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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서

[새로나온 책] 카트 읽는 남자



외른 회프너 지음/염정용 옮김/파우제

누군가 슈퍼마켓에서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 독일의 젊은 사회학자 외른 회프너는 도심과 외곽 지역의 크고 작은 슈퍼마켓에서 마주친 사람들을 통해 독일 사회의 구성원들을 분석한다. 아이와 함께 자동차를 끌고 온 여성을 통해 시민 중산층의 삶을, 자유분방한 옷차림에 무화과 잼을 찾는 남성을 통해 힙스터들을, 사사건건 비윤리적인 쇼핑 태도를 지적하는 사람을 통해 환경주의자의 일상을 들여다본다.

그가 슈퍼마켓이라는 공간을 무대로 설정한 이유는 단순하다. 사람들이 타인을 의식하지 않고 꾸밈없이 행동하기 때문이다. 장보기는 모든 사람이 행하는 일상 활동이며, 슈퍼마켓에서는 한 사람의 사회적 서열을 추론할 수 있다.

책에서 분류해낸 열 가지 인물 군상은 다음과 같다. 시민 중산층, 디지털 원주민, 사회생태적 환경주의자, 보수적 기득권층, 진보적 지식인층, 순응적 실용주의자, 전통주의자, 성과주의자, 쾌락주의자, 불안정층이다. 이들은 1980년대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독일 사회를 이루고 일궈온 각계각층의 집단이다.

자신이 시민 중산층에 속한다고 여기는 사람은 행복해지기 위해 안락함이라는 감정을 필요로 한다. 이들에겐 지구가 내일도 오늘처럼 계속해서 돌아가리라는 믿음, 내일 아침 6시에 문 앞에 서 있는 사람이 우유 배달원이라는 믿음이 필요하다. - '그들은 누구며 무엇을 원하는가' 중에서

그들은 바깥으로 나돌아다니며, 문화와 여가에서 새롭게 유행하는 상품들을 경험해 보려 안달한다. 구속이 많은 분야에서는 불편함을 느낀다. 이에 걸맞게 직업적인 성공은 상황에 따라 자연스럽게 얻어지는 편이며, 적극적으로 노력해서 성취하는 경우는 드물다 - '힙스터들의 유행과 개별성에 관하여' 중에서

저자는 재치 있는 방법으로 타인과 사회를 유연하게 바라볼 수 있는 제반 소스들을 여과 없이 전달한다. 이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고 짜증 나게 만드는 모든 타인들과 잘 지내는 방법을 고민하게 만든다.

책에서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여러 인물 군상을 유형별로 서랍에 분류해 넣었지만, 저자는 타인을 서랍에 가두어 놓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이 독특한 사회학자가 던지는 메시지는 명료하다. "서랍을 열자. 누군가를 우리 서랍에 집어넣어야 한다면 그들에게 다시 나올 수 있는 기회도 주어야 한다" 320쪽.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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