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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기자의 一問日答]세금도둑잡아라 하승수 공동대표 "국회, 특활비 특권 내려놓고 선거제도 개선해야"

"특활비 줄인 것 긍정 평가, 남은 특활비도 없애야, 선거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가야"

세금도둑잡아라 하승수 공동대표./김승호 기자



'선거제도가 바뀌면 정치판이 달라지고 정치판이 달라지면 나의 삶이 달라진다.'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의 명함을 받아들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문구다.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과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소장, 녹색당 공동위원장을 거쳐 현재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그는 지난해부터는 '세금도둑잡아라'라는 시민단체의 공동대표도 겸하고 있다.

하도 직함이 많아 자신을 어떻게 소개했으면 좋겠느냐고 묻는 말에 그는 미소를 지으며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로 소개해달라고 전했다. 명칭 그대로 우리 사회 곳곳에서 새는 국민 혈세를 감시하기 위해 만든 단체다.

당초 그의 직업은 변호사였다. 하지만 그는 '변호'보단 우리 사회 곳곳의 개혁을 위한 '활동'에 모든 시간을 쏟았다. 올해 상반기엔 대통령직속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하며 문재인 정부의 개헌 작업에도 일조했다.

세금도둑 중 가장 먼저 국회를 잡겠다고 공언한 그는 한참 이슈가 된 특별활동비 문제를 오랫동안 제기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특활비나 선거제도 개혁이나 그의 목표는 모두 한 곳에 수렴해 있다.

바로 지금까지 혈세를 허투루쓰며 국민에겐 신뢰보단 실망을 줬던 국회의원과 국회가 그곳이다.

세금도둑잡아라 하승수 공동대표를 만나 특활비와 선거제도 개혁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세금도둑잡아라 하승수 공동대표./김승호 기자



-우선 특별활동비(특활비) 이야기부터 해야할 것 같다. 특활비가 이슈되면서 국회가 스스로 이를 줄이겠다고 했다. 어떻게 평가하나.

"국회 특활비 문제는 오래된 이야기다. 국회는 특활비가 비판받을 때마다 시기만 피하면된다는 식으로 모면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아무리 비판을 해도 국회는 지금까지 특활비를 축소하지 않았었다. 그런 차원에서 이번에 줄이겠다고 공언한 것은 나름대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국회는 그동안 특활비를 어떻게 써 왔었나. 규모도 궁금하다.

"올해의 경우 국회 특활비 규모는 62억원 정도다. 국회는 이를 10억원 정도로 줄이겠다고 했다. 거대 정당의 원내대표는 3000만원, 상임위원장은 600만원 정도씩의 특활비를 매달 받아온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의원은 매달 이렇게 받는 돈이 특활비인지 모르는 경우도 있더라.(웃음) 그냥 무슨 수당처럼 생각한 것이다. 특활비는 영수증이 없기 때문에 정확히 어디에 썼는지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 의원들의 말로는 특활비를 밥값이나 경조사비 등으로 썼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특활비 용도가 전혀 아니다. 어떤 의원은 공적인 용도로 100% 썼다고 하지만 모두가 다 그랬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은 없다."

-국회가 특활비를 줄이겠다고 했지 아예 없애겠다고는 하지 않았다.

"당연히 특활비를 모두 없애야한다. 의장단을 위해 일부를 남겨놓겠다는 것도 설득력이 없다. 게다가 국회는 줄이겠다고 하면서도 남은 특활비에 대해선 영수증을 첨부해 투명하게 관리하겠다는 등 확실한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 국회 특활비 공개 문제를 놓고 항소심이 9월부터 시작됐다. 국회가 법원의 판결을 지켜보고 (나중에)판단하기위해 연말까지로 시간을 늦춰놨다고 밖에 생각이 들지 않는다."

-특활비 말고도 의원들은 국민이 낸 세금을 다양한 명목으로 받아쓰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것들이 더 있나.

