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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기동향

[R의 공포]③반도체까지 드리운 그림자, GDP 2.5%까지 하락할 수도

10대제조업 2019년 영업이익 전망주: 영업이익 기준 10대 제조업 합산 (전체 제조업 영업이익의 80% 이상 차지)- 자료 : 하나금융경영연구소(2018년 이후 전망)



반도체 부품업체 A사. 지난해 반도체 호황덕에 그나마 행복한 한 해를 보냈다. 하지만 2019년 들어 걱정이 많다. 반도체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아서다. 이 업체 최고경영자 A씨는 " 전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이 총 4890억달러(약 545조원)로, 지난해(4770억달러)보다 2.6%(가트너)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있다. 그렇다고 선뜻 투자할 분위기는 아닌것 같다"면서 단가 인하 압력이 걱정이라고 했다.

위기속 한국경제의 현주소다. 특히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36.3% 이상을 수출이 차지하는 '스몰 오픈 이코노미(작은 개방경제)'라는 한계 때문에 대외 충격에 취약한 게 현실이다. 무디스는 한국의 2019년 경제성장률을 2.3%로 예상해 2018년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오는 2020년에도 한국 경제의 성장률은 2.5%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무디스는 한국의 성장률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미국의 무역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 악화되는 외부 수요, 글로벌 금융 긴축 환경 등을 꼽았다. 글로벌 경제와 동떨어져 나홀로 강한 성장을 하기는 힘들다는 얘기다. 갈수록 기업들의 체력은 고갈되고 있다.

◆ 반도체 사이클 하강… GDP 2.5%까지 하락 할수도

16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실적 추정이 가능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105곳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30조4262억원(삼성전자 10조8000억원, LG전자 753억원)포함)으로 집계됐다. 이들 영업이익은 2017년 4분기(32조8557억원)보다 7.4% 하락했다.

영업이익 하락 추세는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올 1분기 105곳의 영업이익 합계는 33조7316억원으로 작년 1분기(36조9553억원)보다 8.7%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올 2분기와 3분기에는 각각 8.4%, 8.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한국경제의 동력인 제조업이 뒷걸음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나금융연구소는 2019년 10대 제조업의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2.7%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한국 제조업의 진짜 문제는 경쟁력 약화로 주요 산업의 시장점유율이 중국에 추월당하는 것과 특정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라며 "이는 앞으로도 한국 경제를 짓누르는 위험요소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나금융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주력 수출품 가운데 디스플레이와 휴대폰 시장에서는 이미 중국에 추월당했고 반도체의 경우 5년 후면 중국과의 격차가 많이 좁혀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반도체와 석유화학이 제조업 전체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과거 40% 수준에서 최근에는 60%대로 치솟았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주요 산업의 2019년 설비투자와 수출 전망치를 발표했는데 반도체, 디스플레이, 통신 등 설비투자 상위 10개 산업의 설비투자 증가율은 올해의 6.4%보다 낮은 2.8%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수출 상위 9개 산업의 2019년 수출은 올해보다 3.0% 증가하는데 그쳐 2018년의 5.7%에 비해 둔화될 전망이다. 반도체, 석유화학, 정유의 수출 증가율은 크게 둔화되고 자동차, 디스플레이, 휴대폰, 철강 등은 마이너스 성장이 우려된다.

반도체, 석유화학 영업이익 비중주: 10대 제조업 중 비중- 자료 : KIS-Value, 하나금융경영연구소(2018년은 전망치)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한국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 경기 둔화를 우려한다. 소시에테제너럴(SG)은 "지난해 10월부터 반도체 수출 감소(9월 124억 3000만 달러, 12월 88억 6000만 달러)는 물량감소를 동반했다. 한국의 경제 성장률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바클레이즈는 올해 국내 성장률이 2.6%에서 2.5%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GDP 대비 경상수지도 4.2%에서 4.0%로 하향조정했다.

◆ 제조업 활력↓, 부패, 정책실패….

우리나라 경제 성장을 이끌었던 제조업은 활력을 잃은지 오래다.

현대경제연구원의 '국내 제조업 신진대사 진단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제조업 신생률은 2006~2010년 연평균 18.1%에서 2011~2015년 14.9%로 떨어졌다. 신생률은 전체 활동 기업 중 새로 생긴 기업의 비율로, 이 수치가 떨어졌다는 건 시장에서 '새 얼굴'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체 기업에서 사라진 기업의 비율을 나타내는 소멸률 역시 같은 기간 11.7%에서 10.1%로 하락했다. 신생률과 소멸률을 합친 교체율은 2011~2015년 연 평균 25.0%로, 독일(53.8%)이나 미국(46.9%)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이장균 수석연구위원은 "새로운 기업이 많이 생겨나는 동시에 경쟁력이 떨어지는 회사는 퇴출이 용이해야 산업의 변혁이 이뤄진다"며 "신진 기업은 줄고 기존 기업은 능력과 상관없이 생존을 지속하면서 생산성 저하와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왜 기업실적이 떨어지고, 제조업이 뒷걸음하는 것일까. '최순실 국정농단사태'와 같은 부패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부패 보고서'는 "부패는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의 심각한 방해물이다. 불평등과 빈곤을 심화하고 평화와 민주주의 발전을 저해하는 등 사회적으로도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한다"고 지적한다.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지난 2014년 금융투자업계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기득권 집단의 지대 추구(Rent Seeking·렌트 시킹) 행태가 경제의 효율성을 막고 있다"며 "이는 우리 사회의 불공정을 초래하고 경제의 효율성과 역동성을 저해한다"고 주장했다. 렌트 시킹은 경제 주체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로비, 약탈 같은 비생산적인 활동에 경쟁적으로 자원을 낭비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그는 해결책으로 정부의 구조 개혁을 제시했다.

정부의 정책 실패도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소득주도성장의 출발점은 근로자 임금을 높여 가처분 소득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소비 확대→내수 활성화→기업 투자 및 고용 확대→경제 성장→임금 상승→가계소득 증가'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게 정부의 의도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노동비용 증가로 기업들이 고용을 줄이고, 실업이 늘면서 내수가 꽁꽁 얼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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