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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진단] 2) 앞서가는 아이폰과 몰려오는 중국폰, 한국폰은 샌드위치

"중국은 쫓아오고 일본은 앞서 가는 상황에서 한국은 샌드위치 신세다. 이를 극복하지 않으면 고생을 많이 할 수밖에 없는 것이 한반도의 위치다"

2007년 1월, 이건희 삼성 회장은 취임 20주년의 소감을 묻는 질문에 대해 이렇게 대답했다. 확실한 기술 선진국이 되지 못한 상황에서 후발주자의 추적을 받는 느낌을 표현한 '샌드위치론'이다. 그런데 최근 업계에서 한국 스마트폰 업체가 바로 이런 샌드위치 상황에 빠진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 회장의 말에서 '일본'을 '미국'으로 대치한다면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애플 아이폰으로 인해 스마트폰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린 후 삼성전자는 2009년 3분기 이후 꾸준히 스마트폰 판매량을 늘렸다. 매 분기 역대 최고 판매량 기록을 경신했고 2012년 1분기 9350만대 휴대전화를 팔아 노키아를 제치고 점유율 25%로 세계 1위에 올랐다.

2012년 1월 10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홍라희 여사와 함께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세계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12)에 참석하기 위해 김포공항을 통해 출국하는 모습./뉴시스



이런 흐름 속에서 이건희 회장은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12를 참관한 뒤 "일본은 힘이 좀 빠졌고 중국은 한국을 쫓아오기에는 시간이 좀 걸린다. TV나 갤럭시폰 같은 시장을 선도할 만한 핵심 제품이 몇몇 개 있다"며 "이런 것에 만족하지 말고 더 다양한 분야에서 더 깊이, 더 넓게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피처폰이 몰락하고 스마트폰으로 대체되는 격변기에도 꾸준히 글로벌 1위를 지켜왔다. 올해도 삼성전자는 2분기까지 세계 1위를 지켰지만 그 위치는 불안하다. 1분기보다 삼성 스마트폰 판매량은 12.7% 감소했다.

가트너 안슐 굽타 책임 연구원은 "삼성은 전 세계적인 스마트폰 수요 감소와 중국 제조사와의 경쟁 심화 등의 난관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유력 시장조사업체들은 프리미엄 시장에서 애플이 삼성과 격차를 벌리고 있는 가운데, 중저가폰 시장에서는 중국 제조업체가 판매량과 점유율을 늘리며 삼성을 압박하고 있다고 관측한다.

1일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화웨이는 올해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5420만대를 출고해 2위에 올랐다. 점유율은 전년 대비 4.8%p 증가한 15.5%이다./뉴시스



2018년 북미시장에서 애플이 34.9%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삼성이 28.6%로 2위, LG전자는 15.8%로 3위를 기록했다. 수치상으로 본다면 삼성과 LG를 합치면 애플보다 판매량은 높다. 그러나 문제는 이익률이다. 2017년 4분기에 애플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영업이익의 83%를 가져갔고 삼성전자는 12.9%를 차지했으며 LG는 적자를 면치 못했다. 올해도 여전히 애플은 시장상황에 관계없이 꾸준히 80%가 넘는 스마트폰 이익률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삼성은 이익률이 오르지 않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월 1일 애플과 삼성의 프리미엄폰 가격 전략에서 삼성전자가 실패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중저가폰 시장도 위험하다. 올해 8월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삼성의 중국시장 점유율은 0.8%에 그쳐 존재감을 잃어가고 있고, 인도에서는 샤오미에 뒤져 2위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2013년 32.3%에 달했던 삼성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10% 가까이 하락했고 그 자리에 화웨이, 샤오미, 오프 등 중국 업체가 진입했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독자적으로 가장 우수한 연산능력을 갖춘 핵심칩 A시리즈를 만들고 잘 짜여진 독자 운영체제인 iOS로 경쟁력을 갖춘데 비해, 삼성은 AMOLED 디스플레이와 메모리, SSD같은 하드웨어에만 편중된 것이 원인이라 지적한다. 다른 곳에도 공급되는 하드웨어에 의존한 경쟁력은 소프트웨어에 기반한 독특한 사용자경험보다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이다.

2012년 샌드위치 게임에서 승자로 올라섰음을 선언한 이건희 회장은 "정말 앞으로 몇 년, 십년 사이에 정신을 안 차리고 있으면 금방 뒤진다. 선진국을 따라가고, 우리가 앞서가는 것도 몇 개 있지만, 더 앞서가야 된다"면서 방심하지 말 것을 당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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