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의 외주화, 2019년엔 멈출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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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의 외주화, 2019년엔 멈출 수 있을까?

최종수정 : 2019-01-01 12:46:01

2018년 12월 1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태안화력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고 故 김용균 3차 촛불 추모제 청년 추모의 날 에서 고인의 영정이 놓여있다. 연합뉴스
▲ 2018년 12월 1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태안화력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고(故) 김용균 3차 촛불 추모제 '청년 추모의 날'에서 고인의 영정이 놓여있다./연합뉴스

다사다난했던 2018년의 끝자락, 하청업체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였던 한 청년의 참혹한 죽음이 대한민국의 노동현실을 다시 한 번 고발했다.

한국서부발전의 하청업체 소속으로 태안화력발전소에서 근무하던 故 김용균씨의 죽음으로 이른바 '위험의 외주화'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국민의 요구는 결국 28년 만에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산안법 개정만으로는 김 씨와 같은 억울한 죽음이 사라질 것이라 믿는 이들은 많지 않다. 때문에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죽음까지 차별받는 '위험의 외주화'

김 씨는 지난 2018년 12월 11일 오전 3시 20분께 충남 태안군 원북면 태안화력 9·10호기 석탄운송설비에서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진 채 발견됐다.

김 씨는 한국서부발전의 하청 업체 한국발전기술 컨베이어 운전원으로, 서부발전이 운영하는 태안 발전소 9·10호기 컨베이어벨트 관리 업무를 했다. 하청 노동자가 원청 사업장에서 공정의 일부를 담당한 것으로 사내하도급에 해당한다.

김 씨의 사망사고는 하청 노동자에 대한 안전보건 관리가 얼마나 소홀한지 단적으로 보여줬다.

사고 당시 2인 1조 근무 수칙이 지켜지지 않아 김 씨는 홀로 일해야 했고 컨베이어벨트에 몸이 끼었을 때 비상정지 스위치(풀 코드)를 작동시켜줄 동료도 없었다. 인건비 절감을 추구한 업체가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소홀히 한 것이다.

입사한 지 3개월밖에 안 된 김 씨는 위험한 밤샘 근무를 혼자 했다. 태안 발전소에서는 노동자 안전교육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확인됐다.

현재 위험 업무를 하는 하청 노동자는 대부분 김 씨와 비슷한 처지에 놓여있다. 하청 노동자의 산업재해가 끊이지 않는 이유다.

◆28년 만에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

2018년 12월 27일, 여야 3당 교섭단체 정책위의장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여야 간사가 진통 끝에 산업 현장의 안전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산안법 전부개정안을 본회의에서 처리키로 합의하면서 28년만에 산업안전보건법이 개정됐다.

개정안은 한마디로 원청 업체의 책임 범위를 넓히고 처벌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원청의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확대하고 처벌을 강화해 하청 직원의 산재 사고에 대해 원청이 반드시 책임을 지도록 했다.

구체적으로 위험의 외주화 방지를 위한 도급 제한, 하청의 재하청 금지, 작업중지권 보장, 보호 대상 확대, 산업재해 예방계획의 구체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또 개정안은 법의 목적과 산업재해의 정의에 있어서 종전의 '근로자'를 '노무를 제공하는 자'로 바꿔 보호 대상을 확대했다.

도금작업, 수은, 납, 카드뮴의 제련·주입·가공·가열 작업, 허가 대상 물질의 제조·사용 작업의 유해·위험성을 고려해 사내 도급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위반 시 10억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다만, 일시적·간헐적 작업,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수급인이 보유한 기술이 사업주의 사업 운영에 필수불가결한 경우로서 고용노동부 장관의 승인을 받은 경우는 예외적으로 도급을 허용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노동계는 자신들이 요구한 위험의 외주화 자체를 막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용균씨나 '구의역 김군'이 맡았던 것처럼 발전 정비 업무나 사망사고가 여러 번 발생했던 업무에 대해 사내하도급을 제한해야 한다는 노동계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원청이 안전·보건 책임을 져야 하는 장소도 기존 '22개 위험장소'에서 '도급인의 사업장 및 도급인이 지정·제공하는 장소로서 도급인이 지배·관리하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장소'로 확대는 됐다. 하지만 '도급인이 지정·제공하는 장소'는 모두 원청이 책임지게 하자는 정부안에서는 후퇴했다.

◆정부 "2022년까지 산재 사망자수 절반 감축"

산안법 개정에 앞서 정부는 지난해 2022년까지 산업안전 관련 사망자 수를 절반으로 줄이는 '산업재해 사망사고 감소대책'을 수립·발표했다.

대책의 내용을 살펴보면, 정부는 산재 사망사고의 대다수(65%, 631명)를 차지하는 건설, 조선·화학, 금속·기계제조 등 4대 분야의 특성을 고려해 집중관리를 추진한다.

또 고위험 분야 재해 취약작업 집중감독·기술지도를 하고, 건설분야는 착공 전부터 시공까지 단계별로 위험요인을 관리한다.

이동식 크레인 등 건설기계·장비는 후방 확인장치 등 안전장치 설치를 의무화하고 안전검사 미수검시 과태료를 5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상향한다.

조선업은 국민참여 사고조사위원회 조사 결과를 반영해 제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고위험군 화학공장 밀착관리에도 나선다.

발주자의 공사단계별 안전관리 의무를 법제화하고, 원청에 하청노동자의 안전관리 책임을 부여하는 장소를 22곳에서 원청이 관리하는 모든 장소로 확대한다.

노동자의 작업중지권 요청제도의 실효성을 보완하고, 위험상황신고 활성화 대책도 추진하기로 했다.

故 김용균 씨 어머니 김미숙 씨가 2018년 12월 27일 국회에서 김용균 법 으로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여야 3당이 합의했다는 소식을 듣고 고 김용균 씨 직장동료와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 故 김용균 씨 어머니 김미숙 씨가 2018년 12월 27일 국회에서 '김용균 법'으로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여야 3당이 합의했다는 소식을 듣고 고 김용균 씨 직장동료와 포옹하고 있다./연합뉴스

정부가 2018년 발표한 산업재해 감축목표 및 추진전략. 고용노동부
▲ 정부가 2018년 발표한 산업재해 감축목표 및 추진전략./고용노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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