 스트레스관리 등의 강연이나 서적이 많아지는 것도 그런 이유이다.

인간이 수면욕, 식욕, 성욕 등 동물적인 기본 본능 외에 인간이기 때문에 지녀야 것이 바로 '감정관리' 즉 마인드 컨트롤 능력이다. 동물적인 욕구는 누가 구태여 가르쳐주지 않아도 본능적으로 나타나지만, 생각과 감정을 절제하고 통제하는 마인드 컨트롤은 특별한 학습이나 인지능력을 통하여만 생성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그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 심심찮게 뉴스에 이슈가 되는 소위 '갑질'이 대부분 마인드 컨트롤의 부재에서 비롯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간이 동물과 가장 차별되고 차별되어야 하는 것은 직립보행이나 불의 사용보다 마인드 컨트롤 능력이다. 역시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것에만 비중을 두고, 바로 가시화되지 않는 것에는 그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한다. 안타깝고 위험한 현실이다.

필자는 최근 업무상 전국 지자체의 공무원들과 통화가 잦은 편이다. 업무의 성격상 통화는 한번으로 종료되지 않는다. 담당공무원이 내게 여러 번 연락을 하든지, 내가 다시 업무의 내용을 물어보려 다시 연락을 해야 하는 일이 잦다. 지난주의 일이다. 담당자가 부재중이라 다른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이 전화를 받았다. 평소 굵고 짧게 용건만 말하는 필자인데도 담당공무원의 말투와 전화를 받는 태도는 지나치게 무례했다. 필자는 일관성을 유지하고 일정한 억양을 유지하며 통화를 종료했다. 사적인 사이에도 그런 태도의 통화는 정도가 지나친 상황인데 공무원의 공무상 통화 태도에 정말 한숨만 나왔다. 또한 필자는 과거 입법부와 행정부에서 공무원생활을 했었기 때문에 이해를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그런 경우였다. 잠시 후 그 여성공무원의 상사인 과장과 통화를 마치고 나서 그 여직원에게서 전화가 왔다. "소장님, 죄송합니다. 청와대에 계셨던 분인 줄 몰랐습니다." 그리고 잠시 정적이 흘렀다. 그것은 사과도 아니고 오히려 더 불쾌한 상황이었다. 바꾸어 말하면 청와대 같은 곳에서 고위공직에 있던 사람이 아니면 함부로 해도 된다는 뜻이 아닌가.

요즘 세상에 감정노동에 시달리지 않는 직업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 일의 물리적 노동의 어려움보다 그에 따른 감정노동이 더 힘든 세상이다. 필자가 하는 일도 통역·강연이 주를 이루다보니 표면상 주변인들이 보는 것처럼 단순하지 않다. 상당한 감정노동을 해야만 하는 일이다. 간혹 강연 중에 뜬금없이 시비를 거는 청중도 있다. 그것은 정말 무례한 일이며 주변 사람들에게도 피해를 주고 두 시간 동안 강연을 진행해야 할 필자에게도 필요 이상 마인드 컨트롤을 해야 하는 과제를 주는 일이다. 즉 아무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 일이다. 강연을 들으러 오기 전에 부부싸움을 했을 수도 있고, 자녀가 문제를 일으켜 예민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궁금하지도 않지만 필자는 그런 상황에서 그렇게 이해하는 편이다. '저 사람은 저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분명 있겠지' 이렇게 말이다. 우리가 살면서 느끼는 스트레스와 짜증은 상대가 가족이던 동료이던 내 자신이 아닌 누군가에 의해 그렇다고들 생각한다. 하지만 엄밀히 따져보면 그 원인은 상대가 아니라 내 자신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누구 때문에 '미치겠다', '짜증나죽겠다' 말하는 사람치고 정상적인 멘탈을 가진 사람은 없다. 남들은 다 아는데 본인만 모르는 경우이다. 누구와 상대를 하더라도 인사해야 할 때 먼저 인사하고, 말은 최대한 예의바르게 하고, 개인적인 문제로 인한 감정풀이를 상대에게 하지 않으면 된다. 지금 우리는 재테크를 배우고, 어학이나 문화 등 자기계발도 좋지만 마인드 컨트롤이 우선되어야 할 시대에 살고 있다. 얼핏 보면 선택의 문제 같지만, 인간이 인간답기 위한 필수 요소라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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