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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서

[새벽을 여는 사람들] '출판계 신지대' 개척한 이정훈 책과강연 대표

이정훈 책과강연 대표/책과강연



"내가 쓴 책을 한 권쯤 소장하고 싶지만 뭘 어떻게 할지 막막하다…. 펜을 잡으면 책 한 권은커녕, A4용지 두 장 이상 글을 써내려갈 자신이 없다."

'책을 쓸 준비만 있으면 책을 낼 수 있다'는 기자 질문에 다수의 지인들이 보인 반응이다. 솔깃한 얘기다. 다만 100페이지 이상을 훌쩍 넘는 책 두께 생각에 머리를 좌우로 흔든 이도 있었다.

하지만 당당하게 "내 책을 서점에서 만나는 기적은 가능하다. (준비만 됐다면) 180일 안으로도 가능하다"고 말하는 이가 있다. 이정훈 책과강연 대표다. 그가 자신 있게 이러한 발언을 한 이유가 궁금했다. 또 그가 말한 '준비'도 무엇인지 궁금했다. 이 대표를 만나기 위해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책과강연 사무실을 찾았다.

'불리한 청춘은 있어도 불행한 청춘은 없다(저자 이정훈)'와 '기획자의 책 생각(저자 이정훈·김태한)', '루저(저자 김태한)', '해서는 안 될 말(저자 최희정)', '절대취업(공저 김민철·김세정·박현민·정찬훈·오한나·이세훈·전경옥)' 등. 사무실 앞 벽에 붙은 도서 포스터 제목들이다.

"저 포스터에 있는 도서의 저자들은 전문적으로 글을 썼던 이들이 아니다. 이들은 대학에서 국어국문학과 또는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지도 않았다. 오직 '책을 쓰겠다'는 열정 하나로 책을 낸 사람들이다. 그리고 책과강연은 저 포스터에 있는 도서의 저자들의 콘텐츠(특별함)를 발견해 '출판기획 방향성'을 잡아줬다. 책과강연의 본질은 '출판기획'이다."

이 대표는 사무실 앞 포스터 내 도서와 관련 저자들을 이렇게 소개했다.

'출판기획만으로 책을 출판할 수 있다'는 이 대표 발언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질문을 예상했다는 듯 "책과강연은 '책을 만들어주는 업체'가 아니다. 출판 기능을 보유하고 있지만 '책을 쓰고자 하는 이'의 콘텐츠를 발견하고, 그 콘텐츠를 출판시장에 소개하는 출판기획에이전시다. 출판기획에이전시란 말은 출판계에서 쓰이지 않은 말이다. 생소할 수 있다. 책과강연이 처음 시도한 도전이기 때문이다. 더 쉽게 표현하자면 책을 쓰고자 하는 이들이 만들어가는 지식공유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책과강연에 매분기 '책을 쓰고자 하는 이'를 선발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책을 쓸 마음이 절실한가 ▲책을 쓰고자 하는 이의 의지 등을 통해 예비 저자들을 발굴하는 게 제도의 특징이다. 책과강연은 그렇게 발굴된 예비 저자들의 삶과 업종에서 장점을 살려 특별한 콘텐츠를 만들어냈다. 이 대표가 앞서 말한 '내 책을 서점에서 만나기 위한 준비'는 '책을 쓰고자 하는 이의 의지와 삶'인 셈이다.

"사람들은 책을 쓸 때 무엇을 쓸까 고민한다. 집필 분야가 정해졌다면 '무엇을 쓸 것인가'보다 '누가 읽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책을 냈을 때 핵심독자는 누군가'를 묻는 질문에 답을 못하는 분들은 의외로 많다. 핵심독자설정은 책의 출발을 위한 절대적인 조건이다. 독자를 최대한 상세하게 설정한다. (핵심독자가) 여성인지, 미혼인지, 2000년생들인지(구체적으로), 결혼관인지 등 구체적인 정보를 확보한 후 그 한 사람(정보의 대상자)과 대화한다는 감각으로 글을 써야 한다."

핵심독자를 구체화하면 어떻게 책을 써야 할지 고민할 이유가 사라진다는 점을 이 대표는 강조했다. 그 뿐인가. 핵심독자를 구체화한다면 글은 편안하게 쓰여진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핵심독자를 구체화하면) 문제가 명확히 보인다. 그리고 어려움(막연한 고민)을 어떻게 접근해서 해결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무엇을 쓸 것인가' 질문 이상으로 중요한 게 '누가 읽을 것인가'를 구체화하는 것이다."

책과강연 사무실 모습/책과강연



이 대표는 어떤 계기로 책과강연이란 출판에이전시를 설립하게 된 걸까. 그는 출판에이전시 설립이 글 쓰는 이들에게 문단 생활의 새벽 같은 '첫 시작'이 되기를 기대했다. 하루의 시작이 새벽인 것처럼, 출판에이전시는 '글을 씀의 새벽' 같은 역할이 되겠다는 다짐이다.

"20대 때 저는 먹고살기가 어려웠다. 1997년 외환위기가 닥치자 집안 사정이 안 좋아져서 하루에 아르바이트를 2~3개씩 해야 했다. 그 때부터였다. '돈도 배경도 없다'고 생각하자 내가 가진 것은 무엇이고, 그것들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를 고민하게 됐다. '긍정적인 성격'과 '잘 웃는 미소', 그리고 '모나지 않은 관계의 유연성'이 내가 가진 경쟁력이란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제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키며 삶을 살았다. 아르바이트도 비즈니스의 관점으로 받아들였다. 이것이 20대 때 위기를 극복하게 했을 뿐 아니라 창의의 원천이 됐다. '잔고와 명함을 내려놓고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란 고민이 '기획자 이정훈'을 만들었다."

이 대표는 자신의 삶 일부를 짤막하게 밝힌 후 '기획자 이정훈'과 '책과강연 설립'을 연관시켰다.

"책과강연이 설립된 것도 '기획자 이정훈'의 연장선상이다. 아까 '제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키며 삶을 살았다'고 했다. 이 순간부터 제가 느낀 많은 것을 글로 기록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어릴 때부터 독서를 즐겼고 창의력을 키웠다. 주관적으로는 독서보다 글을 쓰면 창의력이 배가 된다는 것을 느꼈다. 독서(읽기)가 사고의 확산이라면, 쓰기는 머릿속에 맴도는 생각들을 정리해 문장으로 도출시킨다고 자부한다. 글을 쓰는 게 자기계발의 산물임을 몸으로 느꼈다."

즉, 이 대표는 그간의 경험을 통해 체득한 '기획'을 책 제작에 도입, 특별함이 부여된 책이 출판계에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입증하고 싶었던 것이다.

"지난 2016년 2월 독서모임 '책담합시다'를 시작했다. '적게 읽고 깊게 읽기'라는 목표로 시작된 이 모임은 시간이 갈수록 '다독(多讀)'에 지친 사람들이 모였다. 또 이 모임을 통해 '글로서 나를 표현하고자 하는 이'들이 많음을 알게 됐다. 책과강연을 설립한 또 다른 이유다."

[b] <이력>

이정훈 / 직업 콘텐츠기획자 겸 작가

- 책과강연 대표 콘텐츠기획자

- 중앙의전기획 대표[/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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