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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지배구조 발목잡은 영구성장률이 뭐길래...

자료=한국지배구조원



자료=한국지배구조원



#. 지난 4월 시민단체인 참여연대. 현대차그룹이 사업·지배구조 재편을 위해 추진한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 분할법인 간의 합병과 관련해 합병비율의 가치평가 문제를 꼬집었다. 참여연대는 "모비스 분할법인의 영업이익이 존속법인보다 월등히 높은데 낮게 평가됐고, 글로비스에 넘겨주는 모비스 분할법인은 합병 이후 매출 총이익과 5년 뒤 영구성장률을 너무 낮게 추정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각각 6.7%, 23.3% 갖고 있다. 한마디로 오너 일가에 이익이 되는 쪽으로 합병 비율 산정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참여연대는 모비스의 존속법인과 분할법인의 손익을 계산할 때 국내 기준의 별도 재무제표를 사용했으나 모비스의 지난해 해외 종속회사 매출 비중이 60%인 점을 고려하면 계열사 주식을 소유하는 모비스 존속법인의 가치를 평가할 때는 연결 재무제표를 사용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영구성장률을 1%로 낮게 잡은 것에 대해서도 "최근 5년간 국내에서 이뤄진 19건의 비금융 합병 사례를 보면 0~1%가 18건에 달한다"고 말했다.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 등 국내 대기업이 어깃장을 놓고 있는 엘리엇과 같은 벌처펀드 등의 반대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번번이 좌초하고 있다.

지배구조를 바꾸는 과정에서 분할합병은 꼭 필요하다. 시장에서는 삼성, 현대차, SK, 한화, 롯데그룹 등이 추진하는 지배구조 개편이 주주들로부터 박수를 받기 위해선 '영구성장률' 같은 평가에서 좀더 설득력 있는 근거와 설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또 미래에 대한 명확한 청사진도 필요하다.

18일 한국지배구조원에 따르면 지난 2013년 1월부터 2018년 5월까지 주권 상장법인과 주권비상장법인 간의 합병 및 분할은 총 149건이었다.

이 중 계열사 간 합병이 103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기업인수목적회사에 의한 합병이 42건, 독립적인 회사 간의 합병이 4건이었다.

이들은 어떻게 '영구성장률'을 적용했을까. 영구성장률은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합병과정에서 중요한 이슈로 불거지며 논란을 낳았다. 당시 참여연대와 함께 엘리엇 계열 펀드의 투자 자문사인 엘리엇 어드바이저는 '현대 가속화 제안서(Accelerate Hyundai Proposals)'를 보내면서 기아차가 보유하고 있는 현대모비스 주식의 미래 가치가 저평가됐다고 주장했다.

지배구조원 이수원 선임연구원은 "1%를 초과해 2%의 영구성장률을 가정한 사례는 전체 사례 중 3건에 불과했다"면서 "국내 자본시장에서 영구성장률 가정이 일정 수준으로 정형화돼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분석에 따르면 현대차그룹과 마찬가지로 1.0%를 적용한 사례가 84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성장률을 0.0%로 본 사례가 57건으로 뒤를 이었다. 0.5%와 1.5%도 각각 5건, 3건이었다.

성장률 평가의 근거는 산업의 성장률과 상태를 나타내는 '산업특성'이 130건(이하 중복 계산)이 가장 많았다. 다음은 해당 회사의 사업 특성이 68건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물가상승률(64건), 추정기간 성장률(55건), 과거성장률(54건), 경제성장률(22건), 추정불확실성(16건), 전망(13건) 등의 순으로 근거를 제시했다. 근거가 없는 경우도 2건이나 됐다.

하지만 주주들을 설득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입맛 따라 제각각이라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물가상승률'(64건)을 영구성장률 근거로 제시한 기업들이 사용한 물가상승률은 1.2%에서 6.1%까지 다양하게 분포했다. 또 피합병법인이 영위하는 산업도 매우 다양하다. 하지만 적용되는 영구성장률은 매우 정형화돼 있어 산업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대부분의 평가 기관은 고려한 요소만 언급할 뿐 그러한 요소가 어떻게 반영돼 영구성장률 가정에 사용됐는 지 분석하지 않고 있다"면서 "경영진(또는 지배주주)과 일반주주의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영구성장률 가정 수립을 위한 명확한 근거가 제시돼야 한다. 또 가정에 어떤 역할을 했는 지 설명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주주들을 설득하려면 주주환원책과 장밋빛 미래에 대한 청사진도 필요하다.

현대차그룹이 올해 초 자사주 9600억원어치 소각, 현대모비스 매출 44조원으로 확대, 현대글로비스 카셰어링 등 신사업 진출 등을 제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8월 삼성그룹은 180조원대의 투자계획을 담은 중장기 경영전략을 발표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의 강점인 반도체 분야에 집중적인 육성 의지를 드러냄과 동시에 그동안 삼성이 집중해온 인공지능(AI)과 바이오 산업, 전장부품과 5G 등 4대 미래 성장사업에 대한 투자계획을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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