"의원 한 사람당 1년에 2800만원 정도씩 책정된 입법 및 정책개발비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 정도의 돈을 정책 개발을 위해 썼을까하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비슷한 항목으로 정책 자료집 발간 발송비라는 것도 있다. 또 업무를 위해 받는 업무추진비나 예비금도 있다. 이것들은 특활비와 유사하다. 정확히 내용을 파악하기 힘든 특정업무경비도 있다. 이는 관련 예산만 연간 30억원 이상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의원 연구단체 지원비도 있다. 어쨌든 특활비 외에 이들 항목을 다 합치면 국회가 1년에 쓸 수 있는 돈은 300억원이 훌쩍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20년 가량 예산감시활동을 해 왔지만 나도 몰랐던 것들이 많더라.(웃음) "

-국회의원이면 외유성 해외출장도 많이 가는 것으로 일반인들은 인식하고 있다. 이 역시 예산낭비의 대표적 사례인 것 같다.

"물론이다. 국회 자체예산으로 출장가는 것은 그래도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피감기관 예산을 쓰는 출장은 알기가 쉽지 않다. 파악해 본 결과 김영란법 시행 이후 모두 157명의 국회의원 또는 보좌진이 피감기관 예산으로 해외출장을 갔다. 이 가운데 김영란법 위반 가능성이 있는 경우가 38명이었다. 이 명단도 현재 파악하고 있는 중이다."

-특활비가 유독 국회만의 문제는 아닌것 같다. 사정기관 등에도 특활비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렇다. 국가정보원을 비롯해 검찰, 경찰, 국방부, 국세청 등에도 특활비가 있다. 국정원은 앞서 특활비를 줄이겠다고 했고, 이를 안보비라는 이름으로 바꾸기도 했다. 국정원은 논외로 치더라도 나머지 기관들의 특활비에 대해선 영수증 등으로 증빙할 수 있어야 하고, 감사를 통해 투명하게 쓸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한다."

-다시 국회 이야기로 돌아가자. 국민이 낸 세금을 잘 써야한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그런 차원에서 국회는 더욱 더 많은 책임감을 져야하는 것 같다.

"옳은 말이다. 영국에선 국회의원이 세금을 엉뚱하게 써서 40명 가량이 자진사퇴하기도 했다. 액수는 많지 않았는데 가짜 영수증을 첨부하고, 공금으로 애완동물 사료를 산 것이 발각됐기 때문이다. 국회는 나라 예산을 최종 통과시키고, 의원들은 월급을 본인들이 결정하고 있다. 그만큼 책임감이 크다는 말이다. 또 국회는 행정부의 온갖 정보를 다 공개하도록 해 여론을 형성하기도 한다. 인사청문회나 국정감사때만되면 관료나 피감기관장의 업무추진비를 갖고 따진다. 하지만 정작 자신들의 정보는 공개하지 않는다. 당연히 (공개)해야하는 일인데 (의원)자신들은 제대로 못하면서 그러면 않된다."

-국회의원들이 쓰는 예산을 포함해 국회를 감시할 수 있는 궁극적인 방안이 있나.

"지금처럼 문제가 있을 때마다 국회를 대상으로 정보공개청구를 해 자료 받아 공개하고, 또다시 소송하기를 반복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근본적으론 국회가 잘 구성되도록 해야하는데 바로 선거제도 개혁이 핵심이다. 특활비 문제가 오랫동안 누적돼 온 것은 국회에 대한 견제와 감시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원내교섭단체가 여러 곳이 있고, 서로 견제·감시가 원활하게됐다면 (국회가)이렇게 썩을 때로 썩진 않았을 것이다. 지금까진 선거 자체가 거대 정당에게 유리한 구조였다. 국회는 국민의 표심에 따라 지금보다 더욱 다양하게 구성돼야한다."

-선거제도 문제로 넘어가기에 앞서 국회 견제장치에 대해 좋은 방안이 있으면 말해달라.

