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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 기자의 '와이, 와인(Why, wine)']<17>와인의 오래된 미래 '내추럴와인'

/안상미 기자



불투명하다. 때론 침전물이 떠다니기도 한다. 탄산이 느껴질 때도 있다. 기존 와인을 평가하는 기준에서는 완성품이라고 하기 어렵다. 근데 가격은 더 비싸다. 바로 내추럴와인이다. 와인리스트가 어느 정도 갖춰진 레스토랑이나 와인바에서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이름이다.

최근 몇 년새 와인업계의 핫 이슈는 내추럴와인이다.

내추럴와인은 포도 재배나 와인 양조과정에서 따로 화학물질을 추가하지 않고 만든 와인을 말한다. 유기농 기법을 사용하는 오가닉, 바이오다이나믹 와인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갔다고 보면 된다.

사실 새로운 작업이 아니다. 원래 와인이 그렇게 탄생했다. 포도를 따서 통에 넣고 으깨기만 해도 자연적인 과정을 거쳐 와인이 된다. 어찌보면 내추럴와인은 와인의 '오래된 미래'인 셈이다.

프랑스 최초 여성 마스터 오브 와인(MW)이자 책 '내추럴와인' 저자인 이자벨 르쥬롱은 "내추럴 와인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이것이 본래의 와인인데 오늘날 드문 것이 되어버렸다"고 지적했다.

내추럴와인은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어느새 찾아보기 힘든 것이 되어 있었다. 포도재배부터 와인을 만드는 모든 과정을 완벽히 통제하는 것이 오히려 당연시되면서 와인에는 자연적인 요소가 거의 남아있지 않게됐다.

아황산염(SO2) 허용량에 따라 와인을 분류해놨다. 일반적인 와인이 리터당 150~200밀리그램을 함유하고 있다면 바이오다이내빅 와인은 70~90밀리그램, 내추럴와인은 30~40밀리그램에 불과하다. /www.vinsnaturels.fr



와인을 보존하고 유지하기 위해 최소한의 필수품으로 여겨졌던 아황산염 역시 내추럴와인은 필요하지 않다. 스스로 발효과정에서 생겨나는 소량의 아황산염이면 충분하다.

내추럴와인의 숨은 조력자는 포도밭의 미생물이다. 기술적인 도움에 의지하지 않고도 와인을 살아남을 수 있게 한다. 포도밭의 미생물은 포도를 따라 포도즙과 와인으로 들어간다. 내추럴와인이 짭짤한 미네랄감을 낼 수 있는 것도 흙의 성분이 그대로 전달된 덕이다. 맛이나 질감 역시 일반 와인에 비해 훨씬 더 다양하게 지닐 수 있다. 어찌보면 잘 정제된 고급와인보다 더 '테루아'를 잘 느낄 수 있는게 내추럴와인이다.

인위적인 개입을 최소화한 와인.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실전은 또 다르다. 막상 불투명하고 흐릿한 액체가 든 와인잔을 보면 이걸 먹어야 하나 말아야 하는 고민에 빠진다.

이럴땐 사과나 오렌지를 바로 착즙한 주스를 떠올려보자. 투명할 수가 없다. 과육이든 어떤 성분이든 '건더기'는 있게 마련이다. 와인 역시 거창한 것이 아니라 발효된 포도즙일 뿐이다.

내추럴와인의 찌꺼기도 알맞은 조건 하에 시간이 지나면 가라앉는다. 그러나 일부 내추럴와인 생산자들은 이 과정이 끝나기 전에 병에 담는다. 살아있는 와인이다보니 투명하게 내놨던 와인에 침전물이 다시 생기기도 한다.

르쥬롱은 "흐릿한 빛깔이 때로는 결함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탁한 사과 주스에서도 볼 수 있듯이 대부분의 경우에는 결함이 아니다"라며 "어떤 탁한 내추럴 화이트 와인들은 병을 따기 전에 흔들어 마시면 침전물이 와인 속에 고루 퍼지며 질감과 깊은 풍미, 전체적인 균형을 더해 일반 와인들보다도 맛이 더 좋아진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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