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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서

[새로나온 책] 자동화된 불평등



버지니아 유뱅크스 지음/김영선 옮김/북트리거

자동화 시대에 가난한 사람들의 삶은 어떻게 망가질까. 빈곤층을 표적으로 삼는 자동화 시스템의 실체를 폭로한다. 뉴욕주립대학교 정치학 부교수인 버지니아 유뱅크스는 법 집행부터 의료보험, 사회복지사업까지 미국의 공공 정책에 도입된 자동화 기술이 시민권과 인권, 경제 형평성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 가감 없이 보여준다.

디지털 시대가 시작된 이래 공공 분야에서의 의사 결정은 획기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업무 처리 과정을 고도화한다는 명목하에 공공서비스에 자동화 기술을 적용하고 전산화된 알고리즘을 활용하는 등 광범위한 분야에 신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변화 지지자들은 디지털 도구를 혁신적이라고 극찬한다. 이들은 빅데이터, 알고리즘 등의 첨단 기술이 형식적인 관료주의를 개혁하고, 해결책을 촉진, 투명성을 높여 민주적인 정부를 만드는 데 기여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저자는 새로운 데이터 분석 체제가 가난한 노동자 계층을 표적으로 삼았다는 점에 주목한다. 그는 자동화 기술은 '혁명'이 아닌 '진화'에 가깝다고 통렬히 지적한다.

유뱅크스에 따르면, 미국의 가난한 노동자 계층은 오래전부터 사생활 침해적인 감시, 야밤의 불시 단속, 징벌적인 공공 정책의 대상이 돼 왔다. 19세기에는 지방자치단체가 설립한 구빈원에 격리됐고, 20세기에는 사회복지사의 조사를 받으며 재판을 받는 죄인처럼 다뤄졌다.

저자는 현대의 빈곤 관리 시스템이 세련된 첨단 기술로 무장하고 있지만 실은 19세기부터 존재해 온 처벌적 빈곤 관리 전략의 확대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미국의 공공 정책에 도입된 데이터마이닝, 정책 알고리즘, 위험 예측 모형의 실상을 파헤친다. 빈곤가정 일시지원, 영양보충 지원계획, 메디케이드 등 인디애나주의 공공 부조 제도에서부터 로스앤젤레스의 노숙인 서비스, 앨러게니 카운티의 아동복지에 이르기까지 공공 정책을 두루 다루면서 첨단 기술 도구가 제도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다.

디지털화를 찬양하는 시대에서 저자가 목도한 건 디지털 기술이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공고히 하고, 공공복지를 약화시키는 현장이었다. 유뱅크스는 자동화 시스템이 소외 집단을 견제·조사하고, 처벌하는 데 교묘히 이용되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민주주의를 약화시킨다고 이야기한다. 컴퓨터 코드 뒤에 가려진 현대 국가의 통치 방식을 빈곤 가정, 사회복지사, 정책 입안자, 활동가의 입을 통해 낱낱이 까발린다. 데이터 기반 정책의 디스토피아를 폭로하는 르포르타주. 400쪽. 1만6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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