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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휘종의 잠시쉼표] 국민청원 34만건이 주는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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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홈페이지의 '국민청원 및 제안 ' 카테고리에는 21일 현재 34만4000건이 넘는 각계각층의 다양한 청원이 올라와 있다. 이 가운데에는 119만명 이상이 참여한 '강서구 피시방 살인 사건. 또 심신미약 피의자입니다'란 청원을 비롯해 최근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된 다양한 청원들이 공유되고 있다.

사회분야뿐 아니라 정치개혁, 성장동력, 일자리, 육아, 보건복지, 행정, 인권, 경제민주화 등의 분야에서 수많은 청원들이 게시판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청와대가 정부를 대표해 국민과 소통한다는 측면에서 볼 때 국민청원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한 정책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된다. 그 동안 소외받았던, 힘 없는 서민들의 억울한 사연이나 제안 등을 들어주고, 수많은 국민이 여기에 동의하면 청와대가 직접 해당 청원에 대해 답변까지 해주며 국민과 소통하는 정책이란 점에서 단연 호평을 받고 있다.

사실, 돈 없고 배경 없는 일반 서민들이 억울한 일을 당하면 어디 하소연할 곳이 마땅치 않았다. 그저 누군가 억울한 사연을 들어주기만 해도 속이 후련할 수 있다. 그런데 정부 권력의 최고 정점에 있는 청와대가 그런 억울함을 들어줄 뿐 아니라, 해당 청원에 대해 20만명 이상이 참여하면 직접 답변까지 해주고 있어 반응이 폭발적이다.

물론, 일부 청원 중에는 어처구니 없는 내용들도 있다. 삼권분리의 원칙을 무시한 의견을 내놓기도 하고,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을 받아들이라며 억지 같은 주장을 하는 경우도 있다. 당연히, 이런 주장들은 다른 사람들의 공감을 얻지 못한다. 결국 그 의견은 자연스럽게 무시되고, 그 청원을 제기한 사람은 그저 본인의 의견을 주장했다는 것에 만족하게 된다.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된 국민청원 정책은 정보기술(IT)과 사회관계망(SNS) 등을 활용해 일반 국민이 정책 입안이나 수정에 직접 관여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었다는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뒤집어 보면 수사기관, 사법기관 등 소위 힘 있는 권력기관들에 대한 불신이 그동안 얼마나 깊었는지를 반증하는 것이기도 해 씁쓸하다. 오죽 답답했으면 이런 청원이 34만건을 넘었을까. 정말 반성이 필요하다.

더군다나 최근 이슈가 됐던 여러 사건들을 들여다보면 일선 경찰을 비롯해 검찰, 법원 등 소위 힘 있는 권력기관은 서민 편이 아니라는 인식이 실제로도 그렇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물론, 이들 권력기관에서는 일상적으로, 하던 방식대로 업무를 처리했다고 한다. 강서구 PC방 살인사건만 하더라도 피해자가 신고해서 출동했고, 출동 현장에서 모든 것을 알 수 없기 때문에 메뉴얼대로 대처했다는 게 일선 경찰들의 해명이었다.

이 사건뿐 아니라 다른 사건들도 비슷했다. 특별히 규정을 위반하거나 공무집행 과정에서 결격사유는 없어 보였다. 하지만 사회적 약자, 피해자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부족했다. 2%의 부족함이 억울함을 만들었고, 이게 모여 사회적 공분이 됐다.

차제에 국민청원이 늘어날수록 일반 국민의 공직에 대한 불신이 깊어진다는 것을 되새기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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