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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증권일반

[현장르포] 4100조 실물증권이 있는 일산 '증권박물관'

10일 오후, 증권박물관에서 박물관 학예사가 증권의 역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배한님 수습기자



"전자증권으로 사라져가는 증권 실물을 보존하고 알려 역사를 기록합니다. 실물증권, 한 번도 본 적 없으시죠?."

지난 10일 오후. 경기도 일산의 한국예탁결제원 증권박물관 관람객은 학예사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학예사는 현재 세계에 남아있는 증권실물 중 가장 오래된 증권을 보여주며 이제는 완전히 전자화 되는 증권의 실물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 이 증권박물관이 될 것이라고 했다.

◆ '탐욕'으로 시작된 증권의 역사

▲ 1920년 동양척식주식회사가 발급한 10주권 / 한국예탁결제원 증권박물관



"아시아로 진출하려던 네덜란드의 회사들은 하나의 큰 회사를 설립하는데요. 그것이 바로 동인도회사입니다. 동인도회사는 역사 최초의 주식회사이자 역사상 최대의 주식회사이기도 합니다."

네덜란드 동인도주식회사의 업적을 설명하는 학예사의 말에 곳곳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네덜란드 동인도주식회사는 17세기 세계에서 '주식'의 개념을 처음 만들어낸 최초의 주식회사다. 비단과 차 등 아시아 지역 상품의 현지 수요가 커짐에 따라 대규모 무역으로 이윤을 남기기 위해 설립됐다.

동인도주식회사는 조직적으로 동방무역을 관장하고, 군사력을 통해 식민지를 지배했을 뿐만 아니라 화폐를 발행하기까지 했다. 유럽의 소국인 네덜란드가 여타 강대국 사이에서 위용을 떨칠 수 있었던 이유다. 그래서인지 당시 동인도주식회사의 시가총액은 현재 기준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의 약 5~6배에 달했다고 한다.

이들은 대규모 배와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일반 국민에게도 투자를 받았다. 동인도회사는 투자자가 늘면서 이익 배분이 어려워졌고, 투자금에 대한 소유권을 나타낸 권리 증서를 나눠줬는데 이것이 증권의 시작이다. 당시 동인도회사에 투자한 인원은 1100여명으로 이들은 세계 최초의 주주이기도 하다.

◆ 일본 수탈의 역사 간직한 증권

▲ 실물증권 / 한국예탁결제원 증권박물관



대한민국의 증권은 1876년 개항 때부터 근대의 행적을 나타낸다. 19세기 말부터는 본격적으로 은행이나 철도, 전기와 관련한 주식회사가 생겼다. 특히 일본은 조선의 자원과 토지를 수탈하기 위해 1908년 동양척식주식회사를 세운다.

학예사는 "우리나라 초기 증권시장, 주식회사의 경우 일본과 뗄 수 없는 관계인데 부정적인 영향이 많다"고 설명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1919년 3·1운동 이후에 국내외에서 조직적으로 독립운동을 시작한다. 당시 임시정부는 군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독립공채'를 발행했다. 독립공채는 크게 상해와 하와이에서 발행됐다. 특히 하와이에서 발행된 채권에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서명이 적시돼 있기도 하다. 당시 재미동포들이 해당 채권을 주로 구입했다.

해당 채권은 해방 후 1983년 특별법이 만들어지면서 국가에서 상환해야 했다. 발행 당시 9320원 정도였던 채권이 1억800만원의 빚으로 돌아왔다. 64년 만에 원금과 이자를 합쳐 1만배 가까이 가치가 불어난 것이다.

◆ 4100조원대 실물증권, 역사의 뒤안길로

▲ '나만의 증권 만들기' 프로그램 / 한국예탁결제원 증권박물관



한국예탁결제원 일산센터 6층에 위치한 박물관은 국내 유일의 증권박물관이다. 내년 9월 유가증권을 전자상으로만 등록하는 '전자증권제도'가 시행되면서 400년 역사의 실물증권은 이제 유물로 남게 됐다. 증권박물관이 있는 일산센터 지하 금고에는 약 4109조원 정도의 실물증권이 보관되어 있다.

일산 증권박물관은 그 후에도 계속 남아 증권의 역사를 선보인다. 일산 증권박물관은 지속적으로 다양한 관람객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박물관 마지막 코너에 있는 '나만의 증권만들기'는 본인 얼굴을 담은 실물증권을 기념품으로 받아갈 수 있는 장소다. 이제 사라져가는 실물증권을 발급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기회를 제공하는 셈이다.

/석대성·배한님·홍민영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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