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휘종의 잠시쉼표] 하우스 디바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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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휘종의 잠시쉼표] 하우스 디바이드

최종수정 : 2018-09-20 11:27:12

 윤휘종의 잠시쉼표 하우스 디바이드

지금 남과 북은 타의에 의해 서로 갈라진 70여년의 틈을 메우는 역사적 전환점에 서 있다. 남과 북의 정상들이 만나 주변 강대국들의 이해득실에 상관 없이 민족자주와 민족자결을 다짐하는 가슴 뭉클한 장면들이 잇따라 연출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대한민국 안에선 틈이 생기고, 이 틈새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부동산 얘기다. 요즘 주위 사람들을 만나면 남북정상회담이 아니라 부동산 얘기만 한다. 집을 가진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넘쳐 보이고, 반대로 집이 없는 사람들은 왠지 모를 불안과 초초함을 호소한다. 집의 소유 여부로 계층이 갈리는 '하우스 디바이드(House Divide)'다.

일반 월급쟁이들이 일년에 기껏 저축할 수 있는 돈은 몇백만원에서 많아봐야 수천만원을 넘기기 힘들다. 당장 생계를 꾸려야 하고 아이들 학비 등에 돈을 쓰다보면 일년에 몇천만원 저축하는 건 정말 쉽지 않다. 그런데 요즘 집값 뛰는 걸 보면 며칠 사이에도 몇천만원에서 지역에 따라 몇억원씩 오른다. 열심히 돈 모아서 내집을 마련하겠다는 꿈이 무참히 깨진다. 일을 열심히 해서 돈을 번 게 아니라 그저 있는 집이 본인의 노력과 관계 없이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씩 뛰는 걸 보면 집 없는 입장에서는 상대적인 박탈감, 좌절감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하우스 디바이드는 사회갈등도 유발한다. 한 지인은 이번 추석에 일가친척들이 만나면 분명히 집문제로 언짢은 일이 생길 것이라며 걱정하기도 한다.

하우스 디바이드는 사회갈등뿐 아니라 지역갈등도 유발한다. 집갑 상승이 특정지역, 주로 서울이나 수도권에 집중됐기 때문에 비수도권의 박탈감도 심하다. 일부에선 지역 유지들이 돈뭉치를 싸들고 수도권에 주택을 매입해 집값 상승을 부채질하기도 한다.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재화나 서비스의 가격은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지점에서 형성된다. 집을 사려는 수요는 많은데 주택 공급이 부족하면 가격이 오른다. 더군다나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택지 공급은 제한돼 있는데 수도권 쏠림현상은 여전해 수요가 늘기 때문에 가격이 오른다는 분석이다.

시중 자금이 갈 곳이 없어 부동산에 몰리는 것도 이유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는 부동산 투자수익이 다른 분야에 투자하는 것보다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집값을 잡기 위해 금리인상도 검토한다고 발언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의 정책 엇박자도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 국토부는 거래규제와 대출제한 등으로 수요를 누르고 있는데 서울시가 난데없이 대규모 개발계획을 발표해 집값 상승에 기름을 끼얹었다는 분석이 있다.

문제는 이런 집값상승이 우리 산업 발전에, 우리 경제순환에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시중 자금이 4차 산업혁명이나 신성장동력 발굴, 신규시장 개척 등에 투자돼야 돈이 제대로 돌고 고용이 활발해지면서 경제가 선순환되는데, 부동산 신규개발도 아니고 지금 있는 집의 가격만 오르는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다. 그저 있는 집에 어떤 부가가치도 더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그저 수급에 따라 가격이 오르면 거품이 된다. 거품은 꺼지게 마련이다. 거품이 꺼지면 그 후폭풍도 만만치 않은 충격을 줄 것이다.

정부가 21일 부동산 공급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정부 들어 벌써 여덟번째 정책이다. 일부에선 9·13 이후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부동산이 21일 발표되는 공급대상 지역을 중심으로 다시 급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이번 만큼은 제대로 된 정책을 내놔 대한민국 내부를 분열시키고 있는 하우스 디바이드를 끝내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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