"앞서 예를 든 영국에선 국회를 감시할 수 있는 독립적인 기구가 있다. 예산을 허투루 쓴 의원들이 자진사퇴한 것도 감시장치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법적으론 감사원이 국회를 감사할 수는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검찰도 국회에 대해 제대로 된 수사를 한번도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국회를 감시할 독립적인 기구를 만들어야한다."

세금도둑잡아라 하승수 공동대표./김승호 기자



-선거제도 개혁과 관련해선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여야 원대대표들과 청와대 오찬 자리에서 먼저 화두를 던진 것 같다. 어떤 방향으로 선거제도를 바꾸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하나.

"유권자가 각 정당에 투표를 한 표심에 따라 국회의원 의석도 배분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국회를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다. 국회는 개혁을 위해 경쟁을 하는데 지금의 선거제도론 정책경쟁도 할 수 없다. 내가 다음에 당선되기 위해선 지역구에서만 표를 많이 받으면 되니까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정당 지지율대로 국회를 구성하면 (거대)정당이 갖고 있는 특권도 줄어들고 생산성도 높아질 수 있다. 이런 차원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이는 문 대통령도 제안한 바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 좀더 설명을 해 달라.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독일이 잘 발달돼 있다. 우리도 독일식을 차용할 필요가 있다. 독일도 지역구 선거가 있지만 비례대표 의석이 충분해 절묘한 조합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는 300명 국회의원 중 비례대표는 고작 47명에 그치고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해 비례대표 의원 수를 더욱 늘려야한다. 물론 의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현재 253석의 지역구를 줄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다. 그래서 이는 그대로 두고 비례의석을 100개로 늘리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왜 비례대표 의원을 더 늘려야하는지 궁금하다.

"지금은 비례대표 의원이 마치 곁다리로 인식되고 있다. 공천과정도 비민주적이다. 의원이 되고나선 발언권에서도 밀린다. 다음번에는 지역구에도 나가야하기 때문에 공천받기 위해 당의 눈치도 봐야한다. 하지만 비례대표는 지역구 관리 대신 의정활동에 집중해야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비례대표는 그렇지를 못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에선 비례대표를 민주적으로 공천하고 이들이 의정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한다."

-말대로라면 연동형 비례대표제에선 지금보다 국회의원수가 더 늘어나는 결과가 된다. 예산도 추가로 들어갈 수 밖에 없어 또다른 예산낭비를 가져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그렇지 않다. 국회의원을 현재의 300명에서 353명으로 늘리는 대신 예산은 당연히 지금 수준을 유지해야한다. 그래야 예산 추가 낭비가 없고, 현재 국회의원들이 누리는 특권도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지금과 같은 지역대결구도도 해결할 수 있다고 보나.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특정지역에서 특정당이 모두 독식할 수 없기 때문에 정책 경쟁이 가능하고, 지역색을 선거에 이용할 이유도 없다. 하지만 선거제도를 개혁할 시간이 많지 않다. 문 대통령도 화두를 던졌고 민주당의 의지에 달려있다고 본다. 다만 일부 여당 의원들도 생각이 다른 것이 문제다. 국민들이 여론을 통해 이 기회에 선거제도를 고칠 수 있도록 힘을 몰아줘야한다."

-문제는 국회의원들이 선거제도를 스스로 결정해야하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의원들이 스스로 연봉을 적게 받고 특권을 줄이면서까지 비례대표를 늘리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선택하느냐 관건인것 같다.

"의원들은 이참에 큰 마음을 먹어야한다. 일부 당에서도 예산 동결하고 연봉 줄이고 특권 없애서 의원 숫자 늘리자고 제안도 했다. 이 과정에서 여론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같은 논리라면 국민들도 설득할 수 있다. 반대로 예산은 그대로 놓고 오히려 의원수를 줄여 더 많은 특권과 연봉을 가져간다고 하면 찬성할 국민이 누가 있겠느냐. 21대 총선 당선자부터는 의원들 연봉도 독립적인 기구를 통해 결정하고 특활비 등 관련 정보를 공개하는 등 이젠 국회가 큰 결심을 통해 제대로 바뀔 준비를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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