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성 고객이 GS25에서 택배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GS리테일
편의점 업계가 생활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더욱 강화한다. 고객·지역 밀착형 플랫폼으로 영역을 지속 확대하며 단순 소매점으로의 기능을 넘어선다는 계획이다.
2일 GS리테일에 따르면 2018년 한 해 동안 편의점 GS25의 택배, 공공 요금 수납, 하이패스 충전, ATM 등 생활 편의 서비스를 이용한 건수는 6600만 건 이상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ATM 서비스 이용 건수가 5170만으로 가장 많았고, 택배(1305만건), 공공요금 수납(110만건), 픽업 서비스(26만건)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편의점 업계가 생활 플랫폼으로서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대·구축해온 결과다. GS25뿐만 아니라 편의점 CU, 세븐일레븐 등은 금융부터 배송까지 다양한 분야로 진출을 거듭하며 플랫폼 구축에 힘써왔다.
특히, 각 편의점들은 플랫폼 구축에 그치지 않고, 주 타깃층의 성향이나 사회 트렌드를 반영해 세부 서비스를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일례로, GS25의 택배(배송) 서비스는 단순 배송을 넘어, 픽업 서비스까지 가능해졌다. GS리테일과 제휴한 GS SHOP 등 15개 온라인몰에서 상품을 주문한 뒤, 오프라인 편의점 매장에서 가져갈 수 있는 형태다.
이뿐만 아니라, 이베이코리아와 제휴해 수도권 500여 곳에 스마일 박스(무인 보관함)을 운영, G마켓, 옥션 등 온라인몰에서 구매한 상품을 고객이 직접 수령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등기나 대면 수령만 가능했던 신용 카드를 원하는 시간에 픽업할 수 있는 서비스도 구축했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배송 플랫폼 서비스를 이용하는 주 고객층이 20~30대 여성임에 주목했다. GS리테일에 따르면 20~30대 여성의 배송 플랫폼 서비스 이용 구성비는 전체의 약 46%에 달한다.
CU에서 공공요금을 수납하는 모습./BGF리테일
또 다른 대표 서비스 영역은 금융이다. 전국 인프라를 갖춘 편의점이 금융 플랫폼으로 주목 받으면서 편의점 ATM기를 활용한 생활 금융 서비스가 크게 확대되는 모양새다.
이용 수단을 단순화하고, 수수료를 면제하는 등의 혜택이 크게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CU와 신한은행이 손잡고 운영 중인 '디지털 키오스크(무인정보시스템)'의 경우, 국내 최초로 바이오 인증 방식을 적용해 별도의 매체를 소지하지 않아도 출금·이체가 가능하며, 영업점에서만 가능했던 체크카드 신규·재발급, 비밀번호 변경 등 실명확인 필요한 거래도 이용할 수 있다. GS25, 세븐일레븐 등도 금융사와 제휴를 맺고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밖에 공공 요금 수납 서비스, 하이패스 충전 서비스 등 실생활과 밀접한 서비스가 인기를 얻고 있다. 외국인 거주 밀집 지역이나 1인 가구가 많이 거주하는 지역의 이용율이 높다.
2007년 업계 최초로 공공 요금 수납 서비스를 실시한 CU에 따르면 해당 서비스의 이용 건수는 2014년 10.3%, 2015년 16.6%, 2016년 1분기 19.8%로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은행이 문을 닫는 16시 이후 서비스 이용 건수가 하루 전체 건수의 48.6%를 차지해 은행 방문이 어려운 직장인들의 이용률이 높게 나타났다.
CU는 이용 고객이 증가함에 따라 도입 초기 수도요금, 지방세 등 불과 21개에 불과하던 서비스 항목을 TV수신료, 휴대폰 요금 등 119개 항목으로 확대하고, 2차원 바코드 리더기를 전 매장에 설치해 고지서의 바코드 스캔을 통해 간편하게 납부할 수 있게 했다.
BGF리테일 조성해 생활서비스팀장은 "전국 1만 3000여 개 점포 인프라를 활용하여 지역사회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생활 서비스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제공할 수 있도록 관련 서비스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래 자동차 에너지 유통 플랫폼으로의 확장도 눈 여겨 볼만 하다. 업계 2강인 CU와 GS25는 전국 점포망을 바탕으로 친환경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해는 더욱 확대해나가겠단 각오다.
BGF리테일은 전기차의 대중화를 위해 지난해 교통솔루션 전문기업 에스트래픽과 손을 잡았다. 전국 점포에 전기 충전기를 지속적으로 확충함으로써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를 본격화한 것이다. GS리테일도 미래 자동차 유통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위해 2023년까지 GS25와 GS수퍼마켓에 전기 자동차 급속 충전 설비를 500대까지 확충할 계획이다.
아울러 GS25는 지난해 12월 GSPark24의 인수를 알리며 주차장 공간과 결합한 소매 유통 배송 거점 활용 및 카셰어링 공유 경제 확대에 따른 거점 확보 청사진을 밝힌 바 있다.
편의점 업계는 올해 보다 플랫폼 비즈니스를 보다 적극적으로 확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2일 GS리테일은 유망 신사업 발굴 및 투자 확대를 적극 모색하는 한편,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극대화 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에 대한 연구를 전사적으로 실행해 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효섭 GS리테일 서비스 상품 팀장은 "언택트, 1인 가족 증가와 같은 사회 트렌드 및 구조 변화가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며 "편의점이 갖고 있는 장점인 접근성을 잘 살려서 단순 소매점으로서의 기능 외에 다양한 연령대에게 생활 편의를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확대해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