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유통>유통일반

[메가 히트 상품 탄생스토리]SPC삼립 호빵

/SPC그룹



[메가 히트 상품 탄생스토리]SPC삼립 호빵

"찬바람이 불어와~ 호호호호 호빵~ 몹시도 그립웁구나."

TV나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삼립호빵'의 CM송을 들으며 겨울이 다가왔음을 실감했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1970~198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낸 이들은 추운 겨울 동네 구멍가게 앞에 빙글빙글 돌아가던 원통 찜기를 기억할 것이다. 그 안에서 침샘을 자극하던 호빵은 봉긋한 모양을 뽐내며 독특한 발효향을 흩날렸고 눈과 코를 자극하는 호빵은 그냥 지나치기 힘들었다. '호~호~'불어가면 호빵 하나를 먹고 나야 직성이 풀리곤 했다. 호빵이란 이름은 '호호 분다'에서 따왔다고 한다.

故 허창성 명예회장/SPC그룹



◆호빵의 탄생

호빵은 찐빵을 가정에서도 쉽게 먹도록 양산제품화한 것이다. 고(故) 허창성 SPC 명예회장이 1969년 일본 방문 중이던 길에서 파는 찐빵을 보고 생각해냈다. 제빵업계 비수기인 겨울철을 위해 아이템을 찾던 허 명예회장 눈에 들었다. 그러나 호빵은 제품화가 쉽지않았다. 쪄서 바로 판매하는 분식집 찐빵과 다르게 호빵은 다시 덥혔을 때 찜통에서 갓 나왔을 때와 같은 식감을 유지하기 어려웠다.

개발 당시 아무도 근접할 수 없는 군인초고 같은 곳에서 최대한의 보안을 유지한 채 약 1년에 걸친 실험 끝에 빛을 보게됐다. 제품은 직경 10㎝, 중량 108g으로 지금도 출지 초기와 비교해 변함없이 유지하고 있다.

1971년 10월 최초로 시판된 호빵은 생산라인에 기능공, 주임 등 할 것 없이 우수 사원만으로 구성됐고, 허 명예회장은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호빵'이라는 네이밍은 임원회의에서 결정됐다. '호호분다'는 의미에서 담았다. 최초 가격은 20원으로 당시 5원에 팔리던 다른 빵과 비교해 4배 비싼 가격으로 책정됐다. 출시 초기에 가격저항감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파죽지세로 인기 상승 가도를 달렸다.

호빵/SPC그룹



◆빵 비수기를 성수기로

SPC삼립이 1971년 10월 신제품 '호빵'을 내놓은 뒤 시장의 반응은 그야말로 대단했다. 출시하자마자 파죽지세로 인기 상승 가도를 달려 10월 중순부터 다음해 2월까지 SPC삼립 전체 매출의 15%를 차지할 정도였다. 한 겨울 3개월만 따지면 전체 매출의 절반에 육박했다. 눈 내리는 겨울, 노릇노릇 구워진 빵에만 익숙하던 소비자들에게 하얗고 말랑말랑하고 따끈따끈한 빵에 달콤한 단팥이 들어있는 호빵은 신선한 자극 그 자체였다.

공전의 히트를 친 호빵은 시장을 아예 새롭게 창출한 제품으로 평가할 수 있었다. 1년여의 연구개발 끝에 탄생한 호빵은 겨울철 판매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고안된 국내 1호 겨울철 빵이었다. 호빵의 인기가 날로 치솟자 SPC삼립은 서울 가리봉동 공장 호빵 생산라인에 우수 사원들을 대거투입해 제품의 질 향상에 만전을 기했다. 그 후 가리봉동 공장의 호빵 생산라인은 눈코 뜰 새 없이 돌아갔다. 가리봉동 공장에서 생산되던 제품 출하량의 절반을 호빵이 차지했을 만큼 인기를 끌어 사무직원들까지 제품 포장에 동원될 정도였다. 빵의 비수기인 겨울철에 대리점의 수익을 창출해주기 위한 허 명예회장의 '상생경영' 정신이 담긴 제품이기도 했다.

1봉에 5개가 들어가 있던 '삼립호빵' 은 처음엔 구매 후 가정에서 쪄먹는 제품으로 출시됐다. 출시 이듬해인 1972년 1월 1일, SPC삼립은 호빵 판매용 찜통을 만들어 소매점에 배포했다. 판매 확산을 위해 제작된 호빵 찜통은 별도의 문이 따로 없는 알루미늄 재질의 원통형 찜통이었다. 그래서 원통 자체를 들어야만 호빵을 꺼낼 수 있었다. 이 같은 판촉장비의 지원은 당시만 해도 생각할 수 없었던 독창적인 발상이었다. 처음에는 단팥호빵 하나의 제품으로 출발했으나 야채, 김치 등의 새로운 제품을 속속 개발하면서 오늘날에도 겨울빵의 대명사로 변함없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골든에그 호빵, 고구마 호빵, 옥수수 호빵/SPC그룹



◆진화하는 호빵

최근 SPC삼립의 호빵은 식생활 트랜드 변화에 발맞추어 계속 진화 중이다. 전통적인 단팥과 야채 호빵에서 한발 더 나아가 고기, 불닭, 피자 등의 다양한 맛으로 진화하고 있다. 또한 SPC그룹이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과 공동 연구 개발로 찾아낸 천연효모(SPC-SNU 70-1)를 적용해 특유의 깊은 풍미와 쫄깃한 식감으로 맛과 품질을 높였다.

올해는 전통의 단팥, 야채 호빵 이외에도 골든에그호빵, 꿀씨앗호빵, 버거호빵 등 트렌드에 맞는 신제품을 선보여 출시 후 한달 간 매출이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하는 등 지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골든에그 호빵'은 하얀 빵 안에 달걀 노른자의 식감을 살린 달콤한 커스타드 크림을 넣었으며 모양도 달걀을 형상화했다. '버거 호빵'은 햄버거가 연상되는 깨를 넣은 빵 속에 햄버거 재료인 고기, 토마토, 소스 등으로 만든 내용물을 넣어 햄버거 맛을 재현했다.

식사나 안주 대용으로 제격인 호빵도 출시했다. '호호바오 고기만빵'과 '호호바오 새우만빵'은 얇은 피에 고기, 새우 등을 넣었으며, '치즈불닭 호빵'은 핫소스를 버무린 닭고기에 모짜렐라 치즈를 넣었다.

SPC삼립 관계자는 "삼립호빵이 48년간 겨울철 간식으로 꾸준히 사랑 받고 있는 비결은 맛과 품질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과 새로운 시도가 조화됐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꾸준한 연구개발과 새로운 시도로 소비자의 기대와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