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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글로벌 로펌·제약사, 한국서 짐싼다

'K팝'에 밀려 짐싼 외국기업도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대형 로펌 심슨대처바틀렛이 한국 시장에서 짐을 싸고 있다. 한국에 진출한 외국 법무법인(로펌) 중 첫 사례다. 거대 제약사인 한국얀센과 바이엘코리아도 국내 공장 철수를 예고한 상황이다.

골드만삭스인터내셔널은행(영국), 바클레이스은행(영국),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 BBVA은행(스페인), UBS(스위스) 등 글로벌 금융사에 이어 외국계 로펌과 제약사까지 한국시장을 등지고 있는 셈이다.

'케이팝(K-POP)'에 밀려 한국시장에서 짐을 싼 곳(하드 록 카페)도 있다.

자본시장에서는 차이나하오란, 완리 등 중국기업들이 증시에서 퇴출됐다.

한국시장에 짐을 싸는 표면적인 이유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본사 차원에서 진행되는 글로벌 구조조정과 사업 재편이다. 하지만 한국시장에서 더는 먹거리를 찾기 힘들고, 기업하기 힘든 환경이 직·간접적인 원인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확대, 미국의 금리인상 등 불안한 대내외 환경으로 글로벌 기업과 외국계 자본의 '엑소더스 코리아'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로펌·제조업까지 한국서 짐싼다

지난 7일 오후 7시 40분 서울 여의도 서울국제금융센터(IFC서울) 지하 쇼핑몰. 퇴근한 증권맨들과 쇼핑몰을 찾은 이들로 북적였다. 지하 2, 3층 '○○식당' 등에는 사람들이 줄을 길게 늘어서 있었다. 직장인 이래연 씨(35)는 "1주일에 두 세 번은 꼭 들른다. 비즈니스 미팅이나 점심은 물론 영화관까지 있어 저녁 여가까지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지상부 오피스동은 아직도 불 꺼진 곳이 많다. 한화63시티에 따르면 연면적 3만㎡ 이상 대규모 빌딩인 FKI타워(전경련 회관)와 서울국제금융센터(IFC)의 공실률은 30%대를 웃돌고 있다.

외국계 금융기업은 물론 제조업체까지 한국시장 진입을 꺼리거나 방을 빼고 있다.

동양자산운용과 ABL글로벌자산운용(옛 알리안츠자산운용)은 인수합병(M&A) 매물로 거론된다. 이들은 해외 금융자회사 매각에 나선 중국 안방보험이 보유한 회사들이다.

심슨대처는 연내 한국사무소를 닫기로 결정하고 정리 절차를 밟고 있다. 한국 관련 업무는 홍콩사무소가 담당하기로 했다. 심슨대처는 미국 인수합병(M&A)과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로펌이다.

심슨대처 한국사무소가 경영에 어려움을 겪은 근본적인 이유는 외국계 로펌이 맡을 수 있는 일이 일부 자문 업무로 제한됐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심슨대처 외에 한 영국계 로펌도 핵심 인력이 이탈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엘코리아는 지난달 경기도 안성에 위치한 안성공장을 올해 연말까지만 운영키로 결정했다. 이 공장에선 컴퓨터 단층(CT) 촬영 등에 쓰이는 조영제를 생산했다. 바이엘코리아 관계자는 "독일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들여와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얀센도 타이레놀 등 알약을 생산하는 경기도 화성시 향남공장을 2021년 말까지만 가동키로 최근 결정했다.

제약 업계에선 글로벌 제약사의 한국 생산공장 철수가 동남아시아 시장을 염두에 포석이란 전망도 나온다. 수입 의약품 규제 완화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이들이 철수하면 국내에 공장을 둔 글로벌 제약사는 한국 존슨앤드존슨·한국얀센(백신)·한국오츠카제약 등 단 세 곳만 남는다.

중국기업은 자의, 타의로 증시에서 떠나고 있다. 제지와 원료용지 재생 사업이 주력인 중국 기업 '차이나하오란'은 지난 5일 코스닥시장위원회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결과 상장폐지 처분을 받았다. 지난 5월에는 중국 타일업체인 완리가 코스닥에서 퇴출당했다.

미국 레스토랑 체인 브랜드인 '하드 록 카페'는 K팝에 밀려 한국시장을 떠났다. 하드 록 카페는 로큰롤 라이브 공연을 선보이는 중저가 레스토랑으로 국내에서는 말레이시아의 버자야그룹이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서울과 부산에 각 1개씩 총 2개 매장을 운영해 왔다.

버거 프랜차이즈 맥도날드는 국내 주요 상권에서 잇달아 철수했다. 예년보다 높은 임대료 인상 폭 등이 점포 유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세계는 최근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페이(Fay)'와 '볼리올리'의 계약이 끝나면서 국내 매장을 정리했다.

◆ 급격한 자본 유출 땐 충격 불가피



외국계 자본의 '바이 코리아(BYE KOREA)'에 대한 우려도 고개를 든다.

한국거래소와 대신증권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 코스피 거래대금 중 절반은 개인투자자(49.9%)에게서 나왔다. 외국인의 비중은 28.7%였다.

하지만 코스피의 방향성은 외국인이 결정했다. 외국인이 순매수에 나서면서 코스피가 상승 추세를 형성하면 개인투자자가 힘을 실어주는 구도다. 우려는 최근 이들의 움직임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그동안 외국인은 순매수할 때 거래대금을 늘리고, 순매도로 전환하면 거래대금을 줄였다. 외국인은 1월 30일부터 7월 9일까지 코스피에서 6조7000억원을 순매도했다. 그 과정에서 거래대금까지 늘었다.

대신증권 조승빈 연구원은 "과거와는 상반된 모습이 최근에도 이어지고 있다. 코스피가 반등하는 동안 외국인은 순매수를 기록중이지만 거래대금은 늘어나지 않고 있다"면서 이 같은 패턴이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금융센터 최성락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경상수지, 단기외채, 외환보유액 등을 고려한 대외지급능력은 좋지만 외국인 포트폴리오 투자 규모가 커 급격한 자본 유출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수 있다"면서 "가계부채, 성정잠재력 저하 등에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킴볼 국제금융센터 뉴욕사무소장은 "템플턴 등 신흥국 채권 손실이 확대된 일부 운용기관들이 3분기 실적 보고를 앞두고 원화채권 보유 비중을 축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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