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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교육

[원동인의 교육 반딧불] 4차 산업혁명과 문제 푸는 머신

[원동인의 교육 반딧불] 4차 산업혁명과 문제 푸는 머신

원동인 SPR교육컨설팅 대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났다. 수시모집 인원이 많아졌다고 해도 여전히 대학 입시에서 수능의 비중은 여전히 높다. 수능은 내신도 신경 써야 하고 봉사 활동, 동아리 활동 등 학교 행사 때문에 공부의 맥이 끊기는 고3과 달리 재수생은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어 좋은 성적을 거두기에 유리하다. 하지만 이런 분석은 단편적인 것이다 오히려 재수생이 수능에서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수능이 지닌 태생적 한계가 더 큰 원인이다.

'수학능력시험' 즉 지금의 수능은 앞으로 대학에 진학해 전공과목을 제대로 배울 만한 능력을 갖췄는지를 평가하는 시험이 아니다. 주어진 문제를 어떤 방법으로 풀어낼 수 있느냐를 평가하는 시험이 아니라는 것이다. 수능은 '실수와의 싸움'이다. 물론 변별력을 갖추려고 출제하는 난이도 높은 문제도 있다. 그런데 상위권 학생들은 이런 문제도 시간만 넉넉히 주어지면 거의 대부분 풀어낸다. 조금 쉬운 문제는 틀리는 게 이상할 정도다.

수험생들은 수능을 준비하며 '문제 푸는 머신'으로 변해간다. 수학을 예로 들면, 꽤 고난이도 문제의 경우 풀이만 노트 한 페이지 분량이다. 그걸 써 내려가는 과정에서 사칙연산 하나만 실수해도 오답이 나온다. 풀이법을 몰라서 틀리는 게 아니다. 주어진 시간에 문제를 한 번이라도 다 풀어내면 상당한 실력이다. 어디 이게 수학만 그러겠는가? 한 문제를 실수하면 등급이 떨어지고, 지원 가능 대학이 달라진다. 기성세대 시각으로 말하자면 미래가 바뀌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4차 산업혁명 시대로 달려가고 있다. 창의력과 기발함을 주 무기로 장착하지 않으면 기계들의 약진에 도태되는 것은 우리 인간이다. 그런데 우리는 아무런 준비가 안 돼 있다. 오히려 수능을 통해 배출된 '문제 푸는 머신'들이 미래를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에 우울함마저 느낀다.

수능까지만 그럴 뿐 대학에 진학해서 그리고 사회에 진출해서는 '새로운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갖춘 인재'로 바뀔 것이라고 굳게 믿고 싶다.

그런데 그런 확신을 가지려면 대학입시가 바뀌어야 한다. 이런 시험은 아니라고, 여기엔 미래가 없다고 매년 60만 명이 소리 치는데도 '불수능, 변별력 확보'라며 우쭐대는 무리들이 우리 교육을 책임지고 있다는 사실에 미칠 지경이다. "한국 학생들은 하루 15시간 동안 학교와 학원에서 미래에 필요하지도 않을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수능 점수에 낙담한 수험생들에게 위로 차 하는 말이 아니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1928~2016)가 한 말이다. 새겨 듣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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