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 한국경제 '아노말리' 증후군] <17>'제노포비아'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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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 한국경제 '아노말리' 증후군] <17>'제노포비아' 해법은?

최종수정 : 2018-10-10 14:16:19

국제난민의 제주도 유입이 늘어나자 이를 반대하는 제노포비아 현상이 국내서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제노포비아에 대항하는 시위에서 한 남성이 EVERY ONE IS A FOREIGNER SOME WHERE 모두는 어디선가 또 다른 이방인이다 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patheos
▲ 국제난민의 제주도 유입이 늘어나자 이를 반대하는 '제노포비아' 현상이 국내서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제노포비아에 대항하는 시위에서 한 남성이 'EVERY ONE IS A FOREIGNER SOME WHERE(모두는 어디선가 또 다른 이방인이다)'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patheos

#. 20대 여성 A씨는 무슬림 남성을 떠올리면 무자비한 성폭행 영상을 떠올린다. 그는 유럽에서 자행된 난민범죄의 영상을 페이스북에서 보고 난민을 향한 공포감이 커졌다고 했다. 지난 8월 벌어진 제주도에서 벌어진 여성 실종 사건에도 그는 사인이 밝히기 전까지 난민들에 의한 범죄라고 믿었다고 했다.

올해 국제난민의 제주도 유입이 늘어나면서 '제노포비아(Xenophobia·이방인에 대한 혐오현상)'가 확산되고 있다.

일각에선 이같은 공포 심리를 '무지(無知)의 공포'라며 비판하고 있다. 시민단체는 외국인이 쏟아져 들어오며 국가 간 장벽이 낮아지는 국제 정세에도 우리는 이 같은 변화를 수용할 수 있을 만큼 성숙되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심리학 관점에서 인간이 '외지인'에게 갖는 공포는 쉽게 이성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자연현상이란 연구결과가 있다. 실제로 A씨에게 "자동차 사고로 당신이 죽을 확률에 비해 예멘 난민에게 살해될 위험은 0에 가깝다"라는 설명에도 그는 자신의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심리학자들은 인간의 심리는 적절한 시간상의 직·간접적 경험에서 가장 예민하게 움직인다고 설명한다. 특히 근거없는 공포감을 해소하는 실마리는 '공감'이라는 정서적 교감이라고 제언한다.

◆ 제노포비아='감정적 반응'

실제로 여론조사 전문기업 두잇서베이가 3867명을 대상으로 '난민과 인권, 그리고 우리의 삶'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슬람계 난민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58.2%로 높게 나타났다.

또 앞으로 난민 수용이 늘어날 경우 치안(78.8%), 비용(77.2%), 문화 마찰(74.5%) 등의 문제가 심각해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응답자 10명 중 6명이 난민을 받아들이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의 응답자가 입국 난민도 추방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심리학자들은 인간이 공동체 바깥에서 느끼는 위협은 실제보다 훨씬 크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지난 2012년 미국 뉴욕대학에서 발표된 논문에선 실험 참가자들에게 미국 뉴욕에서 멕시코의 멕시코시티까지 직선거리를 측정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멕시코시티의 범죄를 미디어에서 많이 접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뉴욕과 멕시코시티간 거리가 수 백 마일 더 가깝다고 측정했다.

미 네브라스카 링컨 주립대의 하스 정치 심리학 교수는 "인간의 감정적인 반응이 매우 강할 때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어렵다"며 "논리적으로 설득시키려고 하기 보다 감정이 가라앉도록 기다리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 정서적 교감이 우선

키친노마드가 열고 있는 행사중 하나인 노마드의 식탁은 난민들이 세계각국의 스토리가 담긴 가정식을 선보이는 월 정기 이벤트다다.사진은 지난 6월 개최된 노마드의 식탁의 행사장에서 난민과 일반시민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피난처 제공
▲ 키친노마드가 열고 있는 행사중 하나인 노마드의 식탁은 난민들이 세계각국의 스토리가 담긴 가정식을 선보이는 월 정기 이벤트다다.사진은 지난 6월 개최된 노마드의 식탁의 행사장에서 난민과 일반시민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피난처 제공

심리학자들은 난민 거부 반응은 감정적인 것으로, 이것을 통계나 논리적 반론으로 교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사람의 마음을 바꾸기 위해선 '난민도 우리와 같은 인간이며, 도움이 필요하다'와 같은 정서적 교감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것.

실제로 자신이 공감할 수 있는 외지인과의 정서적 교류가 커지면 근거를 찾을 수 없는 공포심은 소강 상태에 들어선다.

'눈에 띄는 희생자 효과'가 적합한 사례다. 극명한 통계 수치가 있더라도 숫자의 나열이나 그래프보다 사람들의 공감을 얻는 데는 특정 피해자의 생생한 사례가 더 효과적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지난 2015년 9월 터키 해변에서 익사한 채 발견된 시리아 난민 어린이 아일란 쿠르디의 사진 한 장이 시리아 난민을 위한 기부금 모금 활동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1월 미국의 연구기관인 디시전 리서치(Decision Research)가 적십자의 기부 현황 자료를 분석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쿠르디 사진 보도 이전까지 하루 1000건 미만이었던 기부금 접수 건수는 보도 이후 1만4000건으로 급증했다.

액수도 크게 늘어 보도 이후 일일 기부금은 이전보다 55배 많은 21만730달러(약 2억5266만원)로 집계됐다. 두려움을 촉발하는 사례에 논리를 들이미는 대신 공감의 손길을 내민 것이다.

국내에서도 난민과 시민들이 정서적 교류를 진척시키는 캠페인이 등장하고 있다.

일례로 국제난민지원단체인 피난처가 유엔난민기구가 후원하고 있는 '키친노마드(Kitchen Nomad)'는 소울푸드(Soul Food·난민여성들의 스토리가 담긴 음식)를 통해 자립을 돕는 프로젝트다. 현재 7개국 난민여성들과 일반시민이 고국음식과 라이프스토리를 나누는 소셜다이닝 이벤트인 노마드의 식탁을 비롯해 케이터링, 쿠킹클래스 프로그램을 통해 난민들의 이야기와 재능을 한국사회에 전하고 있다.

피난처 관계자는 "키친노마드에서 시민들은 난민들이 요리한 음식을 먹고 그들과 심도있는 대화를 나누고 있다"면서 "난민과의 정서적 교류는 일반인이 그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며 차츰 그들과 동질감을 갖고, 문화적 공유를 하게 되는 소중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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